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계속되는 황대헌 반칙, 넘어진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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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단순한 사고일까.

남자 쇼트트랙 경기서 한국 선수들끼리 부딪히는 ‘접촉 사고’가 자꾸 발생하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마찬가지. 황대헌(강원도청)의 반칙으로 박지원(서울시청)이 이틀 연속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18일 진행된 남자 1000m 결승전이 대표적이다.
황대헌에 이어 2위로 달리던 박지원은 7번째 바퀴에서 속도를 올리며 인코스 추월을 노렸다.
별다른 접촉 없이 선두 자리로 올라섰다.
문제는 그 직후다.
황대헌이 왼손으로 박지원의 허벅지 쪽을 잡아챈 것. 중심을 잃은 박지원은 대열에서 이탈, 펜스 쪽으로 밀려났다.
레이스를 포기해야 했다.
비디오 판독을 거친 뒤 심판은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부여했다.
윌리엄 단지누(캐나다)가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땄다.

박지원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기 후 “변수가 없는 경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는데, 또 변수가 나왔다”면서도 “어쩌면 이게 또 쇼트트랙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충돌 상황에 대해선 “느낌으로는 잡아당겨 지는 느낌이 들었다.
몸을 주체할 시간이 없었던 같다.
그래서 펜스에 부딪혔고, 서서 넘어져서 몸에 충격이 컸던 것 같다.
순간 정신이 또렷하게 서 있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대헌은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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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비난의 목소리가 커진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날 펼쳐진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1위로 달리던 박지원은 3바퀴를 남기고 인코스로 추월하던 황대헌과 부딪혀 밀려났다.
속도가 줄어 7명 중 가장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황대헌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페널티를 피하진 못했다.
남자 1500m, 1000m 결승서 연달아 부딪혔던 박지원은 남자 5000m 계주에 결장했다.
다행히 부상 정도가 심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다.
지난해 10월 열린 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도 황대헌은 반칙을 범했다.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밀어 옐로카드(YC)를 받았다.
옐로카드는 위험한 반칙을 했을 때 주어진다.
해당 대회에서 딴 월드컵 포인트가 몰수된다.

황대헌이 과거 동료 선수와 얼굴을 붉힌 기억이 있다.
2019년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중국)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린샤오쥔은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에선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이후 린샤오쥔은 중국 귀화를 선택했다.

박지원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개인전 2관왕에 올랐다.
이번 시즌 역시 월드컵 종합랭킹 1위에 오르며 2년 연속 크리스탈 글로브를 품에 안았다.
이번 대회에선 빈손이다.
2024~2025시즌 국가대표 자동 선발될 기회를 잃었다.
다음 달 열리는 국내 선발전에 출전해야 한다.
개인전에 출전하기 위해선 상위 3위 안에 들어야만 한다.
쇼트트랙 종목 상 어느 정도의 몸싸움은 발생할 수 있지만 같은 선수로 인해 번번이 피해를 입는 것은 분명 들여다봐야할 부분이다.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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