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있는스포츠] AG 최다 금메달을 향해...구본길의 미소, “목표가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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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구본길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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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남자 사브르 구본길이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AG)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 신기록에 도전했다.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목표가 좌절됐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금메달을 차지한 대표팀 후배 오상욱에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다.
더불어 다음 AG까지 힘차게 전진할 동기부여를 얻었다.
◆ 펜싱과 인연
인연은 중학생 때 시작됐다.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다 눈에 띄어 펜싱을 접하게 됐다.
구본길은 “처음엔 호기심이었다.
칼로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멋있어 보였다”고 웃은 뒤 “그 당시에 달리기도 빠르고 몸도 말랐다.
키도 작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눈에 띈 것 같다”고 전했다.
전국대회에 나가 입상을 하면서 확신이 생겼다.
그는 “당시만 하더라도 펜싱이 지금처럼 알려지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도 운동을 했었는데 나 때문에 진 경기들이 있어서 트라우마가 있었다”면서 “중학교 때 공부도 잘하지 못했는데 펜싱을 시작한 후 전국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
그때부터 펜싱에 흥미를 갖고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펜싱은 사브르와 플뢰레, 에페로 세부 종목이 나뉜다.
구본길의 주 종목인 사브르는 단거리 달리기로 비유될 만큼 빠르고 박진감이 넘치는 종목이다.
그는 “세부 종목에 선택 사항이 없었다.
학교에 사브르가 있어서 선택했다.
한 번 고르면 그대로 가야만 했다”고 밝혔다.
또 구본길은 “사브르는 워낙 빠르기 때문에 경기 전에 수를 다 짜놔야 한다.
머리싸움이 경기 중에서 치열하게 펼쳐지기 때문에 알고 보면 더 재밌다.
경기 중에 변수가 발생하면 그에 맞게 상대를 속여야 하고 작전대로 풀리지 않았을 땐 빨리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종목의 특성에 맞춰 공격적인 펜싱 스타일을 갖추게 됐다.
구본길은 공격적인 펜싱으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다른 종목과 달리 사브르는 공격이 우선이다.
공격과 수비 중에 어떤 것이 더 확률이 높은지 생각을 했을 때 공격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펜싱 구본길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
2010년 광저우 AG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름 석 자를 드높였다.
그는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다”고 회상한 후 “첫 메이저 대회였고 군대에 가냐,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들어가냐 선택의 기로에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구본길은 “정말 멋모르고 했다.
당시엔 경험이 없다 보니 상대를 생각하기보단 내가 해야 할 것만 집중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외적인 것을 많이 신경 쓰게 되더라. 주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것도 국가대표의 무게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광저우 AG를 시작으로 남자 사브르는 세계 무대에 진출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구본길도 한국 펜싱 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대한민국 남자 사브르의 발전, 한국 펜싱의 발전은 런던 올림픽을 기점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그전에 선배님들, 많은 선생님이 노력했지만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발판이었다”고 자신했다.
또 구본길은 “펜싱은 심판의 영향이 많은 종목이다.
그동안 한국은 100년이 지나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자랐다.
그 시기를 앞당겨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기뻐했다.
당시 함께했던 오은석, 원우영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이들이 있었기에 마블의 어벤저스를 패러디한 ‘어펜져스’(펜싱+어벤저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
구본길은 김정환과 사브르 대표팀을 이끌었고 오상욱과 김준호가 가세해 도쿄 올림픽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구본길은 “런던 올림픽 때 함께했던 오은석, 원우영 선수가 끝까지 버텨줬다.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서 세대교체가 잘 이뤄졌다”고 고마워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함께한 김정환에 대해서도 변함없이 믿음을 보냈다.
그는 “(김)정환이 형은 소울 메이트다.
2008년에 처음 국가대표가 됐는데 그때부터 함께 해왔다.
정환이 형이 있으면서 제가 중간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정환이 형 덕분에 저도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쉽진 않겠지만 파리 올림픽도 같이 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 “금메달보다 기뻤어요”
항저우 AG 개인전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에 이어 오상욱과 결승에서 만났다.
자카르타·팔렘방 AG에는 구본길이 금메달을 땄는데 항저우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구본길은 개인전 4연패와 함께 한국 선수 AG 최다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도 단체전 정상에 오르며 AG 금메달 최다 타이기록(6개)을 세웠다.
구본길은 “한국 선수는 결승전에서 제일 만나기 싫지만 그래도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AG에선 개인전에 2명이 나가는데 결승에 한국 선수끼리 만났다는 것은 최고로 거둘 수 있는 성적을 낸 것이다.
이번 대회는 남달랐다.
저는 결승까지 힘겹게 올라왔는데 (오)상욱이는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동기부여가 생겨서 결승까지 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4연패를 하는 것은 어렵다.
16년 동안 정상을 지켜야 하는데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4연패 도전 자체만으로도 큰 영광이었다.
은메달을 땄지만 금메달을 딴 기분이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기에 어느 대회의 금메달보다 더 기쁘다”고 웃었다.
펜싱 구본길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
항저우 AG가 끝난 후 다시 숨 가쁘게 달린다.
내년 7월 파리 올림픽이 열리고 2026년에는 나고야 AG가 기다린다.
구본길은 “모든 대회에서 메달을 따봤다.
올림픽에선 은퇴하기 전에 개인전 입상을 하는 것이 목표다”면서 “단체전을 함께한 동료들에 대한 믿음은 확실하다.
하지만 다른 나라도 세대교체가 많이 됐다.
펜싱의 종주국인 프랑스에서 열리기 때문에 힘들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잘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더불어 나고야 AG를 향한 의지도 불태웠다.
그는 “항저우에서 6번째 금메달을 따서 타이기록을 세웠을 때 한편으론 기분이 좋았다.
‘나고야까지 할 수 있다’라는 명분이 생긴 것 아닌가”라고 웃은 후 “목표가 생겼다.
이번에 신기록을 세웠다면 내려놨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저만의 동기부여가 생겼다”고 바라봤다.
앞으로의 인생도 한국 펜싱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은 기술보다는 선수에 대한 자세, 품격, 운동에 대한 태도인 것 같다.
본받을 수 있게 더 노력하고 솔선수범해야 한다.
노장이 됐다고 게으른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구본길은 “앞으로도 펜싱만 바라보겠다.
후배 양성이나 우리나라 펜싱 발전을 위해서, 혹은 행정가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을 하고 싶다.
펜싱으로 시작해 펜싱으로 마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정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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