“위대인, 당신의 최고 작품이 되겠습니다”

“‘최고의 제자는 김단비’였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김단비가 24일 용산 드레곤시티호텔에서 진행된 2024-2025 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 후 수상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여자프로농구 김단비(우리은행)는 24일 서울시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와 함께 8관왕(득점상, 리바운드상, 블록상, 스틸상, 윤덕주상(최고 공헌도상), 우수수비선수상, 베스트5)의 영예를 안았다.
MVP는 역대 6번째 만장일치 수상, 8관왕은 역대 2번째다.

김단비는 시상 직후 “사실 수상 소감을 준비하지 않았다.
감정대로 감사한 분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우리은행이 많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선수들도 많이 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서 개막전을 치렀는데, 경기장을 가득 메워준 우리은행 팬 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정말 힘들었는데 덕분에 정규리그 우승을 할 수 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여자농구 우리은행 김단비가 24일 용산 드레곤시티호텔에서 진행된 2024-2025 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우수수비선수상 수상한 뒤 수상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김두홍 기자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최고의 작품’ 김단비의 마지막 꿈이다.
김단비는 “마지막 목표는 감독님 최고의 작품이 되고 싶다.
‘최고의 제자는 김단비’였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끝까지 노력하고 최대한 천천히 내려가겠다.
더 올라갈 수 있으면 올라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여기까지 올려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 감독과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사이다.
김단비는 “아빠라고 하기엔··· 화를 너무 내신다”며 웃은 뒤 “이젠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 것 같다.
시작을 감독님과 함께했고, 잘 보냈기 때문에 다시 우리은행에 와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농구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내 농구를 다 만들어주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김단비가 24일 용산 드레곤시티호텔에서 진행된 2024-2025 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 후 수상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김두홍 기자

최고의 자리. 생각보다 고단하고 무거웠다.
우리은행 이적 첫 시즌(2022~2023)에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MVP를 받았다.
밀려오는 부담감을 이겨내는 건 너무 어려웠다.
김단비는 “왜 박지수 선수가 많이 힘들어했는지, MVP를 많이 탄 박혜진 선수가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내가 MVP를 받고 깨달았다”며 “그 선수들이 너무 존경스럽다.
자존심만 늘더라. 꼴찌는 하기 싫은데 약체로 평가되는 상황에 나도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팀을 플레이오프(PO)에라도 올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나는 모든 게임을 하드캐리 해야 하고, 내가 못하면 이 팀이 무너진다는 생각에 강박과 스트레스가 밀려오기도 했다”면서 “나중엔 잘하는 날보다 못하는 날에 더 주목을 받더라.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어 시즌 중반에 힘들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김단비가 24일 용산 드레곤시티호텔에서 진행된 2024-2025 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 후 수상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부담감, 일단 내려놓지 않는다.
포스트시즌이 그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 김단비는 “MVP 부담은 일단 이번 시즌까지 가질 예정이다.
MVP를 받았는데, 포스트시즌을 내려놓긴 그러니까 MVP다운 경기력을 보여 드리겠다.
내 영혼을 갈아 넣어서라도 최선을 다해, 죽어라 열심히 뛸 거다”라면서도 “농구는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동료가 있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많다.
걱정되기도 하지만 준비 잘하고, 준비한 것을 믿고 자신 있게 할 생각이다.
나는 동료를 믿는다.
강팀의 선수라는 사실을 믿고 경기를 뛰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산=최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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