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철저한 준비성, 세계와 격차 벌어진 한국 프로스포츠[장강훈의 액션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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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알링턴(미 텍사스주)=장강훈 기자] 군더더기가 없다.
플레이는 물론 이닝 교대, 투수 교체, 대타 등 경기를 잠시 중단했을 때도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불필요한 동작이 없다.
메이저리그(ML)는 경기시간 단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피치클락을 도입한 뒤 정규시즌 평균 경기시간이 2시간39분가량으로 줄었다.
길다 싶은 영화 러닝타임이 150분 내외인 것을 고려하면 얼추 비슷하다.
ML 텍사스 홈구장인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경기를 지켜보니 ‘준비가 빠르다’는 느낌이었다.
쓸데없는 동작이 없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배트를 내밀거나, 칼날 제구로 모든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넣는 것도 아니다.
멋진 더블플레이를 완성한 뒤 환호하거나 결정적인 위기에서 삼진을 잡아낸 뒤 포효하는 것도 ML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박진감이 느껴졌다.
‘준비가 빠르다’고 느끼게 하는 요인은 기본기다.
특히 야수의 움직임은 KBO리그와 차이가 컸다.
화려한 수비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볼을 따라가면서 잡고 던지는 동작이 간결하다.
타구에 반응하는 속도가 빠르니 안정적인 자세로 포구한다.
포구 후에는 주자 움직임을 보며 여유 있게 송구한다.
또 정확하다.
가볍게 던지지만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간다.
유려하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준비가 빠르다’는 느낌은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다.
지난 2~6일 텍사스주 맥키니에 있는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몇 가지 장면이 눈에 띄었다.
대회 이틀 전 치른 프로암 대회 때 골프장 곳곳에 설치한 리더보드 전광판, 샷 트래킹, 플레이 정보 등이 PGA투어와 똑같이 제공됐다.
프로암 대회는 순수 아마추어가 대회 출전 선수와 조를 이뤄 플레이하는데, 타구도 측정하고 스코어도 노출하는 게 낯설어 보였다.
투어 관계자는 “샷링크(Shotlink)라는 외주 업체가 리더보드와 트래킹 데이터 수집 등을 한다.
매주 대회할 때 연습라운드, 프로암 등에서 데이터를 측정하며 정확도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대회 중 일어날 각종 오류를 제거하는 게 ‘당연한 서비스’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진가는 대회 때 드러난다.
라이브 중계를 하지 않아도 미디어센터에 중계영상이 송출된다.
홈페이지에는 선수의 플레이가 거의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샷 트래킹 데이터 뿐 아니라 플레이 영상까지 볼 수 있다.
중계방송을 보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다.
ML과 PGA투어를 현지에서 경험하며 국내 프로스포츠는 산업화 측면에서 갈 길이 멀다는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선수의 마인드부터 리그나 투어를 돋보이게 만드는 지원 부서까지, 철저하게 시스템 안에서 움직인다.
프로의식이 몸에 뱄다.
자기 입지 강화를 위해 스포츠를 도구로 삼거나 조직을 사유화하는 게 당연하다고 인식하는 국내 정서를 보면 프로스포츠 산업화는 불가능해 보인다.
세계와 수준 차, 생각보다 크게 벌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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