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재적소 크로스+찔러주는 패스… 황인범의 무서운 ‘시작점’

황인범이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쿠웨이트전의 숨은 공신은 황인범(페예노르트)이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의 자베르 알아흐메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에서 3-1로 이겼다.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 손흥민(토트넘), 배준호(스토크시티)가 차례대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한국의 세 골의 시작에는 모두 황인범이 있었다.
황인범의 공식 기록은 2도움이지만 사실상 3골에 모두 관여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로 공격진을 조율하며 공격 빌드업 중심에 섰다.
후반 36분 백승호(버밍엄 시티)와 교체될 때까지 중원을 휘저으며 가장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러한 활약은 통계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은 황인범에게 8.8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황인범은 이날 공격 활로를 뚫는 데 집중했다.
주효했다.
경기 시작 10분만에 효과가 나타났다.
황인범이 상대 수비가 대형을 제대로 갖추기 전에 정확한 크로스를 날렸다.
크로스는 그대로 문전의 오세훈에게 향했다.
오세훈은 침착하게 헤더로 골문을 갈랐다.

손흥민의 득점 역시 황인범의 발끝에서 시작했다.
전반 16분 중원에서 황인범이 연결한 패스를 이재성(마인츠)이 받았다.
이재성은 곧이어 오세훈과 패스를 한 차례 주고받은 뒤 문전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이때 손흥민이 쿠웨이트 수비수에게 태클을 당해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성공했다.
손흥민이 침착하게 골문 왼쪽으로 찔러 넣었다.

손흥민이 14일 쿠웨이트 자베르 알아흐마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 쿠웨이트와의 방문 경기에서 3-1로 승리뒤 황인범의 머리를 만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인범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대표팀의 ‘엔진’답게 중원을 고르게 내달리며 공수 조율을 했다.
전반 39분에는 가운데에서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순식간에 내달려 손흥민의 전진 패스를 받은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렸다.
이재성의 헤더가 아쉽게 골대를 강타했으나 황인범의 넓은 시야와 돋보인 판단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황인범은 후반에 이때의 아쉬움을 덜어냈다.
쿠웨이트가 후반 15분 만회골을 터뜨려 한국이 한 골 차로 쫓기고 있을 때 분위기 전환의 시작점도 황인범이었다.
후반 28분 중원에서 순간적으로 침투패스를 찔렀고 달려들던 배준호가 왼발로 공을 잡은 뒤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황인범의 이날 활약은 소속팀에서의 영향이 크다.
소집 전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0일 2024~2025시즌 에레디비시 12라운드 알메러와 방문 경기에서 시즌 2호 골을 터뜨리며 쾌조의 골감각을 보여줬다.

그는 현재 페예노르트의 핵심이다.
지난 9월 이적한 뒤 공식전 12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다.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첫 4경기를 뛰고 난 뒤 페예노르트 이달의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황인범. 사진=뉴시스

황인범의 활약은 오는 19일 팔레스타인과의 3차 예선 6차전을 앞둔 대표팀에도 플러스다.
부상에서 돌아온 손흥민이 골을 넣고 세대교체 자원인 오세훈, 배준호가 모두 득점포를 터뜨린 가운데 넓은 시야와 정확한 크로스를 장착한 황인범이 또 다시 자신의 역할을 보여준다면 한국의 승리 가능성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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