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NO.27’ 다시 떴다… 취임식 나선 이호준 감독 “큰형으로서, 우리만의 문화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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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NC 감독이 31일 열린 공식 감독 취임식에서 선수시절 등번호인 27번이 달린 유니폼을 다시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창원의 ‘NO.27’. 다시 돌아왔다.

프로야구 NC는 31일 창원시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관공연장에서 제4대 감독에 오른 이호준 신임 감독의 공식 취임식을 열었다.
환영의 의미를 담은 이 행사에는 이진만 대표이사, 임선남 단장을 비롯해 선수단, 코칭스태프 그리고 구단 프런트 모두가 참석해 이호준 감독의 출발을 기념했다.

이 감독은 이날 특별한 의미가 담긴 ‘다이노스 아너스 자켓’을 입고 행사에 자리했다.
국내 스포츠 최초로 기존 유니폼을 자켓 안감으로 사용해 특별 제작한 자켓으로, NC가 팀 커리어를 간직하고 새 삶을 시작하는 은퇴선수에게 전달하는 뜻깊은 선물이다.
2017년 선수 생활을 종료하며 받았던 그 자켓을 입고, 다시 NC의 수장으로 출발선에 선 이호준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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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NC 감독이 31일 열린 공식 감독 취임식에서 은퇴 당시 구단으로부터 받았던 '아너스 자켓'을 입고 행사장에 들어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별한 번호도 사령탑을 반긴다.
감독으로서 새로 입게 된 유니폼에도 그가 선수시절 사용하던 27번이 새겨지기 때문. 최초 이 감독은 팀에 처음 합류했던 지난 24일 “내 이미지가 강해서 안 달려고 한다.
선수 때 가진 좋은 기운은 끝났다.
뒤집어서 72번을 달려고 한다”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열화와 같은 팬들의 요청이 쏟아지면서 그의 생각이 변했다.

“이게 팬들과의 첫 소통이지 않나. 그래서 달기로 했다”는 사령탑은 “지난 인터뷰 이후 팬들이 구단에 엄청난 메시지를 보내셨다.
구단 프런트트가 노트북 들고 와서 그걸 다 보여줬다.
그 중에 ‘그냥 달으라면 달아’라는 말을 봤다.
그게 제일 강렬했다.
그래서 ‘네, 알겠습니다’라는 마음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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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NC 감독이 31일 열린 공식 감독 취임식에서 27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어 “NC 창단하고 제가 이 팀에 왔을 때, 그때의 맏형 같은 백넘너 27번을 팬들이 많이 기억하시더라. 감독 부임 이후에도 큰형으로서 선수들과 그런 문화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많으시다.
그 의미가 좋아서 다시 달게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랑과 기대감이 듬뿍 담긴 번호를 등에 업은 그는 취임사를 통해 “NC가 지속적인 강팀이 되기 위해선, 구성원이 바뀌어도 유지되는 NC만의 좋은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며 ▲성과를 낸 선수들에게 기회 부여 ▲선수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문화 조성 ▲끊임없는 경쟁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3가지 철칙을 강조하기도 했다.

유니폼 착복식, 명함 전달식 등 모든 행사를 소화한 이 감독은 행사장을 찾은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덕담을 주고 받으며 새출발을 위한 당찬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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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NC 감독이 31일 열린 공식 감독 취임식에서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음은 이호준 NC 감독의 취임사 전문

안녕하세요. NC 다이노스 감독 이호준입니다.

먼저, 이곳에 자리해 주신 NC 다이노스 가족 여러분들, 그리고 언론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는 선수시절 NC를 만나며 야구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훌륭한 지도자, 뛰어난 동료들, 열정적인 팬들이 있는 NC에서 행복하게 선수시절을 보냈고, 코치시절 우승도 경험했습니다.

오늘 제가 입고 온 이 자켓은 2017시즌 은퇴식에서 입었던 자켓입니다.
은퇴식과 함께 진행된 다이노스 아너스 클럽가입식에서 받았던 자켓으로 자켓 안감은 저의 유니폼으로 제작된 세상 하나 밖에 없는 자켓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저의 야구 인생에게 이 자켓은 저에게 가장 큰 특별함이었습니다.
이 자켓을 입고 이 자리에 설 수 있어 다시 한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렇듯 NC는 저에게 늘 특별하고 애틋한 감정으로 남아있는 팀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가 무엇보다도 소중히 느껴집니다.

저는 이제 지난 추억들은 한 켠에 소중히 남겨둔 채,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 가고자 합니다.

저는 NC가 지속적인 강팀이 되기 위해선, 구성원이 바뀌어도 유지되는 NC만의 좋은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저의 철칙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열심히 훈련하고 성과를 낸 선수에게는 기회를 부여할 것입니다.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음에도 충분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공필성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육성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엔트리에 반영할 것입니다.
그러니 1군 무대를 목표로 노력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이 메시지가 동기부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 선수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문화를 만들 것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지만, 젊은 선수들이 영상을 통해 야구를 배우는 것에 한때는 부정적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야구를 잘하고 싶어 노력하는 그 태도가 중요한 것이고, 저를 포함한 코칭스태프들 역시 새롭게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린 성장의 대상은 선수들 뿐 아닌 저를 포함한 모든 코칭스태프분들께도 적용되는 말입니다.
모든 구성원이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공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세 번째, 경쟁을 통한 경쟁력 강화입니다.
어떤 포지션이든 보장된 자리는 없기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1루까지 전력질주 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라면 선발 엔트리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만약 큰 점수차에서 휴식 차원의 교체가 주어질 때도 교체된 선수가 나를 대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껴야 합니다.
이런 분위기가 잡힌다면, 앞서 말씀드린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문화도 함께 자리 잡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팬들을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에도 찾아와 응원하고 격려해 주신 수많은 팬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다음 시즌은 조건 없이 보내주신 그 사랑에 보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부분들을 토대로, 모두가 NC만의 좋은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한 마음으로 뭉쳐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NC 다이노스 가족 여러분들과 언제나 소통하며 그 목표를 위해 함께 달려가는 감독 이호준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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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NC 감독이 31일 열린 공식 감독 취임식에서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창원=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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