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도 EPL처럼 추춘제 가능할까? 가능성과 현실적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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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이 7일 서울시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K리그 추춘제 전환 검토를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손흥민(토트넘)이나 이강인(PSG)이 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나 프랑스 리그1처럼 프로축구 K리그도 가을에서 봄까지 리그를 치르는 추춘제로 전환이 가능할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7일 ‘K리그 추춘제 전환 검토를 위한 공청회’를 서울시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었다.
K리그는 현재 봄에서 겨울까지 시즌을 치르는 춘추제로 운영하고 있다.
연맹이 이같은 공청회를 연 건 최근 아시아에서도 추춘제로 바꾸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 5대 리그(EPL·스페인 라리가·이탈리아 세리에A·독일 분데스리가·리그1)이 추춘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 J리그가 2026~2027시즌부터 추춘제를 도입하기로 확정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는 2023~2024시즌부터 추춘제로 바꿨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도 2026~2027시즌 추춘제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2025년부터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이 6월부터 한 달가량 열린다.
기존 9월과 10월 2경기씩 치렀던 국가대표 A매치가 2026년부터는 9월 중순부터 10월 초 사이 4경기를 치르는 구조로 바뀐다.
FIFA 클럽 인터컨티넨탈컵은 올해 12월 초부터 중순까지 열린다.
이럴 경우 일부 선수들은 제대로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경기에 나서야 한다.
연맹은 추춘제로 전환될 경우 혹한기에 8주 간의 휴식기를 넣어 시즌을 재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최정호 울산 HD 사무국장, 윤지현 충북청주 국장, 김종윤 대한축구협회 팀장, 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이강군 잔디관리 전문업체 왕산그린 대표, 정태석 의무위원회 위원, 포항의 축구선수 신광훈이 참석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7일 서울시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K리그 추춘제 전환 검토를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최정호 울산 HD 사무국장은 추춘제 전환에 찬성을 표시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치르는 울산은 K리그 일정까지 소화하면서 일정이 빠듯하다.
최 국장은 “(추춘제가) 팬들에게 줄 수 있는 즐거운 경기력을 제한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추춘제의 좋은 점을 반영하면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ACL과 K리그가 선수 등록 기간이 다른 점도 추춘제 전환의 근거로 들었다.
현재 선수 등록 마감 기한이 달라 선수 보강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최 국장은 “중동이나 유럽으로 이적하는 선수가 나오면 이후 날짜가 되지 않아 추가적인 보강을 할 수 없다”며 “원두재가 중동으로 이적했을 때 선수 등록기간이 아니라 보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추춘제 도입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지현 충북청주 사무국장은 지자체의 예산을 지원받는 시도구민 구단의 회계 과정에 절차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을 1년 단위로 회계를 작성하는데 추춘제를 도입하면 시즌이 해를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윤 국장은 “축구만을 위해서 봐달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J리그가 어떤 시행착오를 겪는지 지켜보고 준비가 됐을 때 추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 대표로 나온 신광훈은 “혹서기에는 선수들이 너무 힘들어하고 훈련만으로도 힘들다”라면서도 “겨울에 경기를 하면 특히 나이가 있거나 수술 경력이 있는 선수들의 부상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밖에도 이날 공청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메디컬 분야의 정태석 위원은 추춘제를 도입하면 더위에서 오는 경기력 저하 현상은 적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고온다습한 상황에서 경기 수가 집중되면 온열질환이나 습도가 높기 때문에 탈수에 선수가 탈수에 노출될 수 있다.
올 시즌만 보더라도 7~8월에 선수들의 러닝거리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했다.
대신 추춘제 도입을 위해선 시설 보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겨울에) 그라운드가 딱딱해지고 미끄러워 이와 관련한 부상 이슈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했다.
이강군 대표는 “춘추제로 전환해도 잔디에 큰 변화는 없을 거다”라면서도 “여름에 경기장 사용을 3, 4회 하는 것과 안 하는 차이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12월에 잔디가 얼면 훼손은 되지 않겠지만 선수 경기력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맹은 이번 공청회를 시작으로 추춘제 전환과 관련해 논의를 해나갈 예정이다.
연맹 관계자는 “분야별로 현실적인 과제를 어떻게 넘어서고 개선할지 각 구단과의 실무 회의가 필요할 것 같다”며 “시간을 좀 더 가지고 오늘 같은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문로=김진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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