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꽃감독’의 결연한 마음가짐… “정규시즌, 적응을 마쳐야 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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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범호 감독이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비장한 각오로 출발선에 섰다.

프로야구 KIA의 2024시즌은 기대감으로 가득차있다.
지난해 전력을 온전히 보존한 가운데, 약점으로 지목된 외인 자리를 경쟁력 있는 자원으로 채웠다.
기존 선수들의 성장세도 눈에 들어온다.
‘우승 후보’ 타이틀이 자꾸만 따라다니는 이유다.

올 시즌 갑작스럽게 팀을 지휘하게 된 이범호 감독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전임 감독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타격코치로 시즌을 준비하던 그는 눈 떠보니 한 팀의 선장이 됐다.
만 42세로 프로야구 역대 최연소 감독 타이틀까지 안은 채, 스프링캠프부터 부랴부랴 ‘감독 이범호’로서의 모습을 준비했다.

긴장감 속에 출발한 시즌, 첫걸음은 성공적이다.
홈에서 펼쳐진 개막전에서 키움에 7-5 승리를 빚었다.
자신의 선수 은퇴식이 열린 2019년 7월 13일 이후, 1715일 만에 매진이 된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무려 7년 만에 개막전 승리를 만들어 낸 것. KIA의 ‘V11’이 완성된 2017년 이후 처음이었다는 점이 남다른 의미를 더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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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범호 감독(왼쪽)이 정재훈 투수코치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끝이 아니었다.
우천 취소로 한 경기를 건너뛰고 맞이한 26일 롯데전에서는 짜릿한 2-1, 1점 차 승리까지 빚어냈다.
베테랑 최형우의 동점포와 철벽 불펜의 방어 속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결승 적시타를 뽑아내는 등 투타 모두에서 박자가 착착 맞아든 승리였다.

물론, 갈 길은 멀다.
우승 후보 KIA에 ‘초보 감독’이 미치는 리스크에 대한 언급도 여전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감독의 비장한 각오만큼은 여느 사령탑 못지 않다.
“이제 정규시즌을 시작한 단계지만, 조금씩 적응을 마쳐야 하는 게 중요하다”며 당찬 의지를 다진다.

역설적인 메시지다.
누구라도 시즌 초반은 초보 감독의 적응기로 여긴다.
그러나 이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사령탑은 “시범경기가 적응 단계였다.
본 시즌을 진행하면서는 적응을 마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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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범호 감독(오른쪽)이 양현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남다른 준비가 빛을 본다.
개막전부터 과감한 주루플레이를 시도하고, 2년 차 투수 곽도규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도전적인 투수 교체까지 적중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번째 승리에서는 ‘초보’ 티가 나지 않는 무난한 경기 운영까지 훌륭히 소화했다.
묘수 같은 과감한 개입은 없었지만, 반대로 악수로 보일 아쉬운 지휘도 없었다.
감독 선임 때부터 강조했던 “선수들이 뛰어놀 수 있는 환경” 그대로를 보여준 한판이었다.

앞으로도 변할 것은 없다.
이 감독은 “매 경기 확실하게 어떤 운영을 할 것인지 플랜을 짜고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흔들림이 없다”며 “웬만한 상황에 대해서는 그림을 그리려 한다”고 짚었다.
또한 “물론 경기를 하다 보면 다른 변수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걸 가능한 적게 만들겠다.
그게 (감독으로서) 적응 기간을 최소화 하기 위한 준비”라고 강조했다.

광주=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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