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승부처만 되면 손발이 어지러워지는 페퍼저축은행, IBK에 패해 7연패에 최하위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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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이 이번에도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시즌 개막전 승리 후 7경기 내리 패하고 있다.
앞선 세 시즌과 별 다를 것 없는 출발이다.
장소연 감독이 이끄는 페퍼저축은행은 17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21-25 21-25 25-27)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1승7패가 된 페퍼저축은행은 승점 4에 그대로 머물렀다.
이날 경기 전만 해도 한국도로공사(승점 4, 1승6패)와 GS칼텍스(승점 4, 1승6패)에 세트득실에서 앞서 5위였지만, 이날 패배로 승률이 가장 낮아져 최하위로 추락했다.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 쿼터 트라이아웃에서 모두 전체 1순위를 거머쥐어 최대어로 손꼽힌 자비치(크로아티아), 장위(중국)를 손에 넣은데다 팀 후방 수비 보강을 위해 FA 시장에서 리베로 한다혜도 영입했다.
지난 9월말~10월초에 통영에서 열린 KOVO컵에서 비록 조별예선 3전 전패로 탈락했지만, 경기력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V리그에서는 앞선 세 시즌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V리그가 개막했고, 페퍼저축은행은 첫 경기였던 지난달 22일 도로공사전을 3-0 셧아웃 승리로 시작하면서 확실히 달라진 면모를 뽐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승부처만 되면 선수들의 손발이 어지러워지는 모습은 앞선 세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통영 KOVO컵 때부터 하이볼 처리 능력에서 의구심을 품게 했던 자비치는 어깨 부상을 입고 퇴출됐다.
테일러 프리카노(미국)를 새로 데려오기 전까지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르다 연패는 길어졌고, 코트에 모습을 드러낸 테일러도 팀 전력을 획기적으로 변화를 줄 정도의 기량은 아니었다.
장 감독은 “아직 테일러는 본인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호흡을 맞출 시간도 짧았고, 선수단에 들어오자마자 경기에 투입되다 보니 리듬도 안 맞고 컨디션도 100%는 아니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서브 공략이 미미하다.
그리고 우리 공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리시브가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하는 데 그렇지도 못하고 있다.
오늘도 성패는 서브와 리시브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날도 그랬다.
상대 리시브는 흔들지 못했고, 페퍼저축은행의 리시브는 심하게 흔들렸다.
1,2세트 모두 박빙 분위기로 흘렀지만, 페퍼저축은행은 승부처마다 무릎을 꿇었다.
리시브 효율에서 30.23%-39.47%로 밀렸고, 서브득점 0-2, 블로킹 득점 4-7 등 모든 면에서 상대보다 앞서는 면이 없었다.
세트 스코어 0-1로 뒤진 2세트 19-22에서 나온 리시브 범실로 인한 점수 헌납이 대표적이었다.
한 점이 급한 상황에서 상대 최정민의 평범한 서브가 들어왔지만, 리베로 한다혜의 리시브는 세터 이원정이 아닌 코트 후방으로 향했다.
결국 급하게 IBK기업은행 코트로 넘길 수 밖에 없었고, IBK기업은행은 이주아의 속공으로 손쉽게 득점을 올렸다.
승부처에서 리시브가 흔들려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상대에게 찬스볼을 넘겨주는 장면이 나와서는 상대를 이기기 쉽지 않다.
그러나 테일러의 외발 공격이 엔드라인을 벗어나며 한 점차 승부로 흐르더니 22-21에서 이한비의 리시브가 그대로 IBK기업은행 코트로 넘어가 육서영에게 다이렉트 킬을 허용하며 22-22 동점이 됐다.
장위의 외발 이동 공격과 상대 육서영의 서브범실로 24-23으로 이날 경기 처음으로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지만, 빅토리아의 백어택 공격을 얻어맞고 승부는 듀스로 향했다.
페퍼저축은행에겐 듀스 승부의 압박감을 이겨낼 힘이 부족했다.
25-25에서 상대 빅토리아의 연타성 백어택을 안이한 수비로 받아내지 않았지만, 이는 코트 엔드라인에 들어와 매치 포인트를 허용했고, 이어진 랠리에서 빅토리아에게 또 한 번 오픈 공격을 허용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연패 탈출의 길은 너무나 요원해보인다.
화성=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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