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30대가 된 ‘얼짱 선수’ 고예림 “20대엔 신발끈만 묶으면 점프가 됐는데, 이젠 예열이 필요해...FA 욕심보다는 챔프전 2연패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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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재활을 거쳐 2023~2024시즌 후반부터 돌아왔지만, 주전 자리는 주어지지 않았다.
현대건설의 아웃사이드 히터 두 자리는 어느새 토종 주포로 올라선 정지윤과 아시아쿼터 위파위(태국)가 차지하고 있었다.
고예림의 주임무는 리시브가 불안한 정지윤이 흔들릴 때 그의 자리를 대신해 들어가거나 세트 중반 정지윤이 후위로 빠질 때 그 세 자리를 소화하는 역할이었다.
역할이 제한된 데다 무릎 수술 여파로 공격력이 더 떨어진 고예림. 자연히 득점은 적어졌다.
3년차였던 2015~2016시즌 109득점을 시작으로 2022~2023시즌까지 8시즌 연속 세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주전급 선수로 활약했던 고예림이지만, 2023~2024시즌엔 15경기, 40세트 출전, 득점은 31점에 불과했다.
1,2년차 시즌(90점, 79점)보다 떨어지는 성적이었다.
2024~2025시즌이 개막했지만, 고예림의 자리는 코트보다는 웜업존을 지키는 시간이 길었다.
여전히 현대건설의 왼쪽 측면은 정지윤과 위파위가 지켰다.
두 선수가 흔들릴 때 들어가는 제1의 백업 아웃사이드 히터가 고예림의 역할이었다.
무릎 수술 후유증도 다 떨쳐낸 고예림은 묵묵히 훈련을 하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기회를 기다렸다.
고예림의 시즌 첫 선발 출전이었다.
다만 ‘조건부’였다.
경기 전 강 감독은 “정지윤 자리에는 고예림과 서지혜를 번갈아 쓸 것”이라고 밝혔다.
강 감독이 웜업존에서 2년차 신예 서지혜를 부를 필요는 없었다.
이날 고예림의 경기력은 완벽했다.
리시브 능력에 비해 다소 아쉬웠던 공격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확률 높은 퀵오픈(50%, 5/10)은 물론 오픈에서도 45.45%(5/11)의 성공률을 선보였다.
시간차도 1개 곁들였다.
이날 고예림은 50%의 공격 성공률로 서브득점, 블로킹 1개씩을 곁들여 13점을 몰아쳤다.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이었다.
서브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1세트 14-12에서 퀵오픈을 성공시켜 자신의 서브권을 찾아온 고예림은 10개의 서브를 연달아 넣었다.
서브득점은 1개에 불과했지만, 고예림의 까다로운 서브에 흥국생명 리시브는 흔들렸다.
현대건설은 순식간에 10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1세트를 가볍게 가져왔다.
1세트에서 사실상 이날 승부는 갈린 셈이다.
지난 17일 정관장전에 이어 이날 현대건설에게 패한 흥국생명은 승점 40(14승2패)에 그대로 머물며 승점 3을 챙긴 현대건설(승점 37, 12승4패)에게 승점 3 차이로 추격을 허용했다.
독주 체제가 불과 2경기 패배로 흔들리는 흥국생명이다.
경기 뒤 고예림은 수훈선수로 선정돼 인터뷰실을 찾았다.
‘수훈선수 인터뷰를 언제 했는지 기억나느냐’라고 묻자 고예림은 “하도 오래됐다.
기억도 안 난다.
엄청 오랜만인 것은 분명하다”라고 답했다.
시즌 첫 선발 출장에 임했던 마음가짐에 대해 고예림은 “처음엔 긴장되더라. 그래도 기분 좋은 긴장감이었다.
후회 없이 경기하자는 마음이었다”라면서 “오랜만에 재미있게 배구를 했다.
내 장점도 잘 나왔고, 텐션도 유지할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출전 시간이 적어지다 보니 리듬을 찾기가 힘들었다.
주로 리시브 받는 역할만 하다보니 공격리듬이 다소 무뎌졌던 것 같다.
공격 리듬이 괜찮은 날인데, 리시브만 받고 나오는 날도 있기도 했다.
그래서 공격력이 떨어졌던 것이지, 몸 상태 때문에 떨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1세트엔 무려 14개의 서브를 넣은 고예림이다.
그중 10개는 15-12에서 넣은 10연속 서브가 포함됐다.
이렇게 길게 서브넣은 경험에 대해 묻자 “내 기억에 10연속 서브는 없었던 것 같다.
리시브가 좋은 상대 선수들이 연달아 내 서브를 먹으니 저도 당황했던 것 같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정지윤의 허리 부상 때문에 고예림은 당분간 스타팅으로 나설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그는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런 생각은 안 하려고 한다.
그저 연습한 대로, 준비한 대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세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의식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욕심을 내려놓겠다는 고예림이다.
그는 “지금은 FA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아야 할 때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다보면 경기 리듬이 맞지 않을 것 같다.
기회가 왔을 때 내 능력을 보여주는 게 먼저”라면서 “지난 시즌과 멤버도 똑같기에 챔프전 2연패가 목표다.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
데뷔 시절 ‘얼짱 배구 선수’로 배구 기량보다 빼어난 외모와 예쁘장한 얼굴로 주목받았던 고예림. 1994년생인 그도 어느덧 30대가 됐다.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아직 체력적인 부담은 잘 모르겠다.
다만 예전엔 신발끈만 묶으면 바로 점프가 됐는데, 이제는 예열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 이 부분만 빼면 괜찮다”라고 말하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수원=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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