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는 잠시 잊어라’ 사람 심판 ‘S존’ 파악 필수…‘말리면’ 거기서 끝이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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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타이베이=김동영 기자]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은 잊어야 한다.
사람이 판정한다.
다를 수 있다.
여기 ‘말리면’ 어렵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얘기다.
한국은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개막전대만과 경기에서 3-6 충격패를 당했다.
시작부터 꼬였다.
선발 고영표가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2회말에만 만루 홈런과 투런 홈런을 잇달아 주면서 6실점. 여기서 승부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중일 감독은 “고영표가 상대 좌타 라인을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이 아닌가 싶다.
2회말 2사 만루에서 체인지업을 던진 것 같은데 떨어지지 않았다.
홈런으로 연결됐다.
그 부분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타선이 점수를 뽑지 못한 것도 뼈아프다.
3점에 그쳤다.
그러나 선발이 너무 많은 점수를 준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불펜이 6이닝 무실점을 합작했기에 더 눈에 밟힌다.
‘선발이 조금만 더 잘 던졌으면’ 싶다.
고영표가 1회부터 살짝 불안했다.
1사 후 볼넷을 줬다.
천제시엔을 상대로 카운트 2-1에서 4구째 몸쪽 투심을 뿌렸다.
중계화면상 존을 스친 것도 아니고, 완전히 홈플레이트 위로 지나갔다.
그런데 볼이다.
다음 공도 똑같은 코스인데 또 볼이 됐다.
볼넷이다.
고영표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잇달아 지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국제대회가 처음도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명확한 스트라이크로 판단했기에 이해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2회말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2사 1,2루에서 장쿤위를 상대로 몸쪽 속구를 뿌렸는데 볼이 됐다.
이날 에드가 후에르타 주심이 나섰는데, 바깥쪽은 후했고, 몸쪽은 극단적으로 좁았다.
고영표는 빼어난 제구력을 보유한 선수다.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일품이지만, 투심 활용도 좋다.
몸쪽과 바깥쪽을 가리지 않는다.
이날은 한쪽이 봉쇄된 모양새다.
몸쪽에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려면 아예 확실히 가운데 가깝게 던져야 했다.
강제로 몰린 공을 던진 셈이다.
2024 KBO리그는 ABS가 도입됐다.
불만이 없지는 않았지만, 갈수록 잡음은 사라졌다.
투수와 타자, 심판까지 다 적응했다.
그리고 국제대회에 왔다.
ABS가 없다.
사람이 판정한다.
‘심판마다 존은 다 다르다’고 한다.
ABS 도입으로 통일은 됐지만, 외국 심판은 해당사항이 없다.
자기 존이 또 있다.
김도영도 경기 후 “한 번씩 어이없는 판정도 있었다”고 했다.
던지는 이는 속이 터질 법하다.
잠시 ABS는 잊어야 한다.
대표팀에 사람이 판정하는 존을 겪어보지 못한 선수는 없다.
마운드에 올라 심판의 존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그에 맞춰서 던질 수 있다.
대만전은 이쪽이 안 됐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패했다.
단단히 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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