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약이’ 후배들이 일군 기적, 한국 탁구 여자주니어 대표팀 세계청소년선수권서 사상 첫 단체전 우승…유예린 ‘부녀 우승’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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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삐약이 후배’들이 한국 탁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한국 탁구 여자대표팀(19세 이하)은 25일(한국시간) 스웨덴 헬싱보리에서 끝난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대만을 3-1로 누르고 우승했다.
한국이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03년 시작한 청소년선수권은 중국과 일본이 단체전 패권을 양분해왔다.
ITTF가 한국의 단체전 우승 소식을 전하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건 이 때문이다.
ITTF는 한국 우승 소식을 전하며 “더 많은 드라마를 약속하며 팀 역사를 새롭게 썼다”고 총평했다.
그럴만하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톱시드 배정을 받은 세계최강 중국과 준결승에서 3-2로 이겼다.
‘파란’으로 평가받을 만큼 기세를 올렸고, 대만을 가볍게 누르고 정상에 섰다.
결승에서는 박가현(대한항공)이 1, 4단식을 모두 따내며 시작과 끝을 장식했고, 최나현(호수돈여고)이 2단식에서 승리해 교두보를 놓았다.
결승에서는 대만에 패했지만, ‘유남규의 딸’ 유예린(16·화성도시공사 유스팀)은 중국과 준결승에서 혼자 2승을 따내 ‘한국의 이변’을 이끈 일등공신이 됐다.
유예린의 활약은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부녀(父女) 스토리를 완성해 의미를 더했다.
한국거래소 유남규 감독은 1989년 도르트문트 대회에서 현정화(한국마사회 감독)와 함께 출전한 혼합복식에서 우승을 따냈다.
35년 뒤 그의 딸이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라 역사적인 ‘부녀우승’을 확정했다.
딸의 활약으로 한국 여자 주니어 대표팀에 사상 첫 세계선수권 우승을 안긴 장면을 인터넷 중계로 지켜본 한국거래소 유남규 감독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예린이에게 ‘경기에서 져봐야 이기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이번 대회 우승이 예린이가 유남규의 딸이 아닌 선수 유예린으로 홀로 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크게 기뻐했다.
한편 한국은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성인 대표팀) 이후 33년 만에 우승 영광을 누렸다.
여자로 범위를 좁하면 1973년 사라예보 대회에서 이에리사, 정현숙 등의 활약으로 ‘기적의 우승’을 일군지 51년 만의 쾌거다.
대한탁구협회 김택수 실무부회장은 “여자 주니어 대표팀이 이번 대회 4강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까지 차지한 건 여자 탁구 중흥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쾌거”라면서 “유소년 탁구에 관심을 갖고 지속해 지원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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