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인 K팝 공연장 부족 드디어 끝?…정부 대책에 업계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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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인 공연장 부족에 시달리던 K팝 시장에 활로가 트였다.
정부가 8일 발표한 '기업의 투자 프로젝트 가동 지원 방안'에 K팝 공연장 사업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공연장 건립 사업을 직접 추진 중인 회사, 공연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 모두 반기는 분위기다.
장기적으로 K팝 인프라가 탄탄해지고, 시장이 커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말이 나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 고양에 국내 최초 K팝 공연장 등 K컬처밸리를 조성하기 위해 사업계획·기간 변경 등 11월 중 합리적인 조정안 제시와 양측 협의 등을 토대로 조속한 공사재개와 2026년 완공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K컬처밸리는 CJ그룹 계열사인 CJ라이브시티가 진행하고 있는 4만명 규모 K팝 전문 아레나를 중심으로 하는 'K콘텐츠 경험형 복합단지' 조성 사업이다.
경기도와 함께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PF)으로 진행되고 있다.
경기 북부 지역의 최대 민간개발 사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지난 4월부터 반년 이상 공사가 중단됐으며, 당초 목표였던 2024년 준공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CJ라이브시티는 "이번 발표가 문화 인프라의 구축 필요성에 대한 범정부적 공감과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받아들인다"며 "민관의 대승적인 협력을 통해 사업 추진 동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완공 기간 연장 요청을 골자로 하는 경기도와의 조정안 합의가 마무리된다면 공사를 재개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완공 기간 연장이 허락되지 않으면 시행사가 경기도에 물어야 하는 금액이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도는 사업 공모 당시 ‘착공 후 48개월 이내에 준공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서 계약 위반에 따른 지체보상금이 발생했다.
또한 이번 정부 발표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명물 공연장 '스피어'를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시기가 앞당겨졌다.
하남시와 미국 기업 스피어가 추진하는 K팝 공연장의 행정절차 소요 시간을 기존 42개월 이상에서 21개월로 단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빠르면 2025년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K팝의 인기는 날로 커져가고 있지만, 공연장 인프라는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잠실주경기장이 리모델링에 돌입하면서 2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이 아예 없는 상황이다.
1만명 이상 규모로 눈을 넓혀봐도 KSPO돔, 고척스카이돔과 최근 임시 공연장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서울 성수동의 구 삼표레미콘 부지 정도뿐이다.
이 중에서 고척스카이돔은 프로야구 시즌에는 대관이 어렵고, 성수동 공연장은 야외이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KSPO돔은 '대관전쟁'을 겪고 있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상반기에 올해 대관이 아예 끝났고, 심지어 웃돈을 주고 대관을 넘겨주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KSPO돔은 지난달의 경우 단 2명의 가수가 무대에 설 수 있었다.
대관에 실패한 다른 가수들은 공연 규모를 축소하거나 날짜를 조정해야 했다.
이런 사정 탓에 K팝 전문 공연장 사업이 활력을 얻은 것에 대해 엔터사들이 반기고 있다.
공연장 인프라가 개선된다면 엔터사들의 이익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전체 매출에서 공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엔터 4사(하이브·SM·JYP·YG)의 공연 매출 합계는 6035억원으로, 14.9%의 비중이었다.
오프라인 콘서트가 활발해진 올해는 2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유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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