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그토록 기다린 우승과 함께… 작별 고하는 김연경 “나한테 온 역경 이겨내려고 했다”

마침내 챔프전에서 우승한 김연경. 사진=KOVO 제공

“이런 역경이 나한테 오는구나 싶었다.
이겨내려고 노력했다.
오늘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김연경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도드람 2024~2025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5차전에서 팀 최다인 34점을 쏟으며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역대 5번째 챔프전 우승 및 4번째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2024~2025시즌 최고의 자리에 섰다.

한국 배구가 낳은 최고의 ‘월드클래스’, 김연경의 현역 생활도 마침표를 찍었다.
2년 전부터 은퇴 선언과 번복을 거듭할 정도로 커리어에 대한 깊은 고민을 이어갔던 김연경은 지난 2월, 마지막 결단을 내렸다.
시즌 결과와 상관없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V리그 최초의 은퇴투어까지 펼치면서 차근차근 마지막을 준비했다.

그 엔딩에 기어코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물을 더했다.
자신의 V리그 3번째 챔프전 우승이었던 2008~2009시즌을 끝으로 해외 생활을 해오다가 다시 국내로 유턴한 후로 간절히 소망했던 트로피다.
2020~2021시즌과 2022~2023, 2023~2024시즌 모두 챔프전에서 무릎 꿇으면서 달린 준우승 꼬리표 때문에 쉽사리 코트를 떠나지 못했던 그지만, 이번에는 최정상에 서는 기쁨과 함께 행복한 마침표를 찍게 됐다.

다음은 김연경과의 일문일답.

우승 후 헹가레를 받는 김연경. 사진=KOVO 제공

Q. 경기 후 소감은
사실 1차전 시작할 때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3, 4차전을 내줄거라고 생각못했다.
큰 어려움이 왔던 것 같다.
은퇴를 앞두고 이런 역경이 나한테 오는구나 싶었다.
이겨내려고 노력했다.
(챔프전이) 짧은 기간이었지만 선수단이 너무 고생했다.
멋진 마무리를 시켜주셔서 선수들에게 고맙다.
오늘이 기억이 많이 남을 것 같다.
별 하나 달기가 이렇게 힘들다는 생각을 햇다.
‘항상 열심히 했던 것 같은데 나한테 돌아오는 건 왜 이것 뿐이지’라는 생각도 했다.
정작 5차전에 와서는 마음이 편해졌다.
이런 시나리오를 짜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너무 좋다.

Q. 만장일치 MVP인데
은퇴하는 정도가 됐을 때 챔프전에서 활약도 하고 통합우승도 하고 MVP를 받을 수 있는 선수가 얼마나 있을까 생각한다.

Q. 앞으로의 진로나 계획이나 진로는 어떻게 되나
김연경 재단이 있기 때문에 올해 많은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좀 쉬면서 제가 뭔가 뭐를 하면 좋을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Q.하고 싶었던 게 있나. 나에게 선물이 있다면
선수단 회식을 제대로 하고 싶다.
금주를 오래했다.
애주가이긴 한데 시즌 들어오면서 금주 오래했다.
회식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많이 얘기하고 싶다.
쉬면서 여행도 하고 싶다.
여행도 다니고.

Q.다시 태어나도 배구하나
직업으로 지금까지 배구를 했지만 참 쉽지 않은 게 많았다.
다신 하긴 할거다.

Q.어떤 선수로 남고 싶나
오늘 끝났던 모습이 제가 원래 원했던 은퇴다.
많은 분들이 잘하는데 왜 은퇴를 하냐고 물어본다.
그 동안 이루지 못했는데, 별을 하나 달고 건강하게 은퇴를 하게 됐다.
이게 원하는 모습이다.

Q. 가족들도 왔나.
제가 또 막내딸이다.
언니들의 챙김도 많이 받고 부모님의 챙김도 많이 받아서 배구에만 집중하면서 했다.

인천=김진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