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 시장, 부실한 행정력… 윤정환 감독 선임에도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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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오른쪽)이 23일 시청 접견실에서 인천 유나이티드 윤정환 신임 감독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인천시 제공


유정복 인천 시장이자 프로축구 2부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주의 부실한 행정력이 또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23일 축구계에 따르면 인천이 윤정환 감독 선임을 발표한 직후까지 최영근 인천 감독과의 계약해지서에 서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정복 시장은 창단 최초 강등의 오명을 쓴 직후 “인천유나이티드FC, 쇄신·혁신의 길을 가겠습니다”라고 외쳤지만, 이 같은 논란에 쇄신의 길은 아직 멀었다는 축구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인천은 지난 22일 “윤정환 감독을 제13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유 시장은 23일 윤 감독을 만나 꽃다발을 전달하며 축하와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윤 감독은 오는 26일 선수단과 소집 훈련을 시작한 후 내년 1월2일 태국 치앙마이로 동계 전지훈련을 떠난다.

사상 첫 강등된 인천으로서는 최고의 카드를 얻은 셈이다.
윤정환 감독은 올 시즌 강원의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이끌면서 비상했다.
시즌을 마친 뒤에는 K리그1 올해의 감독상을 받으면서 국내 복귀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강원과의 동행이 예상됐으나 재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연봉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병지 강원 대표가 윤 감독에게 6억원의 연봉을 제안했지만 윤 감독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가가 치솟은 윤 감독은 김두현 감독과 계약을 종료하고 새 사령탑을 물색 중인 전북 현대의 후보로도 거론됐다.
하지만 결국 최종 선택지는 인천이었다.


다만 윤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인천 측은 22일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영근 감독과 소통 끝에 상호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하기로 하였습니다”라고 알렸다.
그리고 같은 시간 “[오피셜] 인천유나이티드, 'K리그 2024 올해의 감독상‘ 윤정환 감독 제13대 사령탑으로 선임”을 발표했다.
문제는 인천이 윤 감독 선임을 발표하는 순간까지 최 감독과 계약해지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천 팬들은 이를 두고 비판에 나섰다.
인천 서포터스 ‘파랑검정’은 “감독 선임에 있어 추진하던 감독에게는 예의를 갖춰 기다리는 동시에 아직 서류상으로 인천 감독인 최 감독에게 커다란 상처를 다시 한번 안겼다”며 “윤 감독 선임 발표 시점까지 최 감독의 계약해지서는 서명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상호합의라고 보도자료를 내긴 했지만 사실상 경질을 한 것”이라며 “최 감독이 원하는 방식으로 잔여 연봉을 다 주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심찬구 임시 대표이사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인천은 올 시즌 최하위에 머물며 K리그2로 강등되자 전달수 대표이사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후 유 시장은 지난달 25일 비상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심 인천 구단 기획조정이사에게 임시 대표이사직을 맡겼다.
하지만 팬들은 혁신위가 마땅한 성과를 내지도 못한 채 해산했다고 꼬집고 있다.
‘파랑검정’은 “대표이사와 감독 선임을 둘러싼 구단의 운영 실태는 팬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인천의 명예를 훼손하며 승격을 위해 싸워야 할 팀의 미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2일 오후 7시를 기준으로 인천 유나이티드 축구센터대로 주변에 50여 개의 근조화환이 배치됐다.
‘파랑검정’은 SNS에 “유 구단주는 심 임시 대표이사의 즉각 해임과 인천의 발전을 위한 시민공청회 제안을 즉각 수용하길 바란다”고 썼다.

쇄신과 혁신을 외친 유 시장이 인천의 반등을 이끌어낼지 시선이 쏠린다.

김진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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