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연패, 1승17패로 전반기 마감한 GS칼텍스… 외인 선발 제도가 트라이아웃이 아닌 자유계약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작성자 정보
- 토토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2,398 조회
- 0 추천
- 0 비추천
- 목록
본문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GS칼텍스는 2011~2012시즌에 딱 한 번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아직 후반기 18경기가 남았지만, 나머지 6개팀과의 격차가 커 구단 통산 두 번째 최하위는 확정적인 상황이다.
2018~2019시즌부터 2021~2022시즌까지 4년 연속 3위 이내에 들었고, 2020~2021시즌엔 여자부 첫 트레블(KOVO컵, 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기록했던 GS칼텍스였기에 이러한 급전직하는 더욱 참담하다.
물론 올 시즌 개막 전부터 성적 하락은 예상됐다.
2015~2016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주장인 강소휘가 두 번째 FA 자격을 얻어 도로공사로 둥지를 옮겼고, 주전 리베로 한다혜도 FA로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했다.
베테랑 미들 블로커 정대영과 한수지는 현역에서 은퇴했다.
FA 시장에서 잃기만 하고 대어급 선수 수혈에 실패한 GS칼텍스는 여러 선수들을 접촉했지만, 성과는 주전과 백업 사이에 애매한 위상의 아웃사이드 히터 김주향이 전부였다.
GS칼텍스의 2년차 외인 지젤 실바(쿠바/아제르바이잔)의 파괴력이었다.
실바는 지난 시즌 득점 1위(1005점), 공격 종합 1위(46.80%)에 오르며 최고의 외인으로 활약했다.
언제나 믿을 수 있는 득점원 실바의 존재감에 새로 부임한 이영택 감독이 비시즌 동안 조직력을 잘 다진다면 최하위 추락까지는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통영 KOVO컵에서는 선전하며 준결승에 오르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뽐내기도 했다.
그러나 V리그가 개막하고 GS칼텍스는 패배로만 점철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운도 좋지 않았다.
리시브 실력은 매우 떨어졌지만, 194cm의 장신으로 공격과 블로킹에서는 기여도가 있었던 아시아쿼터 스테파니 와일러(호주)가 10경기만 소화하고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아웃 부상을 당했다.
실바도 1라운드 막판 종아리 부상을 당했고, 2라운드엔 왼쪽 발목 인대 손상으로 4경기를 결장하기도 했다.
물론 실바가 온전히 다 뛰었다고 해도 지금보다 1~2승을 더 거둘 순 있어도 최하위를 피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실바가 현재 V리그 여자부 외인 중 공격력으로는 1~2위 수준의 선수긴 하지만, 혼자 힘으로 팀 전력을 180도 바꿔놓거나 팀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트라이아웃 제도 하에서 뽑힌 외인의 한계다.
지난 28일 3연패 중이던 흥국생명을 만난 GS칼텍스는 유서연이 64.71%의 공격 성공률로 12점을 터뜨렸음에도 공격 성공률 27.91%, 공격 효율 0%에 그친 실바의 부진으로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하고 말았다.
GS칼텍스처럼 비시즌에 베테랑들의 은퇴와 주전들의 FA 이적을 겪은 팀에겐, 성적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고효율로 책임져줄 수 있는 탁월한 기량을 보유한 외국인 선수 선발이다.
그러나 지금의 트라이아웃 제도 하에서는 그 정도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뽑을 수는 없다.
그나마 남자부의 레오(쿠바) 정도만이 가능한 영역이다.
레오는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의 챔프전 준우승을 이끌며 그정도의 존재감을 뽐낸 바 있다.
이는 레오가 자유계약 시절에도 삼성화재 왕조의 공격을 혼자 이끌다시피 한 역대 최고의 외인이기에 가능하다.
벌써부터 2024~2025시즌이 끝나면 열리는 FA 시장에서 몇몇 선수들에게 보수상한선을 꽉 채워 영입할 거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배구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변방에 불과하다.
그러나 몸값은 세계적으로 매우 높다.
토종 선수들이 받는 대접과 연봉, 그리고 그들의 기량 간의 괴리는 외국인 선수 평준화라는 기치를 든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에서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수억씩을 받는 토종 선수들이 있어도 결국 팀 성적을 좌우하는 건 외국인 선수의 레벨이다.
그런데 트라이아웃 제도 하에서는 한 해 농사를 좌우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의 부상에 잘 대처할 수 없을뿐더러 토종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팀은 결코 순위표 위로 올라갈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게다가 여자부 경우 외국인 선수가 1년차 25만달러, 2년차 3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데, 트라이아웃에 지원하는 선수들은 다른 나라 리그에서는 10∼15만달러도 보장받을 수 없는 선수들이 온다는 얘기도 현장에서 나온다.
자유계약 제도 하에서는 ‘진짜 25만달러 짜리’ 외인을 데려올 수 있다는 말도 있다.
냉정히 말해 12만달러, 재계약 시 15만 달러를 받는 아시아쿼터 외국인선수를 기량으로 제칠 수 있는 토종 선수들이 몇 없는 게 V리그의 현실이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토토힐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관련자료
-
서명토토힐 운영자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