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파도 잠재운 용광로···'태하드라마' 포항, 코리아컵 우승과 함께 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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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포항스틸러스와 울산 HD FC의 경기에서 승리한 포항스틸러스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항 스틸러스가 써내려 간 ‘태하 드라마’의 엔딩은 코리아컵 정상이었다.

프로축구 포항이 코리아컵 2년 연속 우승이자 최다 6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우며 2024시즌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지난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올 시즌 K리그1 우승팀인 울산 HD를 상대로 3-1 역전승을 거두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기대 이상의 성과다.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은 큰 변화를 맞이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시즌 K리그1 준우승에 FA컵(코리아컵 전신) 우승을 이끈 김기동 감독(현 FC서울 감독)이 팀을 떠났다.
포항 출신의 김 감독은 팀을 지탱해 온 정신적 지주였기에 그의 공백이 생각보다 컸다.
여기에 주축 선수도 발길을 돌렸다.
김승대(대전), 심상민(울산), 제카(산둥) 등이 떠났다.

코리아컵 결승골의 주인공 김인성은 “선수가 너무 많이 바뀌어서 내가 이적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강등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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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포항스틸러스와 울산 HD FC의 경기, 포항 김인성이 팀의 추가 득점을 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항이 꺼낸 카드는 ‘포항 레전드’ 박태하 감독이었다.
1991년 포항에 입단한 박 감독은 은퇴할 때까지 10년 간 ‘검빨(포항 유니폼 색)’ 유니폼만 입은 ‘원클럽맨’이다.
이후 지도자 입문도 포항이었다.
포항 그 자체다.

K리그 감독 경험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박 감독은 선수단을 향해 “포항이라는 정체성을 가슴에 새겨라. 잠재력을 터트리자”라며 위기 극복에 나섰다.
실제 시즌 초반 K리그1 1위를 달리는 등 상승세를 타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다만 강하지 않은 뎁스에 부상 선수까지 속출하며 올 여름 극심한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또 한 번 위기에 몰린 박 감독은 선수단과의 소통을 통해 팀 결속력을 다지고, 외국인 선수와 기존 선수들의 조화를 강조하며 팀 전체의 역량을 극대화했다.

시즌 막판 다시 힘을 낸 포항의 하이라이트는 코리아컵이었다.
선제 실점을 허용했지만, 정재희의 동점골과 김인성의 헤더 결승골, 그리고 강현제의 쐐기골까지 터지면서 3-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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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포항스틸러스와 울산 HD FC의 경기가 끝난 뒤 MVP를 수상한 포항 김인성이 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은 공교롭게 울산 출신 김인성이다.
연장 후반 7분 김종우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했다.
김인성은 곧바로 박 감독에게 달려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그는 “넣었던 골 중에 가장 감격스럽고 벅차올랐다”고 돌아봤다.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김인성은 “감독님이 고생을 많이 한 것을 알고 있다.
그런 마음이 느껴졌다”며 “시즌 전 걱정이 컸지만, 감독님의 새로운 전술로 첫 승을 하고, 순위가 올라갈 때마다 자신감이 생겼다.
덕분에 파이널A 진출, 코리아컵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감독이 이끈 포항은 코리아컵 최다 우승팀답게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며,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투(ACLT) 진출권도 획득했다.
경기장을 붉은색으로 채운 포항 팬들은 ‘믿고 보는 태하 드라마’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제 포항팬들은 커진 기대감과 함께 우승이라는 소중한 추억을 안고, 다음 시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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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포항스틸러스와 울산 HD FC의 경기가 끝난 뒤 감독상을 수상한 포항 박태하 감독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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