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도 이루지 못한 우승 주장···그리고 롤렉스 주인공, LG 황금기에 인간승리 오지환이 우뚝 섰다[KS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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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영욕의 시간을 지나 황금을 손에 넣었다.
누구보다 다사다난했지만 그 과정을 이겨냈기에 만든 해피 엔딩이다.
LG 캡틴 오지환(32)이 진흙 속에서 화려하게 피어올랐다.
최고 무대에 최고의 쇼를 펼쳤다.
오지환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LG가 6-2로 승리하면서 KS MVP로 선정됐다.
LG 29년 만의 통합우승. 그리고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야수 KS MVP로 올라섰다.
LG가 정상에 오른 1990년과 1994년 모두 KS MVP는 투수 김용수였다.
KS 5경기 타율 0.316 3홈런 8타점 OPS 1.251로 MVP에 걸맞는 활약을 펼친 오지환이다.
드라마 같은 자신의 커리어에 정점을 찍었다.
2009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했으나 준비되지 않은 유격수였다.
고교 시절 유격수보다 투수로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도 쟁쟁한 동년배 유격수에 밀려 1루수와 투수를 맡았다.
LG 입장에서 오지환 1차 지명은 눈앞의 결과보다는 4, 5년 후를 바라본 대형 프로젝트였다.
그만큼 시간이 요구됐다.
유격수로서 수비, 타자로서 타격 모두 너무 거칠었다.
운동 신경과 정신력은 특급인데 야생마를 길들이기에는 여유가 필요했다.
그런데 구단은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
당장 1군에서 기용할 유격수가 필요했다.
준비되지 않은 선수를 기용한 팀 사정, 피할 수 없는 실수를 반복한 선수. 악순환이 잔인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렸다.
오지환은 그렇게 암흑기를 오롯이 감내해야 했다.
실책 후 눈물을 흘리며 라커룸에 들어가지 못하는 날이 반복됐다.
막내에게 악몽 같은 날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아 보였다.
포기하지 않았다.
죽어라 훈련했다.
담당 수비 코치가 손을 흔들며 포기할 때까지 공을 받았다.
캠프에서 오지환과 수비 코치의 무한 수비 훈련은 씁쓸한 볼거리가 되곤 했다.
그렇게 올라섰다.
팀이 암흑기에서 탈출한 2013년부터 유격수로 꽃을 피웠다.
오지환을 주축으로 한 리빌딩이 시작점을 찍은 2016년에는 거포 유격수의 잠재력도 증명해냈다.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각인된 선입견을 지워나갔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을 두고 촌극이 벌어졌지만 다시 버텼다.
많이 웃고 많이 울었다.
그렇게 이병규, 박용택을 잇는 LG 프랜차이즈 스타가 됐다.
2022년부터 캡틴 마크를 달고 팀을 이끌었다.
당해 25홈런·20도루로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리고 올해에는 더 큰 업적을 이뤘다.
KS 2차전 팀의 반격을 알리는 솔로포, 3차전 역사에 남을 명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9회 결승 스리런포. 그리고 4차전 사실상 우승을 확정 짓는 스리런포를 쏘아 올렸다.
최초의 KS 단일 3연속경기 홈런을 달성했다.
마치 LG 구단의 21세기 역사와 같다.
가장 열정적인 팬의 응원과 기대를 받지만 참 긴 시간 동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9년부터는 모두가 인정하는 강팀이 됐는데 우승까지는 어딘가 부족했다.
고비를 넘지 못하며 스스로 만든 징크스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늘 고개 숙인 채 한 해를 마쳐야 했다.
결코 무너지지 않는 무한도전이었다.
올시즌 LG는 오지환을 중심으로 하나로 뭉쳐 정상 등극을 바라봤다.
과감함과 당당함으로 무장해 페넌트레이스를 쾌속질주했다.
KS에서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5차전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갔고 오지환이 LG 새로운 황금기 중심에 우뚝 섰다.
1998년 이후 누구도 받지 못했던 고 구본무 LG 회장이 남긴 롤렉스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 후 오지환은 “오래 기다렸다.
너무 기쁘다.
많이 울컥한다.
선배들이 많이 생각난다.
엔트리 전체가 우승팀 일원으로 많이 기억됐으면 좋겠다.
시작점이니까, 형들과 오래 야구하고 싶다”고 이번 통합 우승이 왕조의 시작이 되기를 바랐다.
롤렉스 시계를 두고는 “실물은 못봤다.
고민이 많다.
MVP에게 시계를 준대서 받겠지만, 차고 다니기에는 부담스럽다.
선대 회장님 유품이니까, 구광모 회장께 드리고 더 좋은 선물 받고 싶다.
요즘 시대에 걸맞은 시계 받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늘 우승 앞에서 고개숙였던 지난 날을 돌아보면서 “매번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이번에는 현수 형조차 후회없는 선택을 하자고 얘기했다”며 “이런 시리즈는 긴장을 많이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긴장되지 않았다.
재미있었다.
실수해도 어떤 상황에 대해 포기하지 말자고 얘기했고, 이럴 수 있어라고 생각했다.
생각 자체가 도전적이었다”고 밝혔다.
커리어 내내 그랬듯 불굴의 도전 정신, 무한 도전으로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오지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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