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들다” 반전투 시작점에서 다음을 봤다, 그리고 부활을 알렸다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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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 다음에 더 좋은 켈리의 경기를 보기 위해 6회까지만 가기로 했다.
”
지난 1일 잠실 두산전이었다.
5월까지 평균자책점 5.60. ‘정말 여기까지인가’라는 시선이 그를 향하고 있을 때 시계를 거꾸로 돌렸다.
올시즌 내내 나오지 않았던 시속 140㎞ 중후반대의 속구를 꾸준히 던졌다.
전광판에 최고 구속 150㎞. 구단 데이터 분석팀에서 전달한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147㎞. 6이닝 비자책으로 자신을 향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LG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5) 얘기다.
한국에서 풀타임 5년을 보냈고 6년째에 임하고 있는 만 35세 투수. 그가 한국땅을 밟은 2019년을 기준으로 그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없다.
160경기에 등판해 972.1이닝을 기록한 꾸준함의 대명사이자 철인. 무엇보다 큰 경기에서 더 강한 ‘빅 게임 피처’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해왔다.
LG 구단 역사에 남을 2023년 11월13일 한국시리즈 5차전 승리 투수 또한 켈리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투수가 특히 그렇다.
갑자기 수술대에 오르고 1년 이상 재활에 임하는 게 빈번한 현대 야구에서 5년 이상 ‘개근’은 불가능에 가깝다.
아프거나 기량이 떨어져 내리막을 걷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켈리에게도 그 시기가 오는 것 같았다.
올시즌 들어 몰라보게 구속이 떨어졌다.
속구 평균 구속 142㎞에 머무는 경기를 반복했고 평균자책점은 치솟았다.
KBO리그 5년 동안 두 시즌 2점대, 세 시즌 3점대였던 평균자책점이 올시즌에는 5.72까지 향했다.
그런데도 마냥 좌절하지 않았다.
늘 다음을 바라보며 맹훈련에 임했다.
LG 김경태 투수 코치는 지난 1일 잠실 두산전 이후 켈리에 대해 “정말 훈련을 엄청나게 한다.
좋았을 때 모습을 꾸준히 돌려보면서 그때 모습을 찾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며 “속구 구속이 안 나오는 데에 켈리도 답답함을 느낀다.
그래서 투구시 하체 움직임이 신경 쓰고 자신도 모르게 글러브가 열렸던 것을 닫는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실제로 계속 좋아지고 있다.
감독님이 주문하신 포크볼 또한 부지런히 던진다”고 말했다.
그렇게 두산을 상대로 반전 시작점을 찍었다.
다소 의외인 점은 이닝이었다.
6회까지 투구수 86개였던 만큼 7회도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켈리 스스로 6회에서 끊고 싶다며 이례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김 코치는 “켈리가 오랜만에 구속이 잘 나와서 그런지 자신도 모르게 100% 이상 전력 투구를 했다고 하더라. 너무 힘들다며 7회에 나갈 수 있지만 다음 경기를 위해 6회까지 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다.
감독님도 켈리 의견을 수용했다.
감독님과 다음에 더 좋은 켈리의 경기를 보기 위해 6회까지만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염경엽 감독과 김경태 코치의 판단은 적중했다.
켈리는 6월에 치른 5번의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했다.
5경기 모두 두산전처럼 빠른 공을 던지지는 못했으나 이전보다는 확실히 속구 구속이 올라왔다.
구속이 올라오면서 다채로운 볼배합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자신감이 붙자 커맨드도 정교해지고 투구 템포도 예전처럼 빨라졌다.
그리고 지난 25일 잠실 삼성전에서 인생 경기를 했다.
8회까지 퍼펙트. 9회 첫 타자 윤정빈에게 유일한 안타이자 출루를 허용해 새 역사를 만들지는 못했으나 완봉승을 이뤘다.
이날 경기 또한 두산전처럼 속구 구속이 140㎞ 중후반대에서 형성됐다.
빠른 공을 던지는 켈리가 얼마나 대단하고 무서운 투수인지 다시 한번 증명됐다.
LG는 켈리의 완봉투로 불펜 소모 없이 일주일을 시작했다.
24일 전 코칭스태프에 양해를 구하며 6회까지만 던졌던 것을 두 배로 갚았다.
경기 후 켈리는 “오늘 정말 멋진 하루를 보냈는데 오늘까지만 이 기분을 즐기겠다.
그리고 내일에는 오늘 투구 느낌을 이어갈 수 있게 다시 열심히 훈련하겠다”며 “내일 야구장에 오는 순간부터 새로운 날이라는 생각을 갖고 다음 등판을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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