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5] 박해민의, 박해민에 의한…그리고 LG를 위한, 뜨거웠던 잠실

사진=김두홍 기자

마지막 단추, 박해민이 채웠다.

프로야구 LG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 홈 경기에서 6-2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와 함께 시리즈 4승1패를 기록한 LG는 29년을 기다린 KS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절대 혼자 할 수 없는 게 야구라지만, 이날 5차전에는 단 한 명의 이름이 강렬하게 새겨졌다.
주인공은 드넓은 잠실 외야 중앙을 지키는 LG 박해민이었다.

확실한 마침표가 필요한 경기, 그렇기에 어느 때보다 빠른 점수가 필요했던 LG다.
그 막중한 임무를 박해민이 끌어안았다.
3회말 문성주의 안타, 신민재의 볼넷, 홍창기의 희생번트로 만들어진 1사 2,3루가 박해민을 맞았다.
그는 고영표에게 1B2S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으나 4구째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때려내 짜릿한 2타점 2루타를 작렬시켰다.

멈추지 않았다.
후속 김현수 타석 초구에 허를 찌르는 3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고영표의 타이밍을 완벽히 빼앗았다.
그의 도루는 김현수의 땅볼 타점으로 이어져 점수가 3-0으로 벌어졌다.
모두 박해민의 공이었다.

사진=김두홍 기자

끝이 아니었다.
점수를 지키는 그 순간에도 박해민이 있었다.
4회초 2사 1,2루 찬스에서 KT가 대타 김민혁을 꺼내들었다.
KS 4타수 3안타에 빛나는 특급 대타는 팀의 기대대로 좌중간 안타성 타구를 만들었다.
하지만 박해민은 이런 타구를 놓치는 법이 없었다.
빠른 스타트와 매끄러운 슬라이딩으로 특급 호수비를 연출하고는 뜨겁게 포효했다.
잠실 만원관중은 함성으로 화답했다.

드라이브가 제대로 걸렸다.
간격이 3-1로 좁혀진 5회말, 고영표를 강판시키는 우전 안타로 무사 1,3루를 팀에 제공했다.
또 하나의 도루를 얹으며 2,3루로 찬스를 불린 그는 김현수의 적시타에 홈을 밟았다.
5-1로 달아난 순간에도 다시, 박해민이었다.

이후 두 팀은 잔펀치를 주고 받았다.
하지만 최종 3타수 2안타 2득점 2타점으로 맹활약한 박해민이 선사한 승기는 무너지지 않았다.
시리즈 마지막 데일리 MVP에 오른 박해민의 존재감 덕에 결국 LG가 6-2로 마지막에 웃음지었다.
그렇게 LG 팬들이 잊을 수 없는 하루, 2023년의 11월 13일이 완성됐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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