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거포’ 우리카드 이강원, 아히 빠진 우리카드의 구세주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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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먼저 사령탑을 마우리시오 파에스(브라질) 감독으로 교체했다.
우리카드의 첫 외국인 사령탑인 파에스 감독은 선수단을 이끌 주장직을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5순위로 뽑은 외국인 선수인 미힐 아히(네덜란드)에게 맡겼다.
V리그에서 처음 발을 들여놓는 외국인 선수에게 주장을 맡기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파에스 감독은 “아히가 리더십도 있고, 헌신적이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 줄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아히는 파에스 감독의 기대대로 기량과 리더십에서 합격점을 줄만 했다.
6경기에서 156점(공격 성공률 54.85%)을 폭발시키며 외국인 주포다운 면모도 뽐냈고, 주장답게 코트에서도 목소리를 높이며 동료들을 이끌었다.
그러나 아히는 2라운드 일정을 앞두고 팀 훈련 도중 왼쪽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병원 진단 결과는 왼쪽 발목 근육 파열. 회복에는 6~8주가 필요했다.
하루 아침에 주포를 잃은 우리카드는 지난 16일 대한항공에 1-3으로 패한 데 이어 지난 20일엔 최하위인 OK저축은행에도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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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히의 대체자를 물색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상황에서 더 이상 패배가 쌓이면 자칫 봄배구 희망이 일찌감치 사라질 수 있는 위기의 상황. 이러한 난국을 타객한 것은 ‘잊혀진 거포’ 이강원(34)이었다.


이강원은 지난 2012~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LIG손해보험(現 KB손해보험)의 지명을 받은 유망주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였다.
그러나 주로 외국인 선수를 아포짓으로 기용하는 V리그에서 이강원에겐 그리 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미들 블로커로의 변신도 꽤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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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배구 팬들의 머릿속에서 서서히 잊혀져가던 이강원. 지난 23일 천안 현대캐피탈전에서 아히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선발 아포짓 스파이커로 출전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경기 전까지 7승1패, 승점 20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던 상황이라 현대캐피탈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우리카드는 이강원의 맹활약을 앞세워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승점 3을 챙긴 우리카드는 승점 14(5승4패)가 되며 3위로 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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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훈련하며 기회를 기다리던 이강원은 자신의 공격본능을 마음껏 뽐냈다.
52.63%의 공격 성공률로 11점을 터뜨렸다.
특히 3세트 25-24에서 경기를 끝내는 멋진 후위 공격으로 거함 현대캐피탈을 자신의 손으로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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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히의 대체자가 올 때까지 이강원은 주전 아포짓과 주장직을 수행한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다다른 ‘잊혀진 거포’의 활약 덕분에 우리카드는 다시 중위권 경쟁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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