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談談한 만남] ‘대한체육회장 출마’ 박창범 후보 “체육계 바꿀 ‘퍼스트 펭귄’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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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14일 열리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이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제가 앞장서서 한국 체육 개혁의 길을 열겠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을 두고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라고 일컫는다.
흔히 선구자 혹은 도전자의 의미로 사용되는 관용어다.
먹이 사냥을 앞둔 남극 펭귄들은 바다로 뛰어드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선두에 선 한 마리가 먼저 용기를 내 뛰어들면 나머지도 이를 따른다는 데서 유래했다.
내달 14일 열리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은 체육계의 첫 펭귄이 되고자 한다.

작금의 한국 체육은 혼돈 그 자체다.
체육 대통령 3선에 도전하는 이기흥 회장에 맞서고 있는 야권 후보만 7명이다.
그중 한 명인 박 후보는 반(反)이기흥 전선의 선봉장으로 통한다.
대한우슈협회장,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홍보단장, 대한체육회 이사 등을 역임한 박 후보는 이 회장의 연임 저지를 위해 11일에 걸친 단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야권 후보들을 규합해 연대와 단일화에 힘쓰고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만난 박 후보는 “혼돈에 빠진 한국 체육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는 없다”면서 “체육계 역사에 비겁한 죄인으로 기록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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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14일 열리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이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 ‘무소불위’ 권력에 맞선 단식투쟁

체육계의 부정과 불공정에 맞서기 위해 단식 투쟁을 결심했다.
이 회장의 수많은 전횡 가운데 연임 도전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이 회장의 3번째 임기 도전을 승인하자 지난달 2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올림픽회관서 단식을 시작했다.
박 후보의 단식은 이달 2일까지 11일간 이어졌고, 건강 악화로 인해 중단됐다.

당시를 돌아본 박 후보는 “그것만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식은 난생처음 해봤다.
3일째부터 창자가 끊어질 듯한 고통이 계속됐다.
기력도 서서히 떨어졌다.
하루하루 정말 절실한 마음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회장이 그동안 휘두른 무소불위의 권력에 그 누구도 저항하지 못했다”면서 “누군가는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했다.
어떤 방법으로든 (이 회장의) 출마 저지를 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고 덧붙였다.

단식 도중 많은 체육인과 정치인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
차기 체육회장 출사표를 던진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가 가장 먼저 찾아와 박 후보의 외침을 지지했고, 힘을 실어줬다.
이후 또 다른 야권 후보인 강태선 서울시 체육회장,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등이 단식 현장을 찾았다.
정치권에서도 박 후보를 독려했다.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과 안민석·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이 전 의원과의 만남은 큰 울림으로 남았다.
박 후보는 “단식을 중단했던 11일째 날로 기억한다”며 “이종걸 전 의원이 ‘전하려고 했던 메시지는 이미 많은 체육인과 국민께 닿았다.
이제는 밖으로 나가 더 큰 외침을 세상에 알렸으면 한다’고 나를 말렸다.
그 말씀을 듣고 단식 투쟁을 멈췄다.
그러고는 보다 큰 가치를 위해 하루가 멀다하고 뛰었다.
그게 바로 후보 단일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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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14일 열리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이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 “역사 속 죄인으로 기억되지 않을 것”

현시점 체육회장 선거의 최대 화두는 단일화다.
직원 채용비리 및 금품 수수, 진천선수촌 시설 관리업체 입찰비리 등 각종 의혹에 놓인 이 회장이지만, 여론과 달리 선거에서만큼은 ‘탑독’이다.
체육계 인사로 구성된 선거인단을 고려하면 현 수장인 이 회장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 후보를 비롯한 야권 후보들은 이를 막기 위해 연대 및 단일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나루호텔에서는 박 후보의 주선으로 야권 후보 4명의 긴급 회동이 열렸다.
이날 그는 강신욱, 유승민, 안상수 등 3명의 후보와 긴 시간 대화를 나누며 단일화 필요성을 토대로 향후 방향성을 논의했다.

“이기흥 회장을 막으려면 단일화는 필수조건”이라고 콕 집은 박 후보는 “단일화에 실패하면 결국 (이 회장의) 재집권과 동시에 독재를 향한 발판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체육계와 국민께 큰 죄다.
역사 속 죄인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라도 양보와 희생은 불가피하다.
그게 우리 후보들에게 주어진 소임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또한 단일화 주도와 관련해서는 “특별한 사명감 때문은 아니다.
아무도 하지 않았기에 맨 앞에 나섰다.
한국 체육계가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다음은 없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동분서주하겠다”고 했다.

머뭇거리다가는 기회를 놓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24, 25일 예정된 후보 등록까지 끊임없이 야권 후보들을 만나 규합하는 데 총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유승민 후보가 빠지고 강태선 후보 측이 참석하는 등 2차 회동이 열린 바 있다.

박 후보는 “열리지 않는 문이라고 해도 계속 두드리겠다.
체육계 개혁은 국민이 내린 명령이다.
그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단일화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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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14일 열리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이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 체육인 박창범이 꿈꾸는 ‘K-스포츠’

파리 올림픽을 기점으로 체육회장 출마 결심을 굳혔다.
박 후보는 “선수들은 뛰어난 성과를 내고도 귀국길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어른들의 정치 싸움 때문이었다.
이 회장의 권력 사유화가 한국 체육을 거듭 퇴화시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레드카드를 꺼낼 순간이다.
또한 “체육회와 그 지도부가 룰을 지키지 않으면 그 어떤 구성원이 따르겠는가”라며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공정성이다.
이제는 새 리더쉽이 필요할 때”라고 했다.

이어 체육계에 거듭 불거지고 있는 내부 갈등 및 소통 문제를 당면과제로 꼽았다.
“한국 스포츠가 백년대계를 내다보려면 기성세대의 눈이 아닌 MZ세대의 시선으로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제왕적 운영을 타파하는 게 급선무다.

그는 “불통이 지속되면 조직은 고이고 썩는다.
대한체육회가 그간 보여준 행태가 그랬다.
젊은 선수들을 시시때때로 억눌렀고, 정부와는 수차례 반목했다”며 “변화는 새로운 시대의 요구다.
MZ세대가 원하는 체육환경을 이해하고 그들을 위한 체육계를 설계하고자 한다.
또 체육회와 정부는 서로에게 시비의 대상이 아닌 ‘협력’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거듭 피력했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
박 후보는 끝으로 “K-스포츠가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더욱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한국 체육의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무대에 내놓아도 남부끄럽지 않은 브랜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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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14일 열리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이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용학 기자
김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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