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엔딩 쓰려는 LG, 진짜 마법이 필요한 KT… 무대는 다시 잠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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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자축하는 LG 선수단(위)과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KT 선수단. 사진=뉴시스

2023년 KBO리그 종착역, 잠실이다.

프로야구 KT와 LG가 수놓고 있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가 서서히 끝을 향해 간다.
각자의 안방을 사이좋게 오가며 4경기를 마무리했다.
LG 홈 잠실에서 열린 1∼2차전은 사이좋게 양분했다.
수원에서의 3∼4차전은 LG가 싹쓸이했다.
1패 후 3연승으로 확실한 우위를 챙긴 LG, 반대로 위기에 봉착한 KT는 다시 최후의 전장 잠실로 돌아간다.
정규시즌 1위 LG가 안는 마지막 특권이다.

◆29년의 기다림, 이제 한 걸음

이보다 좋은 흐름은 없다.
1차전을 내준 건 생각나지도 않는다.
드라마 같은 역전이 LG의 확실한 기폭제가 됐다.
3-4로 밀리던 2차전은 박동원의 8회말 역전 투런포로 승리를 챙겼다.
3차전은 난투 끝 5-7로 뒤진 9회초 2아웃, 오지환의 뒤집기 스리런포와 9회말 이정용의 천금 세이브를 엮어 마지막에 웃었다.

기적에 기적을 더한 LG는 기세를 등에 업었다.
4차전에서 15-4로 KT를 무자비하게 맹폭했다.
시리즈 처음으로 1점 차 접전이 아닌 일방적 경기가 나왔다.
상대 멘탈에도 확실한 균열을 가했다.
팀 타율 0.324, 팀 홈런 8개를 찍으면서 경기당 평균 득점은 7.5점까지 불었다.
달아오를 대로 오른 방망이다.

우승까지 한 걸음 남았다.
앞선 KS 역사에서 3승1패(무승부 포함) 팀이 우승에 도달한 확률은 94%(16/17)나 된다.
1994년 ‘V2’ 이후 29년의 목마름을 끝낼 엔딩이 목전이다.
염경엽 감독도 시리즈 동안 “3승을 따면 상대가 전의를 상실하는 법”이라며 9부 능선을 ‘3승’으로 잡아뒀다.
LG는 1차전 6⅓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던 ‘외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의 올가을 두 번째 등판과 함께, 홈 팬들 앞에서 마지막 고지를 향해 뛰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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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염경엽 감독(왼쪽)과 KT 이강철 감독. 사진=뉴시스

◆유일한 시나리오, 전승

확실히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KT가 시즌 내내 해오던 ‘지키는 야구’에 비상이 걸렸다.
선발진이 정규시즌의 탄탄함을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잘 버텨주던 불펜도 무너진다.
PS 내내 밥값을 하던 필승조 손동현-박영현 듀오가 피로 속에 구위가 저하됐다.
마무리 김재윤은 3∼4차전 연속 중요한 순간 피홈런으로 고개를 떨궜다.

그나마 비등한 싸움을 펼치게 해준 요인이었던 타선도 힘이 떨어져 간다.
배정대만이 PS 타율 0.407(27타수 11안타)로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박병호(0.171), 조용호(0.167), 앤서니 알포드(0.154) 등이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불협화음 속에 동력을 잃었다.

여러모로 녹록지 않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앞선 PO에서의 ‘리버스 스윕’ 같은 기적을 다시 꿈꾼다.
KS 2번의 역전이 LG의 방아쇠가 됐듯, KT도 흐름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절실하다.
올가을 믿고 쓰는 고영표에게 다시 기대를 건다.
그는 PO에서 2연패로 마주했던 벼랑 끝에서 3차전 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반전의 서막을 알렸다.
이번 KS에서 팀이 유일한 승리를 챙긴 경기도 그가 등판했던 1차전이다.
6이닝 2실점(1자책점) 호투로 켈리에게 훌륭히 맞섰다.
리턴 매치에 나서는 ‘토종 에이스’와 함께 우승을 향한 단 하나의 길, 전승을 위한 주문을 다시 외워보는 K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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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1차전에 이어 5차전에서도 선발 매치업을 펼치게 된 LG 케이시 켈리(왼쪽)와 KT 고영표. 사진=뉴시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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