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팀 이기면 항상 100점짜리 SV”… 고우석은 매일 ‘100점’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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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의 2023 한국시리즈 2차전서 5-4 승리를 지켜낸 고우석(오른쪽)이 포수 박동원과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마음의 짐을 털기까지, 딱 10구 필요했다.

21년 만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를 치르고 있는 LG는 매 순간이 간절하다.
정규시즌 1위 쾌거와 함께 29년 만의 우승 갈증을 씻겠다는 일념으로 시리즈를 준비했다.
하지만 KT와의 1차전은 너무 아팠다.
동점이던 9회초에 ‘클로저’ 고우석이 1실점으로 무너지며 2-3으로 패했다.
단순 1패를 넘어 잃은 게 많았던 한판이다.

고우석 본인이 가장 힘들었다.
올 시즌 출발도 하기 전부터 발목을 잡은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고우석’답지 않은 시즌을 보내야 했다.
비난의 시선도 늘어났고 설상가상 잔부상도 계속 그를 붙잡았다.
KS 1차전 패전 멍에는 어쩌면 그 모든 아픔의 집약체였다.

변함없는 사실은 그래도 그가 여전히 LG를 대표하는 ‘특급 마무리’라는 점이다.
염경엽 감독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실투 하나였다.
상대가 잘 친 것, 그뿐이다”며 굳은 신뢰를 보냈다.

그에 대한 화답이었을까. 2차전에 완벽히 부활했다.
0-4로 뒤지던 게임을 철벽 불펜과 타선의 힘으로 5-4 리드로 바꿔낸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대타 김민혁과 조용호를 각각 헛스윙, 루킹 삼진으로 되돌려 세웠다.
마지막 김상수는 154㎞ 패스트볼로 땅볼 처리해 깔끔한 삼자범퇴, 10구 세이브를 완성시켰다.
더할 나위 없는 마침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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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고우석이 한국시리즈 2차전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우석은 “1차전은 사실 걱정이 가장 많이 됐던 등판이다.
연습경기 하면서 (허리 쪽에) 안 좋은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전날을 되돌아봤다.
부정적인 생각에 매몰되지 않으려 했다.
그는 “(앞선 이유들로) 계속 스스로 불안했다.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그래서인지 가장 쓴 약이었지만 동시에 오늘 경기 준비에 더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구위와 제구 모두 되찾았다는 점이 더없이 반갑다.
그는 “팀 승리를 지키면 항상 100점짜리 세이브다.
투구 내용으로 봤을 때는 (박)동원이 형이 원하는 곳에 잘 던졌다는 게 가장 만족스럽다.
지금의 좋은 밸런스, 컨디션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고 말했다.

잠실을 가득 메워준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결과가 좋지 않던 순간에도 ‘고우석’을 연호해 주실 때, 이 팀에 속해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더 힘이 났다”는 뭉클한 감정을 전했다.

이어 “이날도 제 삼진을 바라는 목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면서 던졌다.
미트에 꽂힐 때마다 다행이라는 생각만 들었다”며 밝게 웃었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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