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韓농구④]조용한 날 올까...사건·사고 끊이질 않는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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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 전 소노 감독. 사진=KBL 제공 |
흥행에 더욱 불을 붙여야 하는 시점. 남자프로농구가 각종 사건·사고로 얼룩지고 있다.
아직 흥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부정적인 인식이 퍼지며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농구계 관계자들의 인식 개선은 물론, 제도적 개선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쏟아진다.
소노가 가장 몸살을 앓았다.
김승기 전 감독이 선수 폭행을 하면서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10일 SK와의 원정 경기 하프타임 때 라커룸에 들어와 김민욱을 강하게 질타한 뒤 젖은 수건으로 얼굴을 때렸다.
신성한 스포츠 세계에서 폭력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잘못을 인정한 김 감독은 자진사퇴했다.
김 감독은 모기업의 어려움을 겪다 지난 시즌 구단을 인수해 창단한 소노의 첫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불명예스러운 퇴출이었다.
김 감독은 이후 한국농구연맹(KBL) 재정위원회로부터는 자격정지 2년이라는 중징계까지 받았다.
소노는 김태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분위기 전환에 시도했다.
어수선한 상황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폭력 피해자였던 김민욱의 폭행 의혹이 불거졌다.
대학 시절 운동부에서 가혹행위를 일삼았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스포츠윤리센터와 KBL 클린바스켓볼센터에 같은 내용의 신고가 접수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김민욱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폭력 일부를 시인했다.
소노는 ‘선수가 사회적 물의나 구단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위를 할 경우 계약 해지를 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김민욱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다만 김민욱은 계약 해지 합의서엔 사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노의 분위기가 좋을 리 없었다.
11연패라는 최악의 부진을 겪었고 지난 17일 KT를 상대로 간신히 연패 사슬을 끊었다.
여전히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른 구단도 긴장을 놓아선 안 된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DB의 김주성 감독은 지난 10월 한국가스공사와의 홈 경기 작전타임 도중 욕설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팀이 47-74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 이선 알바노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자 보드마카를 던지며 욕설을 읊조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창진 KCC 감독도 작전타임 도중 비속어를 내뱉었다.
이 장면들은 모두 생중계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전창진 KCC 감독. 사진=KBL 제공 |
KBL이 10개 구단에 ‘비속어 사용 주의’ 공문까지 전달하면서 재발 방지에 나섰다.
팬들을 잠재우긴 역부족이었다.
2024년에도 농구판에서 욕설과 폭력을 봐야하느냐고 비판했다.
공교롭게도 김승기 전 감독은 전창진 감독의 지도 속에 같은 팀에서 사제지간으로 뛴 적이 있다.
둘은 감독과 코치로도 한솥밥을 먹었다.
김주성 감독 역시 전 감독과 같은 팀 사제지간이었다.
악습이 대물림되고 있는 것이다.
남자프로농구는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하위권 팀들에게도 6위까지 주어지는 ‘봄농구’ 진출 희망이 있다.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의 땀과 감독의 지도력이 더욱 조명받아야 한다.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
비단 농구뿐만이 아니다.
제도 개선을 통해 처음부터 폭력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를 뿌리 뽑아야 한다.
감독의 권한 분산하고 선수들도 감독을 직접 평가할 수 있는 구조 개편이 뒤따라야 한다.
아울러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
김주성 DB 감독. 사진=KBL 제공 |
김진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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