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끝이 없다…꼭 필요한 코칭이란 [헐크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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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4월27일 ‘스포츠 멘탈 코칭’ 수업이 있다고 해 이날 만큼은 꼭 참석하고 싶어 모든 스케줄을 뺐다.
‘스포츠 멘탈 코칭’이 2017년 출발해 어느새 8년이 됐다.
나는 ‘멘탈 코칭’ 2기다.
SK에서 나와 ‘멘탈 코칭’ 1기 회장인 김한근 선배의 강력한 추천으로 시작했다.
사실 멘탈 코칭은 이미 미국에서 여러 번 경험한 적이 있어 고사했던 기억이 난다.
김한근 선배의 적극적인 도움과 주위 사람들의 권면으로 인해 결국 긴 시간 동안 전문적인 ‘멘탈 코칭’을 모두 수료하게 되었다.
비록 현장에서 떠난 몸이지만, 뒤늦은 나이에 내가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공부였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지도자가 아무리 좋은 기술과 노하우를 갖고 있더라도 선수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일은 또다른 영역이다.
‘멘탈 코칭’을 배우면서 깨달았다.
지도자는 선수들에게 일방적인 지시나 가르침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호 커뮤니케이션으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지도자는 선수들에게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선수들이 스스로 깨닫고 배움의 과정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코칭 지도법이다.
이날 ‘츠게 요이치로’ 교수한테 들은 이야기도 그랬다.
선수들이 스스로 깨닫고, 선수 스스로 문제를 풀어 가고, 선수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뒤에서 도와주는 것이 코칭이란다.
과거 스즈키 이치로의 인터뷰 기사를 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치로는 “숫자를 남기기 위해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마음속에 연마하고 싶은 돌이 있다.
야구를 통해 그 돌을 빛나게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준비를 위한 준비까지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했다.
문득 평생 도자기를 만드는 장인이 제자에게 말했던 일화가 떠올랐다.
제자가 보기에는 멀쩡한 고려청자를 휙 둘러보고는 가차 없이 깨버리는 스승을 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왜 힘들게 만든 고려청자를 그렇게 쉽게 깨버리십니까? 제가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자 스승이 대답했다.
“이미 이 도자기의 완벽한 존재는 내 머릿속에 존재했다.
그러나 내가 빚어낸 도자기의 실체는 내가 이미 만들어 놓았던 완벽한 도자기가 아니기에 나는 그것을 깨버리는 것이다”
본질의 속성을 탐구하고자 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적 관점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일화이다.
인간이 추구해야 되는 진정한 가치를 설명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야구와 충분히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야구를 할 때 오랜 훈련과 지도를 통해 선수들은 본인이 머릿속에 그려둔 완벽한 모습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스프링캠프에서 지난시즌 중에는 만들지 못한 완벽한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한 훈련이 꼭 필요하다.
현장을 나와 재능기부 하기 위해 전국을 돌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하는 단골 멘트가 있다.
“몸으로 아무 생각 없이 100번을 반복하는 것보다는 10번을 반복하고 1번 깊이 생각하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나 실수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훈련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인 방법이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수비하면서 자기에게 공이 올까 두려워하지 말고 실수해도 되니 즐기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라는 이야기를 늘 학생들에게 하고 있다.
이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때 선수들의 기량은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할 수 있다.
삶 속에서 야구가 고통스럽고 두려운 직업이 아니라 야구 자체가 행복이며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기본에 충실하되 그 기본을 선수들의 개성과 신체에 맞게 발전시켜 자기화 또는 유일한 브랜드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훌륭한 코치다.
단순히 기술을 잘 가르치고 야구 시합을 잘하게 만드는 일차적인 차원을 뛰어넘어 선수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야구가 그들의 삶 속에 행복을 느끼게 만드는 그런 코칭이 이제 필요하다.
훌륭한 인성을 갖추고 선수들의 힘듦을 진실하게 공감할 수 있는 코칭. 아름다운 고려청자를 머릿속에서 그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고 그것을 정성껏 준비하여 현실에 빚어낼 수 있게 하는 코칭이 지금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함을 피력하고 싶다.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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