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이적… KT 허경민 “내 생애 가장 힘든 시간, 두산 팬들께 죄송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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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종원 기자
“제 인생에 있어 정말 가장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프로야구 KT의 내야수 허경민이 이적 후 첫 공개석상에서 진심을 전했다.
한마디 한마디, 조심스러웠다.
새롭게 합류하게 된 KT에는 첫인사를 건네면서도 전 소속팀 두산을 향해서는 거듭 ‘죄송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을 정도다.

앞서 두산과 맺은 기존 3년 20억원 선수 옵션을 포기하고 자유계약선수(FA) 신청 및 옵트타웃을 선언했다.
이어 8일 KT와 4년 총액 40억원 계약을 맺었다.
올겨울 가장 충격적인 소식 가운데 하나였다.

다른 누구도 아닌 ‘허경민’이었기에 강렬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2009년 2차 1라운드로 입단해 줄곧 두산에서만 뛰었다.
잠재력을 만개하기 시작한 2012년부터는 KBO리그 최정상급 내야수로 우뚝 서며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한 바 있다.
올 시즌 도중만 해도 잔류 의사를 내비쳤던 상황, 그러나 끝내 이적을 택했다.

선수 본인은 이와 관련해 “내게 화나신 분이 많은 걸 알고 있다.
그동안 응원해 주신 두산 팬분들께 너무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고 무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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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 위즈 제공
23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4 kt wiz 팬 페스티벌’에는 허경민을 포함한 이적생 오원석, 장진혁 등이 함께했다.
이 가운데 취재진과 만난 허경민은 “모든 게 새롭다.
KT 유니폼을 입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오늘 KT 팬분들이 환영 인사를 많이 보내주셨고, 또 내년 시즌 잘해달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이제는 정말 KT 선수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정든 팀을 떠나 새 팀으로 합류하게 된 배경에는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먼저 두산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한다.
이번 계약 과정이 짧다면 짧을 수 있지만, 내겐 아니었다.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든 시간이었고, 계약 후에도 많이 울었다.
두산을 향한 감사함, 죄송함 때문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KT의 진심 어린 접근에 (이적) 결정을 내렸다.
FA 개장 후 가장 먼저 연락을 주셨고, 또 적극적으로 ‘네가 필요하다’고 해주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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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7회말 무사 주자 2루 상황 두산 허경민이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2루 베이스를 밟고 있다.
사진=뉴시스
1990년생 동갑내기 외야수 정수빈(두산)을 향한 미안함도 전했다.
허경민은 “(이적이 결정되고) 가장 먼저 연락을 했다”면서 “항상 함께하자고 약속했는데, (정)수빈이한테는 고맙고 또 미안한 게 있다”고 했다.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외야수 박건우(NC)의 이름도 나왔다.
“(박)건우, 수빈이와 같이 뛰었을 때 생각이 난다.
나를 끌어준 친구들이다.
둘은 마라톤으로 치면 내겐 ‘페이스메이커’ 같은 존재였다.
정말 즐겁게 야구를 했던 기억”이라고 떠올렸다.

좋았던 시간을 뒤로 하고 이제는 KT와 함께 앞으로 나아간다.
그간 외부에서 지켜본 KT는 어떤 팀이었을까. 이에 허경민은 “항상 강팀이라고 생각했다.
투수진이 좋고, 타선은 빈틈이 느껴지지 않더라. 상대하기 늘 까다로웠다”고 답했다.
새로 마주할 동료들과의 케미도 기대할 만하다.
특히 후배 선수들과 친해지는 게 목표다.
차근차근 적응해 좋은 시너지를 낼 생각이다.

한편, 주 포지션 3루에서 ‘터줏대감’ 황재균과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손을 내저은 허경민은 “(황)재균이 형은 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커리어를 갖고 있다.
‘경쟁에서 꼭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이곳에 온 건 아니다.
KT가 승리하기 위해서 필요한 역할이라면, 내가 잘할 수 있는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유격수 포지션에 대한 질문에는 “다들 내게 궁금하신 부분인 듯싶다”면서도 “사실 유격수를 제대로 본 지 오래되긴 했다.
아직은 ‘어느 포지션을 하겠다’ ‘어느 포지션을 할 수 있다’ 이런 얘기를 말씀드리기 어려울 듯싶다.
일단은 내년 캠프 첫날 좋은 몸 상태로 합류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수원=김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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