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클락’ 하반기 도입 확정도 아닌데…도 넘은 KBO 몰아붙이기 핵심은 ‘감독-프런트 소통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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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시범 운영이어서 페널티는 없지만, 피치클락 규정을 잘 준수합시다.
”
KBO리그 10개구단 감독이 소통을 위해 만든 휴대전화 대화방에 A감독이 의견을 보냈다.
올시즌 시범경기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한 피치클락이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협조하자는 일종의 설득 작업. 그러나 감독들의 기류는 엇갈렸다.
환영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으로 나뉘었다.
선수 구성 등 전력을 고려하면 마뜩잖은 팀이 너덧 팀은 된다.
시범경기를 시작하자 일부 감독이 불만을 표출했다.
“경기에 방해된다” “부상 우려가 있다” “시기상조다” 등의 얘기로 불만을 공개적으로 토로했다.
모 구단 관계자는 “감독으로서는 투수 특성이나 타자 성향 등을 따질 수밖에 없다.
피치클락은 투구템포, 즉 리듬과 타이밍에 관한 문제여서 민감할 수도 있다.
A감독의 설득에 크게 반발한 감독이 없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감독의 입은 파급력이 크다.
선수 취재가 극히 제한적인 KBO리그 현실상 매일 취재진과 마주하는 건 사실상 감독 뿐이여서다.
‘대체불가 취재원’이 강하게 발언하면, 판단을 흐리게 한다.
“현장에서 불만이 크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이유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최근 이사회를 개최하고 “자동볼판정시스템(ABS) 피치클락, 시프트 제한 등 바뀐 규정은 조금 더 시행한 뒤 판단하기로 의결했다.
제도시행 초반이고, 몇 경기 해보지도 않고 좋다 나쁘다를 말하는 건 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선수구성 전체를 들여다보는 감독과 달리 플레이어는 순간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낯설지만 메이저리그(ML)가 시행 중인 제도라면, 따르는 게 맞다는 의식도 깔려있다.
불만을 토로하기 전에 몸으로 충분히 느껴보자는 데 의견이 모인 이유다.
페널티 조항이 없는 시범운영에 볼멘소리를 뱉어내는 구단이 있는 것도 아이러니다.
감독과 선수들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구단 경영진과 감독의 시선은 적어도 KBO리그에서는 하나로 모여야 한다.
내부에서 조율해 접점을 찾아야 각 구단의 최대 목표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한 방향으로 갈 수 있어서다.
ML처럼 수익극대화가 지상목표가 아니므로, 적어도 경기력에 관한 의견은 구단과 현장 수장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난센스다.
A감독의 설득에 난색을 표한 팀 중 피치클락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사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피치클락은 구단들의 요청으로 도입을 준비했다.
시행시기를 2025년으로 계획했지만, 일부 구단에서 ‘도입을 앞당겨야 한다’는 적극적인 요청이 있었고,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KBO와 달리 각 구단 사장이 “시즌 개막부터 전면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얘기다.
구단이 ‘피치클락’ 도입에 적극 나서는 것은 경기 시간이 줄어들면서 얻는 이익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평일 정규시즌 시작 시간을 7시로 늦출 수도 있다.
관중수 증가는 물론 새 야구팬 유입효과도 누릴 수 있다.
지난해부터 10차례 이상 실행위원회(단장회의) 이사회(사장회의)에서 피치클락을 포함한 제도개선 논의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미있는 점은 피치클락 정식 시행 시점을 확정하지 않은 점이다.
KBO 관계자는 “선수들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상반기 시범 운영으로 관철했다.
정식 도입은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ML은 지난해 피치클락 도입으로 경기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자 올해 유주자시 18초로 기존보다 2초를 더 당겼다.
KBO리그는 주자가 없을 때 피치클락이 18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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