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하기 싫어요? 나와!”…복수의 시간, 모두가 즐겼다 [WKBL올스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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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아산=황혜정기자] “감독님, 하기 싫어요? 나와!”
선수가 감독에게 혼났던 지난 시간에 대한 ‘복수’에 나섰다.
‘역지사지’를 당한 감독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내 축제를 즐기며 기꺼이 선수의 복수에 무릎을 꿇었다.
1쿼터를 2분 정도 남겨뒀을 때,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블루스타 김정은(하나원큐)의 유니폼을 입고 투입됐다.
예고된 바다.
핑크스타 주장 박지현(우리은행)은 “감독님이 내게 경기 중 작전타임 때 ‘쇼하지 말라’는 영상이 화제가 됐는데, 오늘은 쇼하는 모습으로 도발할 예정이다.
감독님과 1대1도 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생각보다 위 감독이 일찍 투입됐다.
박지현의 복수가 시작됐다.
박지현은 위 감독을 적극적으로 1대1 마크하며 철벽 방어했다.
그럼에도 위 감독은 현란한 드리블을 선보이며 3점슛도 시도했다.
아쉽게 링에 닿지 못했다.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두 사람을 몰아줬고, 박지현은 위 감독을 가볍게 뚫고 레이업을 성공시켰다.
위 감독의 어록도 선수들이 고대로 읊으며 복수했다.
핑크스타 김단비(우리은행)는 마이크를 잡고 “박지현, 감독님이 수비 구멍이잖아! 1대1 하라고!”라며 위 감독을 놀렸다.
위 감독이 평소 정규리그 작전 시간에 많이 하는 말이다.
김정은도 냉큼 마이크를 잡고 “감독님, 하기 싫어요? 나와!”라며 위 감독의 어록을 외쳐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번엔 KB스타즈 김완수 감독이 코트에 나왔다.
2쿼터를 4분10초 남겨두고 핑크스타 박지수(KB)의 유니폼을 입고 투입된 김 감독은 블루스타 허예은(KB)에게 혼쭐이 났다.
허예은은 김 감독이 투입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할 거야 말 거야! 대답해 대답!”이라며 자신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되갚아줬다.
김 감독도 출중한 농구 실력을 선보였다.
김 감독은 허예은의 현란한 드리블에도 속지 않고 공을 밖으로 쳐내 감탄사를 일으켰다.
적극적인 몸싸움도 벌였다.
결국 허예은에게 밀려 발라당 넘어지기까지 했다.
3쿼터는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이 핑크스타 신이슬 유니폼을 입고, 3점슛을 호쾌하게 성공시켰고, 하나원큐 김도완 감독은 수차례 시도 끝에 3점슛을 넣었다.
4쿼터엔 BNK썸 박정은 감독과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이 코트에 나섰다.
박정은 감독은 김단비의 지시에 따라 요리조리 움직이며 장단을 맞춰줬고, 외곽에서 3점슛을 시도했는데 3개 중에 2개가 바스켓에 빨려 들어가며 왕년의 ‘레전드’임을 입증했다.
구 감독도 창의적인 패스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위 감독은 방송 중계진과 인터뷰에서 “박지현이 마냥 어린 줄 알았는데, 코트에서 직접 상대해보니 무게감이 있는 선수더라. 깜짝 투입이라 놀랐지만 재밌었다”며 미소 지었다.
6개 구단 감독들은 몸을 불사르는 등 적극적으로 선수들의 복수에 동참했다.
모두가 함께 즐긴 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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