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더하지 마라” 양현종에게 조언 구한 임찬규, 마지막 덜어내기 진행 중[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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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천=윤세호기자] “많이 해봤잖아요. 150㎞ 던져서 좋아했다가 엄청 맞기도 했고요. 결국 해온 그대로 해야 합니다.
조언도 그렇게 들었고요.”

좋은 기억보다는 안 좋은 기억이 많은 가을 야구다.
그래서 절실하게 실패한 원인을 찾으려 했고 주위의 조언도 구했다.
해답은 올해 활약한 비결과 다르지 않았다.
LG 선발 투수 임찬규(31)가 다시 한 번 백지에서 마운드에 오를 것을 다짐했다.
평소처럼 11월 10일 한국시리즈(KS) 3차전 마운드에 오를 것을 강조한 임찬규다.

임찬규는 26일 이천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주전으로 구성된 홈유니폼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지난 15일 잠실 두산전 이후 11일 만에 실전에 임했다.
39개의 공을 던지며 4이닝 1안타 0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전력 투구가 아닌 컨디션과 밸런스 점검에 비중을 두고 등판했고 속구, 체인지업, 커브를 골고루 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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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임찬규는 “일단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데에 신경을 많이 썼다.
원하는 대로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서 만족한다.
주자 나갔을 때 홀딩, 견제에도 신경 쓰려고 했는데 견제로 주자도 잡았다.
첫 실전은 잘 된 것 같고 다음 실전에서는 강하게 던지고 코너워크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정은 일찍이 나왔다.
남은 실전은 내달 3일 청백전. 이날 더 많은 공을 던지고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한 후 KS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후 열흘이 지났는데 여전히 준비 시간이 많이 남았다.
임찬규는 물론 대부분의 LG 선수에게 낯선 경험이다.

임찬규는 “확실히 기간이 길다.
그래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더 고민이 많았다.
일단 경험이 있는 선수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며 “시즌 끝나고 바로 (양)현종이 형이랑 (차)우찬이 형에게 물어봤다.
형들도 이 기간이 정말 길게 느껴질 것이라고 하더라. 하지만 길다고 무언가를 더 준비하면 안 된다고 했다.
휴식을 잘 취하고 해온 그대로 잘 준비하라고 조언해주셨다”고 말했다.

KS 우승 반지가 2개 있는 양현종은 2017 KS에서 MVP가 됐다.
차우찬은 삼성 왕조 핵심 투수였고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네 차례 KS에서 승리를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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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과 차우찬이 강조한 게 올해 임찬규가 정한 방향과 일맥상통하다.
임찬규는 늘 자신을 얽매이게 한 구속에 대한 욕심을 지우면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항상 더 강하고 빠른 공을 던지려 했고 새로운 무언가를 찾았는데 결과가 안 나왔다.
그런데 올시즌에는 스프링캠프부터 백지상태로 시작할 것을 강조했다.
새로운 구종을 추가하는 게 아닌 장점 극대화에 집중했다.

신인 시절 던졌던 150㎞ 강속구를 머릿속에서 지웠다.
대신 장기인 체인지업과 커브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투구했다.
그 결과 토종 투수 최다인 14승을 올렸고 평균자책점도 커리어에서 가장 좋은 3.42를 기록했다.
3년 만에 규정이닝도 소화하면서 프로 입단 후 가장 만족스러운 정규시즌을 보냈다.

KS를 앞둔 지금 다시 백지로 돌아간다.

지난 포스트시즌 등판을 돌아본 임찬규는 “KS든 정규시즌이든 결국에는 똑같은 야구라고 생각한다.
KS 몇 차전이 됐든, 선발이든 중간이든 그냥 똑같다고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 부담스럽지 않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다가 무너지지도 않을 것 같다”며 “그래서 KS 3차전에서도 그저 올해 잘했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똑같이 던지겠다”고 특별한 무대에서 특별함을 지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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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갑자기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새롭게 시도하려고 하면 더 안 될 것이라고 본다.
현종이 형과 우찬이 형이 말한 것도 그랬다.
내게 ‘제발 더하지 마라’고 하셨다.
사실 더하려고 많이 해봤다.
경기에 앞서 몇 시간 전력분석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 갑자기 150㎞ 던져서 좋아했다가 엄청 맞기도 했다.
결국 해온 그대로 해야 한다.
조언도 그렇게 들었다.
과도하게 힘을 쓰려고 하면 오히려 더 안 되곤 했다”고 밝혔다.

기록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올시즌 상대한 9구단 중 공교롭게도 KT(4경기 평균자책점 6.61), NC(3경기 평균자책점 8.25) 상대로 가장 안 좋은 결과를 냈다.
그러나 KS에서 그 모습이 그대로 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임찬규는 “두 팀을 제외한 7팀 상대로는 평균자책점이 3점대 이하였다.
그런데 KS는 어느 팀과 만나도 어려운 무대다.
변수도 많이 생길 것이다.
KT, NC 상대 평균자책점이 높지만 다른 팀과 만난다고 KS 무대가 쉬워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기록상 난적이지만 마냥 어렵다고 움추려들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롱릴리프로 개막을 맞이한 올시즌. 내려놓고 불필요한 것을 과감하게 빼면서 도약한 모습을 재현하면 최종 무대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었다.

임찬규는 “마지막 빼기만 남은 것 같다.
더 잘해야 한다는욕심,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덜어내고 평소대로 준비하겠다.
11월이지만 우리 팬분들이 보내주실 뜨거운 열기를 믿고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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