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의 운영+오지환의 손목+박동원의 타이밍[이용철의 야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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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승리 보다 값진 LG 트윈스의 승리다.
드라마 같은 야구로 LG가 살아났다.
8일 잠실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2차전. 이날 초반부터 LG가 내준 4점은 넘기 힘들게 느껴졌다.
LG타선이 아직 타격 타이밍을 못잡는 느낌이라 더 버겁게 느껴졌다.
KT선발 쿠에바스를 상대로 LG타선은 볼카운트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해, 더 쉽지 않겠다고 예상됐다.
그런데 값진 홈런 두 방이 나왔다.
LG 캡틴 오지환의 홈런과 투수를 리드하는 안방마님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다.
홈런은 늘 값지지만, 누가 해내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오지환은 주장으로, 박동원은 이적후 첫 우승을 향한 대포를 쏘아올렸다.
이날 역전승은 LG의 팀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초반부터 이겨나가는 것보다, 극적으로 승리하며 200배 이상 효과가 팀에 퍼졌다.
단기전은 기싸움이고 분위기 싸움인데 KS 3차전부터 LG는 달라질 것이틀림없다.
오지환 얘기를 부연하자면, 오지환은 유난히 손목 힘이 강한 좌타자다.
시즌중에도 간간이 좌측담장을 넘기고 했는데, 외곽에 형성된 타구를 넘길만큼 손목 힘이 좋다.
바깥쪽 공을 따라가며 장타로 곧잘 연결시킨다.
그런데 워낙 손목이 강하다 보니, 오른손으로 때리고 스윙이 마무리 되기 전에 왼손으로 덮기도 한다.
그러면 어김없이 범타나 땅볼로 물러난다.
하지만 KS 2차전 홈런은 손목이 제대로 들어갔다.
KS에서 오지환의 타격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가게 하는 지점이다.
박동원은 박영현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넘겼다.
박영현은 연일 등판하다 보니 피로감이 있어 보인다.
높은쪽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날카롭지 않았다.
박동원은 그걸 놓치지 않았다.
박동원의 타격감도 좋아보여 다음경기가 기대된다.
베테랑 김현수도 중심타선에서 역할을 했다.
4번째 타석에서 장타로 추격의 1점을 만들었다.
오스틴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LG타선이 달아오르는 게 느껴진다.
좋은 기운이다.
무엇보다 염경엽 감독의 마운드 운영이 빛났다.
선발 최원태가 아웃카운트 한 개 잡고 강판당했는데, 그건 그냥 마운드 운영이 처음부터 무너졌다고 봐야 한다.
1회 4실점은 KS와 같은 단기전에서 회생이 힘든 점수다.
하지만 염 감독은 선발 이후 7명의 투수를 투입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투입 과정과 시점이 매우 적절했다.
추가 실점없이 경기를 마친 원동력이다.
더불어 마무리 고우석이 살아난 점도 고무적이다.
속구 제구가 되면서 변화구도 덩달아 살아났다.
고우석의 강속구가 들어가면 타자들은 빠른 공부터 대비하게 된다.
여기에 10~20km씩 차이 나는 슬라이더와 커브는 타자를 속수무책으로 만든다.
이날 고우석은 첫타자 상대 140km대 후반의 구위로 조심스럽게 상대했다.
그리고 영점을 찾자 특유의 150km대 중반의 패스트볼로 뒷문을 걸어 잠갔다.
KS 2차전은 여러모로 LG가 제자리를 찾아간 경기다.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살아났다.
다만 팀 내 2선발 최원태를 다음 등판 기회가 있을 때 자신 있게 기용할지는 숙제다.
스포츠서울해설위원·체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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