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힘겨웠던 지난날…김영준의 승리가 더욱 값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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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G트윈스 제공/ 김영준이 16일 잠실 롯데전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프로야구 LG는 최근 선발진 고민이 크다.
토종 자원인 임찬규와 최원태가 나란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두 자리를 대체 카드로 메우고 있지만 쉽지 않다.
계산이 마운드 운영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불펜 과부하를 피할 수 없다.
급기야 한 주간(11~16일) 세 차례나 불펜 데이를 펼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잔뼈가 굵은 염경엽 LG 감독에게도 생소한 광경이었다.
“평생 감독 생활 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고 했던가. 16일 잠실 롯데전이었다.
선발투수로 내세운 이상영이 3⅔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뒤를 받쳐줄 투수가 필요했다.
설상가상 김유영(⅔이닝 1실점), 김대현(1⅔이닝 2실점), 정지헌(⅓이닝 3실점) 등이 흔들리면서 주도권을 뺏겼다.
3-8로 끌려가던 8회 초. LG는 김영준을 선택했다.
적중했다.
3이닝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2023년 4월 12일 부산 롯데전 이후 431일 만에 맛본 승리다.
사진=LG트윈스 제공/ 김영준이 16일 잠실 롯데전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올해 첫 등판이었다.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았을 터. 때때로 너무 많은 생각들은 독이 되기도 한다.
김영준은 단순하게 가기로 했다.
“포수만 보고 힘껏 던졌다”고 말했다.
초구부터 146㎞를 찍으며 기대치를 높였다.
김영준은 “긴장감 속에 던져 (구속이) 나온 듯하다.
무대체질인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포수 (김)범석이와는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여우 같이 노련하더라. 적절하게 볼 배합을 하더라. 노력을 많이 한 게 느껴져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김영준은 2018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았다는 의미다.
아쉽게도 프로에서의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입단 첫 해 14경기(20⅔이닝)에 나섰지만 갈수록 기회가 줄어들었다.
2022년 2경기, 2023경기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도 퓨처스(2군)리그를 전전했다.
4월 21일 팀이 더블헤더를 치를 때(특별 엔트리), 11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잠시 콜업됐으나 마운드에 오르진 못했다.
벤치를 지키다 다시 2군으로 향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김영준이 16일 잠실 롯데전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버텼다.
2군 생활을 돌아보며 “정말 죽고 싶을 정도”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김영준은 “1군에 올라가지 않으면 비전이 없는 게 우리(선수)지 않나.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고 또 지루했지만 그래도 잘 이겨냈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시간들을 이겨냈기에 지금이 더 값지다.
더 큰 꿈을 꾼다.
김영준은 “어떤 보직이든 정해주시는 대로 해나가고 싶다.
1군에서 최대한 오래,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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