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여왕’ 김아림, 세계1위 넬리 코르다 제압하고 통산 3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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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림(30·메디힐)은 2020년 12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고 권위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당시 세계랭킹 94위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승도 두차례 불과한 김아림이 이 대회 최종일 5타차 열세를 뒤집고 역전 우승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특히 US여자오픈에 처음 출전해 우승을 거둔 선수는 김아림까지 모두 5명에 불과했기에 그의 우승은 큰 화제가 됐다.
애초 김아림은 US여자오픈 출전 자격이 없었다.
하지만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 예선을 치르지 못한 미국골프협회(USGA)가 대회 출전 자격을 확대하면서 김아림이 출전 기회를 잡았는데 그는 이를 우승까지 연결하는 승부사 기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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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림. UPI연합뉴스
김아림은 이듬해 미국무대에 뛰어들었지만 성적은 기대와 전혀 달랐다.
175㎝의 큰 키와 70㎏이 넘는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공할 장타력과 탄도가 높고 스핀양이 많은 명품 아이언샷까지 지녔지만 위기관리 능력이 떨어진 탓이다.
특히 그린 주변에서 볼을 처리하는 쇼트게임과 퍼트 능력이 떨어져 우승을 번번이 놓쳤다.
고전을 거듭하던 김아림은 지난해 11월 열린 LPGA 투어 데뷔 100번째 출전 대회 롯데 챔피언십에서 투어 정식 데뷔 이후 첫승이자 통산 2승을 신고하며 오랜 침묵을 깼다.

우승 본능을 일깨운 김아림이 LPGA 투어 2025 시즌 개막전에서 정상에 올라 올해 눈부신 활약을 예고했다.
김아림은 3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 & 컨트리클럽(파72·6624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200만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를 묶어 5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적어낸 김아림은 세계 1위 넬리 코르다(27·미국)의 거센 추격을 2타 차로 따돌리고 통산 3승을 달성했다.
우승상금은 30만달러(약 4억3000만원). 이번 대회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우승한 선수들만 출전하는 사실상 ‘왕중왕전’ 대회라는 점에서 김아림의 우승은 의미가 크다.
여기에 1∼4라운드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까지 달성해 위기관리 능력이 한층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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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뉴스
그의 장타력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이번 대회 평균 비거리 275.4야드로 장타 2위에 올랐고 4라운드에선 287야드를 펑펑 날렸다.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김아림은 코르다의 추격에 한때 위기에 몰렸다.
3라운드까지 김아림에게 4타 뒤지던 코르다는 이날 7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렀고 15번 홀(파5) 버디로 김아림과 공동 선두가 됐다.
하지만 김아림도 15번 홀 버디로 응수하며 다시 단독 선두를 되찾았고 16번 홀(파4)에서도 5m가 넘는 버디 퍼트를 성공해 2타 차로 달아났다.
경기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갈렸다.
코르다가 막판 버디를 떨궈 한타차로 따라붙었고 타수를 잃으면 연장전으로 끌려 갈 수 있는 상황에서 김아림이 버디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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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김아림은 경기 뒤 “16번 홀에서는 나 자신을 믿고 쳤고 18번 홀 역시 전에 몇 번 버디를 해봤기에 자신 있게 퍼트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보다 퍼트가 나아졌지만 올해 첫 대회라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시즌 동안 페이드 구질을 연마한 것도 우승에 도움이 됐다.
김아림은 “그동안 드로 구질(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는 궤적)을 주로 쳤는데 130야드 안쪽에서 보완할 점이 있다고 판단해 페이드 구질(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는 궤적)도 구사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고진영(30·솔레어)이 이민지(30·호주) 공동 4위(14언더파 274타)에 올랐고 김효주(29·롯데)는 10위(8언더파 280타)를 기록했다.
최현태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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