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기억이 ‘환상 기억’으로…비수 제대로 꽂은 ‘캡틴SON’ 더 단단해졌다 [SS도하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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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도하=강예진 기자] 9년 사이 마음 아픈 기억이 아닌, 꺼내고 싶은 ‘환상적인’ 기억으로 자리매김했다.

손흥민은 지난 3일 오전 12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호주와의 8강전에서 팀에 동점골을 안기는 페널티킥을 유도함은 물론 역전골까지 터뜨리면서 2-1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의미가 큰 승리다.
손흥민 생애 두 번째로 참가했던 2015 호주대회 결승에서 떠안은 1-2 통한의 역전패를 설욕했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한국 축구 아시안컵 통산 100호골이자, 손흥민의 A매치 10호골이다.
극적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지만 연장전반 14분 호주 제임스 트로이시에게 역전골을 내줬다.
결국 승부를 되돌리지 못했고,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차두리 현 대표팀 코치 품에 안겨 아쉬움의 눈물을 쏟아내며 ‘손울보’가 됐다.

손흥민은 “2015년 얘기를 꺼내는 게 참 그렇지만, 당시에도 마음이 상당히 아팠다.
그때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라고 마인드 컨트롤했다.

바람이 이뤄졌다.
같은 실수의 반복은 없었다.
이번에는 경기 내용이 완전히 뒤집힌 ‘데자뷔’ 승리다.
0-1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직접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황희찬이 키커로 나섰고 1-1 승부의 균형이 맞춰진 채 정규시간 종료 휘슬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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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에는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연장전반 14분 황희찬이 페널티 박스 왼쪽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고 환상적인 감아차기 슛으로 호주의 골문을 제대로 갈랐다.
골키퍼가 손 쓸 수 없는 위치에 제대로 꽂혔다.

9년 전 ‘통한의 역전패’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4강행 티켓을 손에 넣은 손흥민이다.
그는 “복수라기보다는 축구의 일부다.
2015년에는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런 경기, 경험이 있었기에 축구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
환상적인 경기였다.
꼭 그 복수 때문만은 아니고, 팀이 생각하는 목표만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2경기 연속 ‘드라마’ 같은 승부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 조규성의 헤더 동점골이 터졌다.
연장전에서도 승부가 가려지지 않자, 승부차기로 흘러갔고 4PSO2 승전고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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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축구’라는 얘기를 들은 손흥민은 “축구에서는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좀비축구라는 이야기를 떠나서 팀 능력이라고 본다.
단단한 정신력이 생기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런 경기로 인해 믿음이 더 강해졌다.
연장전에 가면 대부분 지치기 마련인데, 선수들이 다 해주고 있다.
하나로 뭉쳐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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