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순간에 랠리 진행→종료가 달라지는데…“포히트는 미들 랠리 판독 사항”이라는 원칙만 고수? KOVO “현 기조는 올 시즌까지는 유지”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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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독 기회를 1회에서 2회로 늘린 것도 있지만, 모든 판독을 랠리 종료 후에 진행하던 것을 바꿔 네트터치나 포히트, 수비 성공/실패 여부, 오버 네트 등은 상황 발생 시점에 곧장 판독 신청을 해야 하는 ‘미들 랠리’ 판독 제도를 신설했다.
국제배구연맹(FIVB)의 규정을 따라감과 동시에 경기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함이었다.
미들 랠리 판독에 들어가는 플레이들은 랠리가 종료되면 판독 신청을 할 수 없다는 규정도 덧붙였다.
도입 때부터 우려가 나왔다.
잘 맞은 스파이크는 시속 100km 이상이 나온다.
파워가 좋은 남자부는 100km를 훌쩍 넘는다.
이 때문에 0.1초보다 더 짧은 찰나의 순간에 랠리 진행, 종료 여부가 갈릴 수 있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양 팀 선수들이 공을 두고 엉겨 붙는 급박한 상황에서 실점을 각오하고 미들 랠리를 신청할 수 있겠느냐 등의 얘기도 나왔다.
그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미 몇 차례 미들 랠리 신청을 놓고 갑론을박이 오갔고,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의 맞대결에서 포히트 플레이에 대한 미들 랠리 비디오판독을 놓고 감독과 심판진의 설전이 오갔다.
3세트 GS칼텍스가 16-15로 앞선 상황. GS칼텍스 권민지의 페인트 공격을 블로킹하려던 양효진이 손을 갔다댔다.
공은 모마, 이다현을 거쳐 정지윤의 스파이크로 연결됐다.
양효진의 터치가 블로킹 동작이냐, 수비 동작이냐에 따라 포히트 범실이 불릴 수 있었다.
블로킹 동작이면 히트에 포함되지 않지만, 수비 동작이었다면 원 히트에 해당한다.
양효진의 터치를 수비 동작으로 판단한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이다현이 정지윤에게 공을 올리는 순간부터 손을 들고 포히트를 지적했다.
그러나 주심과 부심은 경기를 진행시켰고, 정지윤의 스파이크는 GS칼텍스 코트에 떨어지면서 랠리가 종료됐다.
이에 이 감독은 포히트 범실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권대진 부심은 “포히트는 미들 랠리 판독에 해당된다.
이미 볼 데드가 되었기 때문에 비디오판독을 신청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감독은 불같이 화를 냈다.
이 감독은 “포히트 범실 자체가 정지윤의 손이 공을 때리는 순간 완성이 되는데, 포히트 완료 시점과 공이 코트에 닿는 랠리 종료 시점이 1초도 채 걸리지 않는 찰나의 순간인데, 대체 언제 판독 신청하란 말인가. 이런 상황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받아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길길이 뛰며 해명을 요구했지만, 심판진에게서 돌아오는 말은 “포히트는 미들 랠리 판독 사항”이라는 규정뿐이었다.
당시엔 OK저축은행 박원빈의 속공 성공으로 랠리가 종료됐음에도 현대캐피탈이 포히트 범실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심판진이 이를 받아주자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이 “이미 속공 성공으로 랠리가 종료됐는데, 왜 판독을 받아주느냐”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렇듯, 심판진에 따라 판독을 받아주는 기준이 다른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17-15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 16-16이 됐고, 결국 GS칼텍스는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해 13연패의 늪에 빠졌다.
1점에 따라 경기 양상은 달라질 수 있었다.
논란이 크게 번지자 신무철 KOVO 사무총장은 경기운영본부를 26일 오전 KOVO로 소집해 25일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치열한 갑론을박이 오간 끝에 내린 결론은 현재 운영 기조 유지다.
KOVO 관계자는 “GS칼텍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시즌 시작 전에 이미 가이드라인을 정했고, 리그를 3라운드까지 치른 상황에서 4라운드부터 다시 바꾸는 것도 어렵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비디오 판독에 해당하는 11가 플레이 중에 또 논란이 있을 때마다 바꾸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현 기조는 올 시즌 끝까지 유지하고, 시즌 뒤에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개선점을 찾아보자는 게 오늘 회의 결론”이라고 밝혔다.
연맹이 현 기조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이번과 같은 논란은 또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감독이 상대 반칙 플레이를 발견해 즉시 미들 랠리를 신청하려 해도 코치진에게 부저를 누르라고 지시하는 등의 의사결정 시간이 소요된다.
25일 사례처럼 찰나의 순간에 랠리가
진행에서 종료로 바뀌는 상황을 고려해 감독의 손에 부저를 쥐어주는 등의 기술적 보완을 검토한 바 없느냐는 질문에 KOVO 관계자는 “그것 또한 시즌 전에 논의된 바 있으나 도입되진 않았다.
이를 당장 도입하려 해도 일부 감독들은 태블릿 PC 등을 손에 들고 선수들에게 플레이마다 지시하는 경우도 있어 한 손에 부저를 쥐고 경기에 임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반대하는 구단들도 있을 것으로 보여 현재는 도입은 무리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배구 팬들의 도마에 더 오르는 모습은 심판진들이 감독들에게 설명하는 태도다.
판정 근거를 잘 납득시키기 보다는 “규정일 뿐”이라며 ‘규정무새’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에 사령탑들과 팬들의 화는 더 돋구는 상황이 많다.
KOVO 관계자는 “심판진 교육을 더욱 강화해 구단들과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충분히 제공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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