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수원 삼성·2024 전북 현대 닮은꼴 추락, 사령탑 ‘경험’ 무시한 인사 참사…구단·축구인에 경종 울리다[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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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의심의 여지 없는 ‘인사 참사’다.
K리그 최고의 명문 전북 현대는 올시즌 강등 위기를 겪고 있다.
단 3경기만을 남겨놓은 시점인데 전북은 11위에 머물고 있다.
다이렉트 강등되는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와는 겨우 2점 차다.
공교롭게도 이번 라운드에 두 팀이 맞대결한다.
여기서 패하면 전북은 최하위로 떨어진다.
강등이라는 현실이 코앞까지 닥쳤다.
지난해 수원 삼성의 강등 충격에 이어 이번엔 전북이다.
1년에 선수 연봉으로만 약 200억원을 쓰는 전북은 강등이라는 단어와 익숙하지 않다.
K리그 전체에 엄청난 여파를 미칠 만한 사건이다.
어렵게 잔류한다 해도 전북의 2024년은 철저한 실패라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다.
우승 경쟁은 고사하고 구단 최초 파이널B로 추락해 강등 공포를 겪었으니 실패라는 지적을 피해 가기 어렵다.
2023년의 수원과 2024년의 전북은 닮은 점이 있다.
바로 감독 선임 과정에서 구단이 철저하게 안일했다는 사실이다.
수원은 선수 은퇴도 하지 않은 염기훈 전 감독을 선임했다 강등 열차를 탔다.
염 전 감독은 올해 K리그2에서도 얼마 버티지 못한 채 물러났다.
전북 김두현 감독도 다르지 않다.
전북에서 코치와 감독대행을 경험하긴 했지만, 기간은 긴 편이 아니다.
정식 감독으로 일한 적도 없다.
만약 김 감독이 전북보다 규모가 작은 다른 구단을 맡았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지도자로서 좋은 자질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한 수준급 선수 출신에 나름의 축구 철학이 있고, 훈련 세션도 갖춘 유형이라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축구계의 호평이 있었다.
다만 전북은 K리그 최고의 메가 클럽이다.
코치 경력이 짧은 김 감독이 이끌기엔 규모가 큰 게 사실이다.
게다가 김 감독 부임 시기에도 전북은 위기였다.
전임 외국인 사령탑이 영입한 선수들이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않았고, 선수단도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었다.
경험이 부족한 김 감독이 수습하기엔 무리였다.
그 결과가 지금의 성적으로 이어진 셈이다.
김 감독이 훗날 좋은 지도자로 성장할 여지는 있으나 전북이라는 팀은 한 시즌을 버려 가며 그의 발전을 기다려줄 만큼 한가한 팀이 아니다.
수원에 이은 전북의 추락은 K리그 구단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남긴다.
안일한 인사가 어느 정도로 최악의 결말을 야기할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준다.
반대 사례도 많다.
광주FC 이정효 감독을 보면 프로 무대에서 코치로만 7년을 일했다.
K리그2 우승이 유력한 FC안양 유병훈 감독도 코치를 거의 10년을 하며 산전수전을 겪었고, 나름의 노하우를 쌓았다.
선수 시절 이름값은 약해도 착실하게 경험을 쌓은 능력 있는 지도자가 프로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프로축구 고위 관계자는 “전북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경험을 너무 무시한 것 같다.
위기 상황에 특히 규모가 큰 팀일수록 신중해야 하는데 전북은 그 지점을 너무 간과했다.
베테랑이 가도 어려운 마당에 초보 감독이 갔으니 수습이 당연히 어렵지 않았겠나”라고 지적했다.
젊은 나이에 감독 자리만 고집하는 축구계 세태에도 경종을 울린다.
최근 K리그에서는 젊은 코치가 부족해 감독들이 사단을 꾸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스타 플레이어 출신일수록 코치는 짧게 하고 감독을 빨리하려는 의지를 드러내는 풍토로 인해 인력난을 겪고 있다.
고생은 덜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겠다는 일종의 욕심인데, 수원과 전북 사례를 볼 때 오히려 지도자 인생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K리그 현직에 있는 한 지도자는 “코치를 1~2년 하면 자기가 다 할 줄 알 것이라 생각하지만 K리그 무대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다.
경험이 많은 지도자들이 붙어 엄청난 수 싸움을 하는 곳이다.
충분한 경험 없이 감독을 시작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도자도 성장하는 것이다.
젊은 코치들이 경험의 소중함을 알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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