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의 멘탈 퍼포먼스] 스포츠퍼슨십은 가르치고, 게임스맨십은 관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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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유소년(U15, U18) 축구 경기를 관찰하다 보면 스포츠퍼슨십(Sportpersonship)이 실종된 경기를 종종 확인한다.
걱정과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유소년 선수들은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알려 줘야 한다.
유소년 시기에 가르쳐야 할 영역들이 참 많지만, 그 가운데서도 스포츠퍼슨십이 가장 먼저라고 생각한다.
요즘 ‘세 살 버릇은 여든까지 간다’는 말을 더욱더 실감한다.
유소년 시절에 스포츠퍼슨십을 발휘하지 못한 선수가 성인 선수가 돼서도 이를 발휘하지 못하는 사례를 자주 목격하기 때문이다.
스포츠퍼슨십은 스포츠 상황에서 선수가 발휘해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를 말한다.
필자는 어른을 보면 반갑게 인사하는 것과 같다고 자주 비유한다.
스포츠퍼슨십 안에는 최선 다하기, 심판 존중, 규칙 준수, 상대 존중, 관습 존중 등이 포함된다.
필자는 스포츠퍼슨십이 선수의 인성과 태도 등에 연관이 있으며 선수 생활을 지속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팀의 지도자 역시 스포츠퍼슨십을 잘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팀 선수들이 이를 고스란히 배우기 때문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첫째, 최선 다하기다.
스포츠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역할 및 임무를 다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부분은 생각보다 쉬울 것 같지만 실제론 꽤 어렵다.
경기를 이기고 있거나 막상막하의 경기를 할 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지고 있거나 점수 차이가 많이 벌어지게 됐을 때다.
사회적 태만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다양한 상황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면 선발 출전을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경기 출전 시간이 적을 경우, 지도자나 동료들 간에 인과 관계가 좋지 않을 경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지도자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코칭이나 격려를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지도자 밑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하게 되면 최선을 다할 수가 없다.
둘째, 심판 존중이다.
스포츠 선수가 경기 상황에서 심판의 판정을 존중하는 것을 뜻한다.
이 부분도 상당히 어렵다.
스포츠 경기에서 심판의 판정은 승패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선수들은 작은 판정에도 예민할 수밖에 없다.
충분히 공감한다.
유소년 선수들은 선수이기 전에 학생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을 잘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경기를 관찰하다 보면 유소년 선수가 심판에게 항의를 하거나 부적절한 언행 및 말다툼하는 장면을 자주 확인하게 되는데, 이러한 행동은 습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성인 선수가 돼서도 심판을 존중하지 않게 된다.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심판과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하고 싸우게 되면 유소년 선수들은 이에 대한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셋째, 규칙 준수다.
스포츠 선수가 종목의 규칙을 정직하게 지키는 것을 일컫는다.
예를 들면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 사건이 있다.
당시 핸들링 반칙이었지만 골로 인정이 되면서 아르헨티나가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유소년 경기는 K리그 경기처럼 VAR(Video Assistant Referee)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파울에 조금 더 자유롭다.
수비수가 보이지 않게 유니폼을 잡거나 손을 쓰는 행위 또는 파이널 서드에서 할리우드 액션 등을 통해 이득을 챙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행동이 K리그 무대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VAR 시스템으로 인해 교묘한 파울 시도는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
선수는 이러한 행동이 옳지 않다는 것을 인지해야 하고 지도자는 습관이 되지 않도록 바로잡아줘야 한다.
넷째, 상대 존중이다.
스포츠 선수가 상대 팀과 선수를 존중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상대 선수가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주기, 기분이 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먼저 손 들어주기, 상대 팀 선수가 볼을 아웃시키면 다시 볼을 상대 팀에게 전달하기 등이다.
이 부분과 관련된 문제는 비교적 강한 팀과 약한 팀이 경기를 할 때 자주 발생한다.
의도적으로 상대 선수를 다치게 하거나 기분이 상할 수 있는 언행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 U18 전국대회에서 A팀 감독이 경기 도중에 선수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야 이런 팀한테 3골씩 먹으면 어떻게 하냐? 쪽팔리지도 않아?” 필자는 순간 얼음이 됐다.
지도자가 상대를 존중하지 않으면 선수들도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다섯 번째, 관습 존중이다.
스포츠 선수가 자신의 종목의 관습을 존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 종료 후 상대 팀 지도자나 선수와 인사를 나누는 것, 국가 대항전에서 상대 국가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 등을 말할 수 있다.
만약 경기에 졌다고 해서 상대 팀 지도자나 선수와 인사를 나누지 않거나 상대 국가의 애국가가 나올 때 예의를 갖추지 않으면 관습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다.
필자는 FC서울 선수 시절 경기가 끝난 뒤 서포터즈 ‘수호신’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 그냥 대기실로 들어간 적이 있다.
이후 난리가 났고 팬들에게 혼이 났던 기억이 있다.
당시 필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중요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분명 잘못된 행동이었다.
지도자는 선수들에게 관습의 중요성을 꼭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스포츠퍼슨십과는 달리 발휘되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바로 게임스맨십(Gamesmanship)이다.
스포츠 심리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필자는 가급적 실천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게임스맨십은 스포츠 선수가 규칙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여 승리하려는 것을 말한다.
고도의 심리전이다.
예를 들면 상대 선수가 실수를 하면 소리를 지르거나 야유를 보내는 것, 그라운드에 누워서 일어나지 않는 것, 볼이 아웃되면 경기 재개를 천천히 하는 것, “OO는 왼발을 못 쓴다.
엄청 느리다” 등의 비방 언행을 말할 수 있다.
유소년 경기에서 게임스맨십 발휘는 승패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가끔 필자가 심리 지원하는 팀이 게임스맨십을 잘 발휘하는 팀에게 패하게 되면 심리적 타격을 받기도 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게임스맨십 발휘는 상대 선수들의 심리적인 어려움을 유발시킨다.
특히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문제는 정상적인 경기를 펼치는데 큰 어려움을 주게 된다.
지난해 U18 전국대회에서 막상막하의 경기가 진행되던 중이었다.
A팀이 득점을 한 뒤 골 세리머니를 상대 팀 벤치에서 진행했다.
의도적이었다.
결국 경기에서 A팀이 승리했다.
골 세리머니를 한 팀의 지도자는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고 상대 팀 지도자는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장은 게임스맨십을 통해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지만, 멀리 봤을 때에는 팀과 선수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팀과 지도자는 좋지 못한 이미지를 얻게 되고 선수는 상위 리그로 올라갈수록 좋은 평가를 받기가 어려워진다.
대한민국 축구판이 생각보다 아주 좁기 때문이다.
게임스맨십과 윈 어글리(Win Ugly)가 헷갈릴 수도 있다.
게임스맨십은 스포츠퍼슨십 범위 밖에서 진행되는 행동이고 윈 어글리는 범위 안에서 진행되는 행동이다.
즉, 게임스맨십은 상대 선수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동이지만 윈 어글리는 전혀 문제가 되는 않고 정상적인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도자는 선수들에게 스포츠퍼슨십을 가르치고 게임스맨십은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발휘하는 스포츠퍼슨십은 지도자의 명함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이상우 박사, 정리=이혜진 기자
이상우 대표는...
△멘탈 퍼포먼스 대표 △스포츠심리학 박사 △K리그 FC서울, FC안양 선수 △저서 ‘멘탈 퍼포먼스’(2024) △K리그 드림어시스트 멘토(2024) △서울특별시핸드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2024) △양평군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2024) △한국스포츠심리학회 이사(2024) △경주한수원 여자축구단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인천유나이티드 U15 광성중, U18 대건고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서울 풋볼A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양평FC 축구단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인천광역시청 여자핸드볼 선수단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인천광역시 스포츠과학센터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K리그 신인선수 교육(2024) △K리그 아카데미 진로탐색과정 특강(2024) △심판아카데미 S, A코스 심리기술훈련 특강(2024) △충주상고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의정부광동FC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천안제일고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경기 SOL FC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서울노원RFC U12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멘탈 퍼포먼스 대표 △스포츠심리학 박사 △K리그 FC서울, FC안양 선수 △저서 ‘멘탈 퍼포먼스’(2024) △K리그 드림어시스트 멘토(2024) △서울특별시핸드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2024) △양평군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2024) △한국스포츠심리학회 이사(2024) △경주한수원 여자축구단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인천유나이티드 U15 광성중, U18 대건고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서울 풋볼A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양평FC 축구단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인천광역시청 여자핸드볼 선수단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인천광역시 스포츠과학센터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K리그 신인선수 교육(2024) △K리그 아카데미 진로탐색과정 특강(2024) △심판아카데미 S, A코스 심리기술훈련 특강(2024) △충주상고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의정부광동FC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천안제일고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경기 SOL FC U18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서울노원RFC U12 심리기술훈련 지원(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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