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마에스트로’ 이강인이 살아야 한다…이 해답을 찾지 못하면 우승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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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클린스만호의 에이스는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이다.
에이스가 침묵하면 팀은 승리하기 어렵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축구대표팀에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이강인의 입지와 영향력이다.
전임 사령탑 시절까지만 해도 이강인은 주전이 아니었다.
지난 카타르월드컵에서 활약하긴 했지만, 베스트11을 장담할 정도로 입지가 넓지 않았다.
최종엔트리에 들어간 것도 기적에 가까웠다.

반면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을 팀 핵심으로 분류하고 매 경기 선발 출전시킨다.
교체도 거의 하지 않는다.
웬만하면 풀타임을 맡기고 여유가 있으면 후반 막판에 벤치로 부르는 패턴을 반복한다.
그만큼 중요한 선수로 여긴다는 뜻이다.

이강인도 뛰어난 경기력으로 화답해왔다.
지난해 친선경기나 월드컵 예선에서 이강인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에이스’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충분했다.
직접 골을 넣는 플레이도 좋았지만, 독보적인 창조성과 정확한 킥으로 동료를 활용하는 능력도 훌륭했다.
거의 모든 골 장면에 관여하는 이강인의 영향력은 클린스만호에서 절대적인 무기로 정착했다.

이강인은 지난 15일 바레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도 맹활약했다.
홀로 2골을 책임지는 탁월한 결정력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문제는 20일 요르단전이었다.
요르단은 이강인을 철저하게 분석한 듯 강력한 대인마크와 협력 수비를 통해 봉쇄했다.
측면에 고립된 이강인은 개인능력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컨디션마저 좋지 않은 듯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팀은 고전 끝에 2-2 무승부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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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활약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클린스만 감독이 내세울 확실한 전술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강조하는 ‘자율 축구’에서는 선수 개인 기량과 각자의 호흡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대표팀에는 손흥민, 황희찬, 조규성 등 훌륭한 공격수들이 있지만 결국 이강인이 춤출 때 클린스만호의 경기력은 가장 좋았다.
이강인 외 확실한 다른 공격 루트가 마땅치 않아 그를 살리는 데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대표팀에서 이강인은 오른쪽 측면에서 주로 자리한다.
공을 잡으면 중앙으로 치고 들어간 후 패스하거나 직접 해결하는 패턴으로 기회를 만든다.
이강인이 가장 잘하는 플레이다.

관건은 주변 선수의 움직임이다.
아시안컵에서는 김태환이 들어가 오른쪽 측면 깊은 지역에서 상대 수비수 한 명을 끌어올 때 이강인이 효율적으로 공격을 구사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이 포인트를 살려가야 이강인이 더 활개 칠 수 있다.

이강인이 공을 잡고 안으로 들어갈 때 앞, 혹은 반대편에서 이동하는 공격수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좋은 자리로 들어가면 이강인은 정확하게 패스를 연결한다.
요르단전에서 이강인이 홀로 해결하려 무리하게 드리블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는데, 개인의 문제이기도 했지만 공을 줄 곳이 없는 것도 원인이었다.
패스를 주고받는 미드필더들도 이강인 주변으로 움직여줘야 한다.

정상적인 컨디션이라면 이강인은 아시아 레벨의 어떤 팀을 만나도 제 몫은 할 수 있다.
키는 클린스만 감독이 쥐고 있다.
이강인이 활약할 환경과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높은 곳까지 갈 수 있다.
이강인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우승 확률도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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