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부 MVP 레이스는 독주 없는 ‘군웅할거’...임동혁-한태준-레오의 ‘삼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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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14일 개막해 5개월여를 숨가쁘게 달려온 2023~2024 V리그가 17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남녀부 정규리그 1위팀이 정규리그 종료 하루 전인 16일 결정될 정도로 역대급 순위싸움을 벌였다.
21일 남자부 3위 OK금융그룹과 4위 현대캐피탈의 준플레이오프로 ‘봄 배구’가 시작하는 가운데, 남녀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남자부는 MVP 레이스를 독주하는 후보가 뚜렷하게 없는 ‘군웅할거’ 양상이다.
◆임동혁, 대한항공 정규리그 4연패의 일등공신
극적으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며 통합우승 4연패의 전제조건을 완성한 대한항공에서는 7년차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25)가 MVP 후보감이다.
대한항공이 치른 36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124세트를 소화한 임동혁은 559득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득점 부문 전체 7위, 토종 선수 중에는 1위다.
여기에 56.02%의 공격 성공률로 공격종합 부문에서도 전체 1위다.
오픈 4위(46.35%), 퀵오픈 2위(62.83%), 시간차 2위(78.26%), 후위 3위(55.07%) 등 세부 공격지표에서도 이름을 많이 올리며 명실상부 토종 최고의 아포짓 스파이커로 자리매김했다.
링컨 윌리엄스(호주)의 허리부상, 그에 따른 한 달 남짓의 공백 끝에 무라드 칸(파키스탄)을 영입하기까지 대한항공이 꽤 긴 기간 동안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의 부재 속에서도 선두권 싸움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임동혁의 든든한 존재감 덕분이다.
임동혁 이전 대한항공의 토종 에이스였던 정지석도 허리부상 여파로 2라운드까지 개점휴업에 들어갔고, 복귀 이후에도 커리어 로우의 성적을 올렸기에 임동혁의 분전은 더욱 빛난다.
다만 임동혁에게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36경기 중 주전으로 선발 출장한 경기는 절반이 조금 넘는 22경기에 불과하는 것. MVP 수상자가 팀 내에서 절대부동의 주전이 아닌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팀 내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공헌도로 이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이번엔 ‘정규리그 1위 프리미엄’이 앞선 정규리그 3연패 때에 비해 약하다는 것도 걸린다.
대한항공은 앞선 정규리그 3연패는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확정했다면, 이번 정규리그 1위는 본인들 스스로도 2위를 예감했다가 삼성화재가 지난 16일 우리카드를 풀 세트 접전 끝에 3-2를 잡아주면서 남의 손을 빌려 차지한 영광이었다.
◆ 한태준, 우리카드 돌풍을 이끈 ‘고졸 2년차’ 주전 세터
자력으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할 수 있는 기회를 두 번이나 놓쳐 챔프전 직행이 아닌 플레이오프 무대로 내려앉은 2위 우리카드에는 세터 한태준이 MVP 후보로 거론된다.
수성고를 졸업하고 2022~2023 신인 드래프트에 직행해 전체 4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한태준은 고졸 2년차인 올 시즌 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주전 세터에 올랐다.
신영철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기존 주전 세터였던 황승빈을 KB손해보험으로 트레이드하며 새 판을 짠 것도 한태준이 일천한 경험에도 한 팀을 이끌 수 있는 주전 세터 감으로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렸기에 가능했다.
한태준은 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놀라운 잠재능력을 발휘하며 우리카드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한태준의 대담한 경기 운영은 이제 갓 스무살을 넘긴 선수라고 믿기 힘든 수준이었다.
긴박한 랠리 속에서도 과감하게 속공을 구사하고, 상대 블로커들이 이를 견제하면 속공을 엮어 파이프(중앙 후위공격)로 다시 한 번 상대 블로커를 농락하는 등 시즌 중에도 성장을 거듭하며 시즌 전만 해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우리카드의 고공행진을 이끈 일등공신이다.
임동혁이 이미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한 선수였다면 한태준은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신예였기에 그의 성장 스토리는 더욱 극적이다.
이러한 스토리가 기자단 표심을 자극한다면 MVP 수상도 가능해 보인다.
◆ V리그 역사상 최고의 외인 레오, 개인 기록 앞세워 네 번째 MVP에 도전한다
임동혁의 다소 무뎌진 ‘정규리그 1위 프리미엄’에 한태준이 어쨌든 시즌 막판 정규리그 1위를 놓쳤다는 점에서 기자단의 표심이 향방을 잃고 개인 기록에 집중하게 된다면 OK금융그룹 공격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레오에게 쏠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과거 20대 초반 삼성화재 소속으로 V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던 레오는 삼성화재에서 뛴 3년(2012~2013, 2013~2014, 2014~2015) 동안 정규리그 MVP를 싹쓸이한 바 있다.
삼성화재 시절의 3년은 역대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도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레오는 지난 2021~2022시즌 OK금융그룹의 유니폼을 입으며 7년 만에 다시 V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30대가 되어 돌아온 레오는 과거의 괴물같은 운동능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V리그에서는 블로커 위에서 내리꽂는 타점을 자랑하며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군림하고 있다.
V리그 복귀 3년차인 올 시즌, 복귀 후 가장 빼어난 활약을 보이며 OK금융그룹의 봄 배구 컴백을 이끌었다.
특히 3라운드 6전 전패로 하위권으로 추락하던 OK금융그룹이 4라운드 6전 전승으로 봄 배구 진출의 기틀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은 레오의 공격점유율을 급격히 올렸기에 가능했다.
개인 기록 면에서는 임동혁과 한태준을 압도한다.
955득점으로 요스바니(삼성화재, 1068점)에 이어 전체 2위, 공격종합 2위(54.54%), 퀵오픈 9위(56.04%), 시간차 3위(73.33%), 후위공격 2위(57.17%), 서브 2위(세트당 0.489개)에 올랐다.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은 공격 효율이 가장 떨어지는 공격인 오픈에서 50.36%를 기록하며 V리그 유일하게 50%를 넘긴 선수라는 점이다.
과연 레오가 3위에 그친 팀 성적의 약점을 개인 기록으로 뛰어넘으며 생애 네 번째 정규리그 MVP를 수상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토토힐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남녀부 정규리그 1위팀이 정규리그 종료 하루 전인 16일 결정될 정도로 역대급 순위싸움을 벌였다.
21일 남자부 3위 OK금융그룹과 4위 현대캐피탈의 준플레이오프로 ‘봄 배구’가 시작하는 가운데, 남녀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남자부는 MVP 레이스를 독주하는 후보가 뚜렷하게 없는 ‘군웅할거’ 양상이다.
극적으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며 통합우승 4연패의 전제조건을 완성한 대한항공에서는 7년차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25)가 MVP 후보감이다.
대한항공이 치른 36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124세트를 소화한 임동혁은 559득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득점 부문 전체 7위, 토종 선수 중에는 1위다.
여기에 56.02%의 공격 성공률로 공격종합 부문에서도 전체 1위다.
오픈 4위(46.35%), 퀵오픈 2위(62.83%), 시간차 2위(78.26%), 후위 3위(55.07%) 등 세부 공격지표에서도 이름을 많이 올리며 명실상부 토종 최고의 아포짓 스파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임동혁 이전 대한항공의 토종 에이스였던 정지석도 허리부상 여파로 2라운드까지 개점휴업에 들어갔고, 복귀 이후에도 커리어 로우의 성적을 올렸기에 임동혁의 분전은 더욱 빛난다.
다만 임동혁에게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36경기 중 주전으로 선발 출장한 경기는 절반이 조금 넘는 22경기에 불과하는 것. MVP 수상자가 팀 내에서 절대부동의 주전이 아닌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팀 내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공헌도로 이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이번엔 ‘정규리그 1위 프리미엄’이 앞선 정규리그 3연패 때에 비해 약하다는 것도 걸린다.
대한항공은 앞선 정규리그 3연패는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확정했다면, 이번 정규리그 1위는 본인들 스스로도 2위를 예감했다가 삼성화재가 지난 16일 우리카드를 풀 세트 접전 끝에 3-2를 잡아주면서 남의 손을 빌려 차지한 영광이었다.
자력으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할 수 있는 기회를 두 번이나 놓쳐 챔프전 직행이 아닌 플레이오프 무대로 내려앉은 2위 우리카드에는 세터 한태준이 MVP 후보로 거론된다.
수성고를 졸업하고 2022~2023 신인 드래프트에 직행해 전체 4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한태준은 고졸 2년차인 올 시즌 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주전 세터에 올랐다.
신영철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기존 주전 세터였던 황승빈을 KB손해보험으로 트레이드하며 새 판을 짠 것도 한태준이 일천한 경험에도 한 팀을 이끌 수 있는 주전 세터 감으로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렸기에 가능했다.
한태준은 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놀라운 잠재능력을 발휘하며 우리카드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긴박한 랠리 속에서도 과감하게 속공을 구사하고, 상대 블로커들이 이를 견제하면 속공을 엮어 파이프(중앙 후위공격)로 다시 한 번 상대 블로커를 농락하는 등 시즌 중에도 성장을 거듭하며 시즌 전만 해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우리카드의 고공행진을 이끈 일등공신이다.
임동혁이 이미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한 선수였다면 한태준은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신예였기에 그의 성장 스토리는 더욱 극적이다.
이러한 스토리가 기자단 표심을 자극한다면 MVP 수상도 가능해 보인다.
임동혁의 다소 무뎌진 ‘정규리그 1위 프리미엄’에 한태준이 어쨌든 시즌 막판 정규리그 1위를 놓쳤다는 점에서 기자단의 표심이 향방을 잃고 개인 기록에 집중하게 된다면 OK금융그룹 공격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레오에게 쏠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과거 20대 초반 삼성화재 소속으로 V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던 레오는 삼성화재에서 뛴 3년(2012~2013, 2013~2014, 2014~2015) 동안 정규리그 MVP를 싹쓸이한 바 있다.
30대가 되어 돌아온 레오는 과거의 괴물같은 운동능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V리그에서는 블로커 위에서 내리꽂는 타점을 자랑하며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군림하고 있다.
V리그 복귀 3년차인 올 시즌, 복귀 후 가장 빼어난 활약을 보이며 OK금융그룹의 봄 배구 컴백을 이끌었다.
특히 3라운드 6전 전패로 하위권으로 추락하던 OK금융그룹이 4라운드 6전 전승으로 봄 배구 진출의 기틀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은 레오의 공격점유율을 급격히 올렸기에 가능했다.
개인 기록 면에서는 임동혁과 한태준을 압도한다.
955득점으로 요스바니(삼성화재, 1068점)에 이어 전체 2위, 공격종합 2위(54.54%), 퀵오픈 9위(56.04%), 시간차 3위(73.33%), 후위공격 2위(57.17%), 서브 2위(세트당 0.489개)에 올랐다.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은 공격 효율이 가장 떨어지는 공격인 오픈에서 50.36%를 기록하며 V리그 유일하게 50%를 넘긴 선수라는 점이다.
과연 레오가 3위에 그친 팀 성적의 약점을 개인 기록으로 뛰어넘으며 생애 네 번째 정규리그 MVP를 수상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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