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전향 후 공격도, 리시브도 커리어 로우’ 표승주를 감싼 고희진 감독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역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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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브가 다소 약점이긴 했지만, 동 포지션 대비 큰 신장(182cm)과 파워를 앞세운 공격력이 돋보였다.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 정착하면서 리시브 능력도 일취월장하면서 IBK기업은행에서 뛰던 시절인 2022~2023시즌엔 외국인 선수에 이은 2옵션으로 뛰며 529득점(공격 성공률 34.77%)에 36.42%의 리시브 효율까지 기록하며 리그 최고 수준의 공수겸장 아웃사이드 히터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에도 2옵션으로 434득점(35.66%)에 35.16%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IBK기업은행이 지난 봄 FA 시장에서 이소영을 영입하면서 표승주는 보상선수로 정관장 유니폼을 받아들었다.
도로공사(2010~214), GS칼텍스(2014~2019), IBK기업은행(2019~2024)에 이은 네 번째 유니폼이었다.
고희진 감독은 이소영의 이적으로 아웃사이드 히터 빈 자리 하나를 표승주에게 맡겼다.
최근 몇 시즌간 보여준 표승주의 아웃사이드 히터로서의 공수에 걸친 능력과 이소영보다 압도적으로 우위인 건강함을 감안하면 이소영 이적에 따른 전력 약화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공격 성공률은 29.75%로 30%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 공격은 성공률이 뚝 떨어진 게 그리 팀 전체 경기력에 큰 타격은 아니다.
정관장은 아포짓의 메가(인도네시아)와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를 맡는 부키리치(세르비아)의 ‘쌍포’ 공격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팀이다.
표승주가 IBK기업은행 시절처럼 외국인 선수에 이은 2옵션으로 뛰며 공격에 큰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리시브는 얘기가 달라진다.
198cm의 큰 신장에 아웃사이드 히터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는 부키리치가 파트너이기 때문에 표승주의 리시브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표승주의 올 시즌 리시브 효율은 26.67%. 아웃사이드 히터로 뛴 이래 가장 낮다.
반면 부키리치의 리시브 효율은 34.41%로 표승주보다 7~8% 정도 좋다.
그렇다보니 정관장을 상대하는 팀들은 표승주에게 더 목적타 서브를 집중하고 있다.
개막 후 14연승을 달리며 무적행진을 달리던 흥국생명에게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안겨준 팀은 정관장이었다.
승점 3을 챙긴 정관장은 승점 26(9승6패)으로 4위 IBK기업은행(승점 22, 8승6패)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팀은 승리했지만, 이날도 표승주의 경기력은 좋지 못했다.
공격 성공률은 20%에 그쳤고, 공격 득점이 2개인데, 상대 블로킹에 세 번 막히고, 공격 범실도 1개를 범해 공격 효율은 ?20%까지 떨어졌다.
리시브도 팀에서 가장 많은 31개를 받았지만, 9개만을 정확히 세터에게 연결하고 1개의 서브득점을 허용해 25.81%로 떨어졌다.
1세트 20-21로 뒤진 상황에서 정관장의 원포인트 서버 정수지의 서브가 기가 막히게 들어가며 흥국생명 리시브를 흔들었고, 김연경은 공격을 하지 못하고 언더토스로 크게 받아올려 정관장 코트로 공을 넘겼다.
정관장이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찬스볼 상황. 그러나 김연경이 크게 넘겨온 공을 받은 표승주의 리시브는 잘못 맞아 코트 엉뚱한 곳으로 흐르고 말았고, 상대에게 겨우 넘겨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를 김연경이 퀵오픈으로 연결하면서 20-22가 됐다.
이후 부키리치가 연이은 공격 성공으로 1세트를 25-22로 이겼기에 망정이지 1세트를 내줬다면 패배의 원흉이 될 뻔 했다.
2세트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세트 중반까지 17-14로 앞서나가던 정관장은 흥국생명의 매서운 추격전에 야금야금 점수를 허용하더니 다시금 초접전 양상이 진행됐다.
21-20에서 염혜선은 상대 블로커 중 가장 신장이 작은 세터 이고은(170cm)이 지키고 있는 왼쪽 전위에 위치한 표승주에게 퀵오픈 토스를 올렸다.
흥국생명 블로커들은 공격 빈도가 낮은 표승주의 공격은 이고은에게 블로킹을 전담시킨 상황. 그러나 표승주는 이고은이 혼자 떠올라 막아낸 블로킹 앞에서 제대로 공격하지 못하고 범실을 저지르고 말았다.
21-21 동점이 됐다.
2세트 역시 세트 막판 부키리치의 원맨쇼에 가까운 플레이 덕분에 25-23으로 승리했기에 표승주의 부진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고 감독은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무형의 가치’에 큰 점수를 주며 표승주를 감쌌다.
고 감독은 “숫자로는 절대 나타나지 않는, (표)승주가 팀에 도움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서브나 수비, 동료들을 다독이는 능력 등을 감안하면 승주는 우리 팀의 ‘복덩이’다.
현재 승주가 맡고 있는 살림꾼 역할을 상당히 어렵다.
공격도 많이 못하면서도 궂은일을 도맡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표승주는 네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이를 의식한 고 감독은 “승주에게 얘기하곤 합니다.
‘네 능력을 득점을 잘 했다, 못 했다로 평가하지 않는다.
지금 맡고 있는 역할을 잘 해준다면 시즌 끝나고 충분히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승주도 지금의 역할에 수긍하고 팀 승리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 충분히 잘 해주고 있다”라고 치켜세웠다.
인천=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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