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도루 성공률 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워밍업일 뿐이다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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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베이스 크기 확대 효과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71%였던 도루 성공률이 75.2%로 올랐다.
네 번 뛰면 세 번 성공하는, 꽤 승산이 높아진 도루다.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다.
지난해까지 15인치(38.1㎝)였던 베이스 크기가 올해 18인치(47.72㎝)로 커졌다.
이에 따라 베이스간 거리도 11㎝ 가량 짧아졌다.
한 뼘에 불과한 길이지만 도루에서는 큰 차이를 가져온다.
지금까지 비디오 판독 결과만 봐도 그렇다.
찰나의 순간, 손가락 하나 차이로 세이프와 아웃이 결정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실질적인 베이스간 거리는 11㎝ 이상 짧아졌다.
리드 폭을 길게 가져가는 이른바 대도(大盜)에게 특히 그렇다.
베이스 크기가 커졌기 때문에 투수 견제 시 돌아가는 거리도 짧다.
잘 뛰는 선수에게 더 유리해진 베이스 크기 확대다.

도루 숫자만 봐도 그렇다.
LG 박해민은 벌써 도루 14개다.
지난해 144경기에 출장해 도루 26개였는데 올해는 22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지난해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성공률은 더 눈에 띈다.
68.4%에서 93.3%로 껑충 뛰었다.

박해민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일단 작년에 우리 팀 전체가 많이 뛰었다.
1년 동안 뛰는 야구를 하면서 뛰는 습관이 생겼는데 때마침 베이스도 커졌다.
자연스럽게 성공률이 올라가고 도루 숫자도 많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해민의 말처럼 LG는 도루 35개로 2년 연속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성공률은 77.8%. 지난해 62.2%보다 크게 올랐다.

총 105경기가 진행된 17일 기준 리그 전체 도루 숫자는 194개. 지난해 106경기가 진행된 시점에서 리그 전체 도루 숫자는 160개였다.
이 추세라면 10구단 체제 최다 도루도 가능하다.
10구단 체제 첫해였던 2015년 도루 1202개 이후 도루 숫자가 1100개가 넘은 적은 없었다.
지난해 2016년 이후 7년 만에 도루 1000개를 넘겼는데 올해는 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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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시범운영 중인 피치 클락. 그리고 피치 클락이 정식으로 도입될 시 적용될 견제 제한이 적용되면 그야말로 ‘도루 천국’이다.
메이저리그(ML)처럼 3번째 견제 실패시 자동 진루가 주어지면 주자가 지극히 유리해진다.
지난해 모든 규정이 적용된 ML는 도루 성공률이 80.2%에 달했다.

즉 지금 KBO리그는 워밍업이다.
지난해 도루 37개를 기록한 신민재는 “베이스 크기 확대로 도루가 유리해진 것은 맞다.
하지만 ML처럼 피치 클락과 견제 제한이 생긴 것은 아니다.
피치 클락에 견제 제한까지 생기면 정말 뛰는 게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7일 잠실 LG-롯데전 9회말. 롯데 투수 김원중은 1루 주자 박해민을 상대로 수많은 견제구를 던지며 6번의 피치 클락 위반을 범했다.
피치 클락이 정식으로 도입되면 다시 볼 수 없는 장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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