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V12’ KIA 불펜의 역작… 곽도규 “매년 이 행복이 마지막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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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곽도규가 2024 한국시리즈 우승 세리머니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허행운 기자 |
최고의 히트상품, ‘V12’ 승리 요정으로.
뜨거웠던 2024 KBO리그의 주인공은 ‘호랑이 군단’ KIA였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4승1패로 웃었다.
짜릿했던 네 번의 승리, 그 전장에 매번 서있던 이름이 하나 있다.
올해 혜성처럼 나타나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폭풍 성장한 좌완 곽도규다.
2023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42순위의 순번 때문에 하이라이트와 거리가 먼 선수였지만, 숫자가 성공을 판가름하는 법은 아니었다.
올해 이범호 감독과 정재훈 투수코치의 신임 아래 개막 엔트리에 깜짝 승선해 붙박이 주전으로 급성장했다.
시즌 통틀어 1군 말소일수가 15일에 불과할 정도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올해 무려 71경기에 나서 4승2패 1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56(55⅔이닝 22자책점)의 멋진 성적표를 써냈다.
좌타 상대 원포인트로만 쓰였지만, 좋은 경기력 속에 자연스럽게 필승조로 위상이 올라갔다.
팀 내 장현식(75경기) 다음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필요할 때마다 팀 허리를 떠받쳤다.
KS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팀이 패배했던 3차전을 뺀 모든 경기에 나서 2승, 평균자책점 0(4이닝 무실점)을 남겼다.
삼진만 4개를 뺏었다.
피안타는 단 2개, 사사구는 하나도 없었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KS에서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을 펼쳐보였다.
KIA 곽도규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치고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우승이 확정된 5차전, 뜨거운 밤을 보낸 그는 “1년 동안 참았던 술을 한 잔 마시고 잠들고 싶다.
승리의 기쁨이 확실히 크다.
매년 이 행복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차오르는 벅찬 감정을 이야기했다.
“감독, 코치님께서 절 믿고 위험한 상황에서 내보내주셨다.
그에 보답한 것 같다.
좀 무뎌질 거라 생각했는데, 경기에 나갈수록 더 감사해지는 마음”이라고 웃기도 했다.
이어 그는 “KS라는 짧은 기간 동안 조금은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
정규시즌이 원체 길어서 몸 상태가 안 좋을 때 나가기도 했지만, 여러모로 많이 배울 수 있던 시리즈”라고 돌아봤다.
구원승이긴 하지만, ‘V12’를 구성한 4승 중 2번이나 승리 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1차전과 5차전에 만들어진 역전의 순간에 언제나 그가 마운드에 있었다.
그는 “제가 나간 경기는 다 이겼다.
성적, 숫자보다도 팀원들이 믿어주는 그런 좋은 기운이 있다.
타자들을 믿고 불펜이 할 일을 하면 된다는 서로의 믿음이 뭉쳐졌다.
좋은 기운이 계속 제게 왔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KIA 곽도규(왼쪽)가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치고 모자를 돌려쓰는 세리머니를 한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주전 도약부터 첫 KS 우승까지 쉼 없이 달려온 시즌이다.
그는 “프로로서 바랐던 모습이 많이 나왔다.
정말 힘들었지만 그만큼 재밌던 시즌”이라고 되짚으며 “앞으로 더 잘하는 시즌이 나오겠지만, 올해는 정말 손에 꼽는 시즌이 될 거다.
올해 던진 수천 개의 공들이 계약서 뒤 작은 ‘공(0)’이 됐으면 좋겠다”는 유쾌한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가파른 곽도규의 오름세, 엔딩은 국제대회가 장식한다.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 태극마크를 지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나선다.
그는 “KS 5차전 마치고 똑같이 내일 경기를 준비하듯 보강 운동을 했다.
올해 호주 캔버라(KIA 스프링캠프지)에서 시즌이 시작됐는데, 도쿄(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개최지)에서 시즌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당찬 각오를 띄워보냈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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