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반박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 위반, 동의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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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 산하 공공기관 등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위반하고 부적정하게 운영했다는 특정감사 결과를 받은 대한축구협회(KFA)가 반박에 나섰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축구협회는 6일 ‘문체부 특정감사 결과에 대한 협회 입장’이라는 제목의 A4 5장 분량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전날 문체부가 축구협회 특정감사 최종 결과 발표를 한 지 하루만이다.

문체부는 지난 5일 축구협회 특정감사 최종 결과 발표를 했다.
총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와 관련해 문책·시정·주의를 요구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축구협회에 통보했다.
특히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부적정하게 운영한 책임을 물어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을 비롯해 관련자인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총괄이사 등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요구했다.

축구협회는 “협회로서는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하고 절차적 하자가 확인됐다는 문체부의 지적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축구협회는 먼저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후보자를 면접한 것은 절차적 위반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축구협회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3인의 후보를 추천한 뒤 추천된 후보들과 면담과 협상을 진행한 것”이라며 “국내·외국인 후보가 모두 포함돼 있는 상황에서 조건을 확인하는 협상 과정 역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협회 기술본부를 총괄하는 기술이사가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가 추천한 후보를 대상으로 협상과 면담을 진행할 수 있다”라고 했다.

홍 감독의 면담과 협상이 본인의 자택 근처에서 진행됐다는 점에 대해서도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축구협회는 “협회에서 외국인 후보자를 만나기 위해서 해외 도시로 여러 인원을 파견해 그 후보들의 일정에 맞춰 만남을 성사한다”며 “홍 감독은 맡고 있는 팀이 없는 다른 외국인 후보들과 달리 면담 당일을 포함하여 계속해서 리그 일정이 있었다.
현직에 있지 않은 다른 외국인 후보들과 동일하게 채용 절차를 진행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전강위를 배제하거나 무력화했다는 문체부의 지적에도 축구협회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축구협회는 “당시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이 1차 전강위에서 위원들과 논의한 뒤 감독선임과 관련한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했다.
앞서 위원회 구성단계부터도 뮐러 위원장이 전강위 위원들과 사전 소통을 했다는 게 축구협회의 설명이다.
전권을 위임받은 이유로는 2023년 3월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감독 선임이 시급한 상황이었고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선 보안 유지가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후보자 면접 일부를 추천 권한이 없는 정몽규 회장이 진행했다는 지적엔 “전강위 위원장이 참석한 후보 면담과 달리 회장이 진행한 화상면담은 감독 추천을 위한 면담이 아니었다”며 “회장의 면담은 협회장으로서 두 후보의 이야기를 듣고 향후 대표팀 운영에 필요한 지원 사항 등을 청취하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축구협회는 “정관상 협회를 대표하는 회장이 최종 후보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이들을 만나지 못할 이유는 없었고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축구협회는 이 밖에도 ▲대표팀 지도자 선임 업무 처리 관련 ▲축구종합센터 관련 ▲지난해 축구인 사면발표 및 철회 ▲비상근 임원의 자문료 지급과 관련해서도 해명했다.

축구종합센터 건설 과정에서 축구협회가 문체부 승인 없이 615억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계약을 체결하고 계좌 개설을 위한 최소 실행금액인 7억7500만원의 대출금을 실행한 것에 대해선 “축구협회가 의도적이고 자의적으로 문체부의 승인을 배제하고 진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에서 승인을 요청했을 때 문체부 관계자가 교체되면서 지체됐고 협회와 문체부 관계자의 소통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도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9월에 7억7500만원의 차입금을 전액상환했고 한도 615억원의 차입계약도 해지 조치했다”고 했다.
축구협회는 다만 문체부가 요구한 정몽규 회장의 징계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관련 법령에 의거해 문체부 감사결과 발표와 조치 요구 건에 대하여 재심의 요청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진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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