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전에도, 데뷔 19주년에도 완전무결한 ‘배구여제’...우리는 여전히 ‘김연경의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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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9년 전인 2005년 12월4일 마산체육관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가 열렸다.
흥국생명에겐 2005~2006시즌 V리그 개막전이었다.
경기는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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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주역은 아직 고등학교 졸업장도 나오지 않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힌 만 17세 소녀였다.
188cm의 키에 숏커트 스타일의 삐쩍 마른 그 소녀는 프로 데뷔전에서 무려 29점을 폭발시켰다.
공격 성공률은 54.05%, 리시브 효율은 53.85%(8/13, 범실1개), 디그는 16개. 한국 여자배구 역사상 가장 완벽한 공수겸장의 아웃사이드 히터의 탄생을 알렸다.

그 소녀의 네트 맞은 편에는 안산서초-원곡중-한일전산여고까지 함께 다닌 죽마고우가 교체 멤버로 프로 코트를 처음 밟았다.
현대건설은 전날 시즌 개막전을 치렀지만, 죽마고우는 그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친구와의 맞대결이 프로 데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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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9년이 흘러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2024~2025 V리그 2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2024년 12월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두 친구는 이제 같은 핑크색 유니폼을 함께 입고 뛰고 있다.
19년 전 프로 데뷔전부터 코트를 호령했던 소녀는 19년 동안 V리그에서만 MVP 6개를 수집한 것을 비롯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 해외리그에서도 가는 곳마다 코트를 평정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4강도 두 번이나 일궈냈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 리오넬 메시 이상의 선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독자들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누군인지 눈치챘을 것이다.
명실상부 한국 배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배구여제’ 김연경(36), 그리고 그의 친구 김수지(37)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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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프로 데뷔 19주년에도 데뷔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달라진 건 10대에서 30대 중반으로 앞자리가 두 번이나 바뀐 나이와 숏커트에서 긴 생머리로 바뀐 머리스타일 정도. 여전히 코트를 지배하는 것은 변함없었다.


이날 흥국생명의 경기력은 1,2세트엔 좋지 않았다.
김연경은 1~2세트에도 64.28%(9/14)의 공격 성공률로 11점을 몰아치며 자신의 클래스를 뽐냈으나 흥국생명은 수비와 블로킹이 흔들리며 IBK기업은행에 1,2세트를 모두 내줬다.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1,2세트를 모두 패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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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19일 현대건설과의 시즌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이날 경기 전까지 11연승을 달리던 흥국생명에게 시즌 첫 패배가 새겨지기 직전. 그러나 김연경은 아직 지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3,4,5세트에도 17점을 몰아치며 팀 공격을 이끈 김연경은 ‘패패승승승’, 리버스 스윕을 이끌었다.
세트 스코어 3-2(21-25 22-25 25-20 25-16 15-9)로 승리한 흥국생명은 개막 12연승을 달렸다.

이날 김연경의 성적표는 블로킹 2개, 서브득점 1개 포함 28점. 공격 성공률은 무려 67.57%. 리시브 효율도 40%. 19년이 흘러도 여전히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했다.

김연경은 승부가 갈린 5세트, 7-7 상황에서 IBK기업은행의 주포인 빅토리아 댄착(우크라이나)의 오픈 공격을 완벽하게 가로막아냈다.
이 블로킹 하나로 기세가 오른 흥국생명은 기어코 5세트를 이겨내며 개막 후 연승행진을 ‘12’로 늘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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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뒤 세터 이고은과 수훈선수 인터뷰에 임한 김연경은 “오늘 어려운 경기를 했다.
1,2세트에는 서브로 상대를 압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상대가 쉽게 경기를 풀어갔고, 우리는 수비와 블로킹이 흔들렸다.
3세트부터 우리 흐름을 찾아 승리할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5세트 빅토리아의 공격을 막아낸 장면에 대해 김연경은 “빅토리아가 워낙 잘 밀어때려서 블로킹 타이밍을 잡기 힘들었다.
오늘 빅토리아의 공격 2개를 막아냈는데, 그게 제 자리에서 잡아낸 것은 없고, 이고은과 스위치했을 때 잡아낸 것이었다.
다음 경기에는 잘 대비해서 제 자리에서도 잡아내보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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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연경의 팬들은 데뷔 19주년을 축하하는 핑크색 현수막을 제작해왔다.
현수막 내 멘트는 ‘20주년, 30주녀 쭉~’이었다.
데뷔 19주년에 대해 묻자 김연경은 “징하게 했다.
정말 오래 했다.
현수막에 20주년, 30주년이라고 써있던데, 그럴려면 대체 몇 살까지 해야하는 것인가”라며 너스레를 떤 뒤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뛴 친구와 흥국생명에서 같이 뛴다는 것만으로도 기념이 되는 것 같다.
의지할 수 있는 (김)수지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래도 20주년, 30주년은 정말 무리다”라고 말했다.

이제 스스로도 나이가 많다고 말하는 김연경이지만, 여전히 코트에서는 최고의 생산력을 자랑하는 김연경이다.
올 시즌 득점 5위(241점), 공격 종합 1위(공격 성공률 48.55%)를 달리고 있는 김연경의 존재 덕에 흥국생명은 1,2라운드 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김연경은 “이렇게까지 잘 할 것이라고 예상 못했다.
해볼만 하지 않을까 싶긴 했는데, 개막 12연승을 할거라고는 도저히 생각하지 못했다.
단일시즌 구단 최다 연승 기록(13연승)에 접근했지만, 기록을 의식하지는 않는다.
연승하면서 자신감을 얻었지만, 매 경기를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연승이라는 것은 언젠가 끊기는 것이다.
연승이 끊기는 것에는 큰 부담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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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데뷔 19주년에도 완벽한 기량을 뽐낼 수 있는 비결은 철저한 몸 관리 덕분이다.
김연경은 “경기 후 다음날에는 후배들보다 반나절 정도는 휴식을 더 받는다.
그것 ?고는 나머지 훈련에는 모두 참가하고 있다”라면서 “트레이닝 파트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요가나 수영 등 추천해준 것도 소화하고 있다.
시즌 후반부에도 지금처럼 할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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