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항마’ 떠오른 허정무 “정 회장 4선 도전, 그 자체로 축구계 큰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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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전 국가대표 감독이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력한 한마디를 내놨다.

대한축구협회(KFA) 차기 회장 선거에 공식 출마를 선언한 허정무 전 국가대표 감독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몽규 회장의 귀에는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아우성이 들리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공개하고, 정 회장의 4선 도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허 전 감독은 “정몽규 회장은 국민들의 여망과 달리 정반대의 결정을 내리며 축구 팬들과 축구인들에게 큰 실망과 좌절을 안겼다”며 “정 회장의 4선 도전은 그 자체로 축구계의 큰 불행”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정 회장과 벌일 선거에 대해 “축구계 안팎에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란 말이 들린다”면서도 “저 역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또 “당당하고 유쾌하게 도전해 후배들에게 공정하고, 자랑스러운 축구협회를 만들어 주겠다.
후배들이 마음껏 축구에 전념하는 징검다리가 되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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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전 국가대표 감독이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음은 허정무 전 감독의 입장문 전문

정몽규 현 대한축구협회장이 4선에 도전하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회장은 절차를 무시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비상근 임원에 대한 방만한 자문료 지급 등 독단적이고, 불투명하며, 무책임한 협회 운영으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 요구를 받았습니다.

더구나 정 회장 체제 아래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추락을 지켜보는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만시지탄(?時之歎)이지만, 수많은 축구인과 축구팬들은 정몽규 회장이 책임있는 모습과 자세를 보여주길 바랐습니다.
그래야 우리 축구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국민들의 여망과는 달리 정반대의 결정을 내리며 또 한번 축구팬들과 축구인들에게 큰 실망감과 좌절감을 안겼습니다.
국민들의 충심 어린 고언은 보지도, 듣지도 않겠다는 독선적이고 무책임한 경영 스타 일을 다시 한번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은 그 자체로 축구계의 큰 불행입니다.
무엇보다 변화와 혁신의 기로에 서 있는 한국축구가 개혁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수많은 축구팬들과 축구인들은 축구협회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태어나고, 공정과 상식, 원칙을 되찾길 바라고 있습니다.
제왕적인 수장이 아니라 소통하는 협회장! 밀실 행정이 아니라 열린 경영! 반칙과 특권이 아닌 원칙과 규정에 따른 의사결정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축구협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런 실낱같은 기대마저 완전히 저버렸습니다.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선대 회장님들의 업적에 누가 되지 않고 명예롭게 물러나는 최선의 길이지만, 다시한번 허탈감과 배신감만을 남겨주었습니다.

정몽규 회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4선 도전 선언이 아니라 위법·부당한 축구협회 운영에 대한 문체부 감사결과 조치요구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합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결과 총 27건에 대해 문책(징계), 시정, 주의, 제도개 선을 통보하였고, 특히 정몽규 회장 등 관련자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 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몽규 회장과 축구협회에 현재까지 이에 대한 어떠한 조치나 소명도 없이 4선에 도전할 뜻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이제까지 정몽규 회장이 보여온 독단적이고 무책임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다시한 번 보여주는 것으로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존경하는 축구인, 그리고 축구팬 여러분! 안타깝지만 정몽규 회장의 출마 선언으로 저는 이제 정 회장과 함께 축구협회 차기 회장 선거를 치르게 됩니다.
지난 출마 선언에서 밝혔듯이, 저는 한평생 축구인의 외길을 걸으며 팬들로부터 큰 사랑도 받았고, 때로는 가슴 아픈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영광스러운 순간도 있었지만, 좌절을 맛보며 괴로워하기도 했습니다.
후배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고, 지도자로서 부족함도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가 꼭 정몽규 회장의 대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축구계에 오랫동안 몸담아 왔기에 그리 신선하고 매력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압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비겁하고 비굴하게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란 말이 들립니다.
조직과 인맥, 보이지 않는 기득권까지 절대적 열세인 허정무 감독이 ‘과연 골리앗 같은 정 회장을 상대해 ‘이길 수 있을까?’ 라고 말합니다.
저 역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중과부적(衆寡不敵)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 고향 앞바다를 누비며 나라를 지켰던 충무공은 13척의 배로 4백여척의 왜선를 쓰러뜨리며 나라를 지켜냈습니다.
자랑스런 역사를 써온 우리 선조들처럼 제 몸안에는 누구와도 맞설 수 있는 피끓는 열정이 있습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공정과 상식 그리고 원칙이 통하는 대한축구협회와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서 국민과 축구인들이 나서야 합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통해 정 회장의 폭주를 막고 대한축구협회의 혁신을 주도할 인물을 뽑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는 시간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한국축구의 백년이 좌우될 것입니다.
저는 비록 단기필마(單騎匹馬)지만 당당하고 유쾌하게 도전해 후배들에게 공정하고, 자랑스러운 축구협회를 만들어 주고자 합니다.
후배들이 마음껏 축구에 전념하는 징검다리가 되고자 합니다.

함께해 주십시오! 변화를 바라는 축구팬들과 국민 여러분이 함께 한다면 , 불공정과 반칙이 사라지길 바라는 축구인들이 함께 한다면, 그리고 깨어있는 시민들처럼 올바른 판단이 함께 한다면 우리 축구계를 바꿀 수 있고, 우리 축구는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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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09.24. [email protected]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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