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무대 향한 백승호의 열망, 스페인-독일 이어 잉글랜드로…어쩌면 ‘귀인’ 지한파 감독과 함께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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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백승호가 잉글랜드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백승호 사정을 잘 아는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백승호는 잉글랜드 2부 리그(챔피언십) 소속의 버밍엄 시티로 이적한다.
계약 기간은 2년6개월로 알려졌다.
이미 큰 틀에서 협상을 마친 백승호는 이달 내로 잉글랜드로 떠나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백승호는 지난 2021년 전북 현대에 입단하며 유럽 생활을 마무리했다.
2010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한 후 11년 만의 리턴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K리그에 입성하긴 했지만 백승호는 무난하게 리그, 팀에 정착했다.
리그 최고 수준의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고, 2022년에는 카타르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16강 브라질전에 출전해 골을 넣기도 했다.

K리그에서 순조로운 3년을 보낸 백승호의 마음속에는 늘 유럽이 있었다.
백승호는 바르셀로나라는 메가 클럽에서 성장했지만, 성인 무대에서 확실한 발자국을 남기지는 못했다.
페랄라다, 지로나(이상 스페인)를 거쳐 다름슈타트(독일)까지 거쳤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유럽 무대를 품던 백승호에게 유럽 재진출의 길이 열렸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예정대로 김천 상무에 입대했다면 다시 도전하기 어려웠을 유럽 복귀의 기회가 생긴 셈이다.
마침 입대 예정이라 전북과 재계약도 맺지 않았기 때문에 이적료 없이 비교적 수월하게 유럽 클럽을 물색할 수 있었다.

프랑스, 독일, 미국 등에서 관심을 받은 백승호에게 가장 적극적인 팀은 버밍엄 시티였다.
선덜랜드에서부터 백승호 영입을 추진했던 토니 모브레이 감독이 버밍엄 시티로 적을 옮긴 후 다시 백승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모브레이 감독은 과거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에서 김두현을, 셀틱에서 기성용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지한파’ 사령탑이다.
백승호도 김두현, 기성용과 비슷한 ‘테크니션’ 미드필더라는 공통점이 있다.
측면, 중앙, 2선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한다는 점도 유사하다.
백승호가 버밍엄 시티행을 두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기성용이 모브레이 감독에 관해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A매치, 소속팀 경기에 따라 달라지는 노동 허가서(워크 퍼밋)의 점수를 채우지 못한 게 문제였지만, 전북이 나서 해결하며 마지막 걸림돌까지 사라졌다.
백승호의 의지와 모브레이 감독의 필요, 전북의 도움이 합작한 이적이었다.

자신을 간절하게 원하는 감독과 함께 백승호는 잉글랜드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1997년생으로 이제 20대 후반에 접어든 백승호는 스페인, 독일, 한국에 이어 잉글랜드에서 자신의 축구 인생 네 번째 페이지를 연다.

현재 챔피언십에는 유망주 배준호(스토크 시티)가 뛰고 있다.
두 팀은 이미 두 차례 맞대결을 벌여 백승호와 배준호가 경기에서 만날 일은 없다.
다만 백승호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턴) 등 대표팀 선배들과 함께 잉글랜드라는 낯선 땅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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