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분장팀장 출신→진선규도 응원…펜싱 조은혜, 끝내 패럴림픽 개인전 메달 무산 [파리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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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붓 대신 칼을 잡았다.
기대를 모았다.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영화 ‘범죄도시’ 분장팀장에서 한국 휠체어펜싱 선수로 변신한 조은혜(39·부루벨코리아)가 패럴림픽 개인전 메달 획득에 끝내 실패했다.

조은혜는 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패럴림픽 휠체어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스포츠등급 B)에서 9위를 기록했다.
8강전에 패한 뒤 패자부활전 2라운드에서 캐나다의 트리니티 로우시안에 7-15로 졌다.

출발은 산뜻했다.
주종목인 여자 에페 개인전 16강에서 브라질의 모니카 산토스를 15-1로 완파하며 가볍게 8강에 올랐다.
그러나 8강에서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에페 개인전 은메달리스트인 중국의 란주아오를 상대로 접전 끝에 10-15로 졌다.
8-9까지 맞섰지만, 막판 연속 3점을 내준 끝에 9-13으로 몰렸고 결국 역전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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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에서 떨어진 조은혜는 패자부활전 2라운드에 진출해 동메달 결정전을 노렸다.
첫 상대로 만난 로우시안은 조은혜가 휠체어펜싱 첫 날 열린 사브르 개인전 16강에서 한번 상대한 바 있다.
당시에는 조은혜가 15-8로 이겼다.

그러나 조은혜와 마찬가지로 로우시안 역시 에페가 주종목이다.
사브르 개인전 때와 경기력이 사뭇 달랐다.
초반부터 조은혜의 빈틈을 여지없이 찔러왔다.
초반 점수차가 1-6까지 벌어졌다.
조은혜는 침착하게 상대의 흐름을 받아넘기려 했지만, 결국 이 점수차를 극복하지 못한 채 7-15로 지고 말았다.

이로써 조은혜는 파리 패럴림픽 개인전 3종목(사브르, 플뢰레, 에페)을 각각 공동 7위와 4위, 공동 9위로 마감하게 됐다.
아직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격차가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낙상사고로 인한 척수장애를 입었지만, 휠체어 펜싱 국가대표로 ‘제2의 커리어’를 열었던 것처럼 패배 앞에 의연했다.
조은혜의 패럴림피언으로서의 커리어는 이제 막 열렸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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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는 “좀 더 자신감을 갖고 했어야 하는데 상대 움직임에 너무 따라간 게 문제였다.
거리도 중요한데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거 같다”면서 “내일 (에페)단체전이 남았다.
오늘까지 경기했던 것들을 잘 돌아보고 보완해서 단체전 때는 좋은 경기력으로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년 뒤 아시안게임, 4년 뒤 패럴림픽이 있다.
실력을 더 탄탄하게 차분히 다져서 그때는 꼭 메달을 따겠다.
이제 패럴림픽 한 번 해봤을 뿐이다.
매 경기마다 배워나가는 게 있기 때문에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고, 잘 연구해서 좋은 경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의연하게 새로운 결의를 다지던 조은혜는 휠체어 펜싱을 시작하면서부터 함께 동고동락해 온 박다영 감독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박 감독은 조은혜가 패자부활전 2라운드에서 패한 직후 믹스트존에서 “캐나다 선수 역시 에페가 주종목이라 강했다.
조은혜가 많이 준비했는데, 좀 아쉽다”는 말을 하다가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이며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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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이 눈물을 보였다는 말을 듣자마자 조은혜의 커다란 눈에 물기가 맺히려 했다.
조은혜는 “죄송하다”면서 다시금 감정을 추슬렀다.
잠시 후 내일 경기를 잘하겠다며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퇴장했다.

조은혜는 흥행에 대성공한 액션영화 ‘범죄도시’ 1편에서 분장팀장을 맡아 마동석과 진선규 등의 분장을 담당했던 ‘영화인’이었다.
영화계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꿈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낙상사고로 척수장애를 얻었다.
병원에서 재활치료 중 TV로 접한 휠체어 펜싱에 매료돼 직접 협회에 연락해 휠체어 선수로서의 새 커리어를 당당히 펼쳐나가고 있다.

영화 작업을 함께 했던 진선규는 패럴림픽을 앞두고 개인 SNS(인스타그램)를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6일 에페 경기를 앞두고서도 조은혜의 경기 사진과 함께 ‘우리 은혜 너무 장하다.
잘 하고 돌아와~ 기도할게!’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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