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다음 차례인데…” 당황한 이승엽 감독의 분주한 움직임에 기꺼이 “원모어 타임!” 외친 ‘팀 베어스’[SS 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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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블랙타운(호주)=장강훈 기자] “어! 끝났나? 아…. 다음이닝에 돌아오는데….”
두산 이승엽 감독이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혼잣말했다.
그라운드가 조용한 탓(?)에 혼잣말이 울려퍼졌다.
“감독님, 1이닝 더 할까요? 저흰 상관없는데.”
백네트 뒤에서 투수들을 지켜보던 조웅천 투수코치가 빠르게 응수했다.
“괜찮겠습니까?”
이 감독이 눈을 반짝였다.
“초공격만 보시죠.”
조 코치가 흔쾌히 허락했다.
동시에 1루 더그아웃쪽에 “(최)지강아 한 이닝만 더 하자”고 외쳤다.
“5회초까지 준비하겠습니다.
”
1루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을 지켜보던 박흥식 수석코치도 동참했다.
경기가 끝난 것으로 판단했던 고토 고지 코치도 마운드쪽으로 향하다 발걸음을 돌렸다.
그렇게 급조한 5회초. 이 감독의 시선은 타격 장비를 챙기던 헨리 라모스에게로 향했다.
2사 후 타석으로 향하던 라모스에게 “침착하게, 조급해하지 말고 타격하라”고 주문했다.
조 코치는 “안타치면 볼 챙겨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코치진의 기대를 모르는지 라모스는 초구를 공략해 내야 땅볼을 쳤다.
“원 모어, 원 모어!”
이 감독의 다급한 외침이 그라운드로 날아들었다.
싱긋 웃은 라모스는 “땡큐”라며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이번에도 빠른 카운트에서 스윙, 2루 땅볼로 첫 실전을 마쳤다.
이 감독도 조 코치도 박 수석코치도 알듯모를듯한 미소로 터덜터덜 돌아오는 라모스를 맞이했다.
지난 14일 호주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베이스볼파크에서 치른 두산의 첫 청백전 풍경이다.
5분도 채 걸리지 않은 5회초였지만, 코치진의 마음이 하나로 모인 것을 확인할 시간은 충분했다.
타격지표 향상을 팀 재건 첫 번째 목표로 삼은 두산은 새 외국인 타자 라모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재환이 보란듯이 재기해 중심을 잡아주면, 양석환 양의지와 함께 튼튼한 허리를 구성할 수 있다.
그 방점을 라모스가 찍어야 ‘피해갈 곳 없는 타선’을 완성할 수 있다.
라모스는 비자발급이 늦어진 탓에 지난 8일 호주에 입국했다.
9일부터 훈련에 합류했는데, 아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 이 감독은 “성격도 좋고 준비하는 모습도 좋다.
오른쪽에서 타구에 힘을 더 잘 싣는 모습인데, 오른손잡이여서 그런것 같다”며 “정말 많이 친다.
훈련량이 많은 걸 선호한다더라. (호세) 로하스도 나쁘지 않았지만, 라모스가 제 몫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코치는 “잘할 것 같다.
훈련하는 태도도 그렇고, 동료를 대하는 자세도 마음에 든다.
이제 몸을 만드는 단계여서 그렇지 잘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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