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장 출마' 허정무 인터뷰..."축구인은 뭐 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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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더팩트'와 인터뷰서 회장 출마 결심 배경 밝혀
오는 25일 정식 출마 선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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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전 국가대표 감독이 내년 1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한 뒤 18일 '더팩트'와 인터뷰를 갖고 후보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더팩트DB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고민 끝에 결심했다. 지금처럼 축구협회 행정이 팬들과 멀어지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외면할 수 없었다. 축구인은 뭐 하는 거냐? 자신감도 없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연임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원칙 행정을 정립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겠다라는 판단에 총대를 메기로 했다."

허정무 전 한국남자축구대표팀 감독(69)은 18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내년 1월 예정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한 이유와 배경을 설명했다. 허정무 전 감독은 "국민의 사랑을 받던 축구가 팬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을 보고 가장 마음이 아팠다.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다. 그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축구인으로서 마지막 봉사의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강한 축구, 원칙 있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최초의 원정 16강 위업을 달성한 허정무 전 감독은 오는 25일 정식으로 대한축구협회장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내년 1월 8일 예정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가장 먼저 출사표를 내는 허 전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활약뿐만 아니라 지도자와 행정가로서도 풍부한 경력을 쌓은 축구인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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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로 활약할 당시의 허정무 전 감독./더팩트 DB

1980년대 초반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 활약하며 유럽 무대를 경험한 허 전 감독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골을 기록한 것을 포함해 86서울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국가대표로 12년간 활약하며 104경기에서 30골을 기록했다. 1990년 들어 지도자로 변신해 포항 스틸러스~전남 드래곤즈~인천 유나이티드 등 K리그 팀을 지도했다. 2013년에는 축구협회 부회장, 2015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가 됐고 2020년부터 대전 하나시티즌 이사장으로 활동하다가 지난 여름 사실상 퇴진했다.

이번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 8일 열린다. 1955년 1월 13일 생인 허 전 감독은 축구협회 정관 제23조의2 제2항 ‘회장선거 후보자 등록’ 에서 규정하고 있는 70세 이하 자격 요건에서 딱 5일 전이어서 규정상 출마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이에 대해 허 전 감독은 "연임을 생각하지 않고 원칙적인 행정을 펼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원칙 없는 행정으로 말이 많고 팬들의 외면을 받는 상황은 빨리 종식되어야 한다. 계속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과거 정몽규 회장님과 같이 일한 인연도 있어서 현 집행부와 대립하는 모양새로 비치는 것에 고민도 있었으나 보다 대승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허 전 감독은 정몽규 현 회장이 첫 임기를 시작하던 2013년 협회 부회장으로 함께 일한 바 있다. 정몽규 현 회장은 아직 4선 도전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내년 1월 3선 임기를 마치게 되는 정 회장은 절차상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출마가 가능하다. 회장 선거인단은 200명인데 이번 선거에서는 초등연맹, 중등연맹 해산 등으로 196명으로 줄었다. 시도협회장, 협회 산하 연맹 회장, K리그 1부리그 구단 대표, 선수, 지도자, 심판 등으로 구성된다.

회장 출마를 결심하기 전에 정몽규 회장과 소통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었다. 대신 주위의 축구인과 지인들로부터 많은 얘기를 들었다. 축구협회가 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에서 팬들과 갈등을 빚을 때 '축구인들은 도대체 뭐 하고 있냐'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참 괴로웠다. 여러 가지로 부족하지만 총대를 메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해 승부조작 사범 등 축구인 사면 업무 처리의 부적정,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에 이은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 과정에서의 부적정 등 여러 논란에 휩싸여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일 정 회장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대한축구협회에 요구한 바 있다.

대한축구협회장 회장 선거운영위원회는 12월 12일까지 구성될 예정이다. 12월 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이며, 2025년 1월 8일 선거 이후 1월 22일 정기총회부터 새 회장의 임기가 시작된다. 정 회장이 4선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다음 달 2일까지 협회에 후보자 등록 의사를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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