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ERA 6.82 투수의 유쾌한 반전, 최고 무대에서도 가장 밝게 빛난다···LG 수호신으로 올라섰다[KS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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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윤세호기자] 지명 당시 모두가 물음표를 던졌다.
한창 대졸 선수 지명이 기피됐던 시기, 기록도 뛰어나지 않은 선수를 5라운드에서 지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투수가 정규시즌 필승조의 한축이 됐고 한국시리즈(KS)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LG 우투수 유영찬(26)이 살얼음판 승부에서 수호신으로 올라섰다.
이번에도 완벽에 가까웠다.
유영찬은 지난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KS 3차전에서도 멀티 이닝을 소화했다.
지난 8일 KS 2차전에서 2.1이닝을 완벽히 소화했는데 이날도 2.0이닝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아웃카운트 하나가 소중한 KS에서 유영찬이 LG 불펜진의 대들보가 되면서 승리 공식을 만든다.
그만큼 뛰어난 공을 던졌다.
이날 양팀 투수 대부분이 KS 2차전보다 구위가 떨어졌지만 유영찬은 예외였다.
체감 기온 영하, 사실상 겨울 야구 무대에서 2차전처럼 140㎞ 후반대 속구, 130㎞ 후반대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초접전에서 유영찬은 뜨거웠던 KT 타선에 찬물을 끼얹었다.
6회말 2번 타자 김상수를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 유영찬은 볼넷 하나만 범하고 피안타 없이 이닝을 마쳤다.
전 타석에서 안타를 터뜨린 박병호를 결정구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가장 타격감이 좋은 장성우를 속구의 힘을 앞세워 중견수 플라이 처리했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민혁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알포드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박동원이 마운드에 올라 유영찬에게 여유를 준 게 적중했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포인트로 잡았고 슬라이더를 던져 알포드의 타이밍을 빼앗아 우익수 플라이를 유도했다.
이후 박경수와 조용호를 범타 처리하며 2연속 경기 2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유영찬이 2이닝을 소화하면서 LG는 3차전에 이어 4차전까지 승리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홈런 공방전 속에서 8-7 진땀승을 거뒀는데 그래도 불펜 소모를 최소화했다.
투구수만 보면 유영찬 앞에 등판한 김진성이 13개, 정우영이 10개, 함덕주가 7개, 백승현이 8개를 기록했다.
유영찬이 35개, 고우석이 39개를 던지며 한계 투구수를 찍었지만 마지막 투수 이정용은 투구수 3개였다.
염경엽 감독은 3차전 승리 후 11일에 열리는 4차전 불펜 운영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투구수 관리가 됐다는 점이다.
영찬이는 2경기 연속 2이닝을 던져서 무리가 될 수 있다.
영찬이를 제외하면 다른 투수들은 던지는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영찬이도 필요하면 1이닝은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투수가 대기한다”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3차전을 앞두고는 유영찬의 2차전 활약을 두고 “정말 큰 역할을 해줬다.
사실 영찬이가 정규시즌에도 2이닝을 소화한 적이 거의 없다.
구위가 좋았고 투구수도 적어서 과감하게 길게 갔는데 정말 잘해줬다.
덕분에 2차전에서 이우찬, 최동환을 두고 고민했다가 바로 덕주, 우석이로 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19 신인 드래프트 당시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유영찬의 활약이다.
건국대학교 4학년 유영찬의 당해 대학리그 평균자책점은 6.82에 불과했다.
그러나 LG 백성진 스카우트 팀장은 유영찬의 숫자가 아닌 잠재력을 주목했다.
당시에는 투수로서 구력이 부족했으나 부드러운 투구 메터닉으로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약 5년 만에 현실이 됐다.
최고 무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로 올라선 유영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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